대학의 취업지원 부서가 바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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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의 취업지원 부서가 바뀌고 있다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04.11.08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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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지방대의 취업 및 진로지도 현황


대학의 취업지원 부서가 바뀌고 있다


얼마 전 온라인 취업포털 사이트가 542개 기업 인사담당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인사담당자의 56.5%(306명)가 ‘사원 채용 때 서울 소재 대학 출신자와 지방대 출신자를 차별해 본 적이 있다’고 답했으며 ‘서울 소재 대학 출신 지원자에게 부여하는 점수를 평균 100점으로 보았을 때 지방대학 출신 지원자에게 부여하는 평균점수’는 ‘83점’ 정도로 나타나 지역에 따른 차별이 존재함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기자와 만난 한 대기업의 인사담당자는 “지방대 학생들을 서울 소재 대학 학생들과 채용 시에 다르게 대우하는 것은 차별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고등학교 때까지 열심히 공부한 학생들이 가진 경쟁력이며 소위 말하는 좋은 학교가 쌓아온 역사와 전통이라고 생각한다”며 솔직한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설문 조사 결과에서 보여주듯 지방대와 서울 소재 대학들의 차별, 혹은 차이는 엄연히 존재한다. 이 차별이 불합리하다고 모두가 서울에 있는 대학을 다닐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기에 이 어렵다는 취업난의 시기에 지방대학들이 팔을 걷고 나섰다. 바로 지방대생들의 개인별 역량을 강화하고 경쟁력을 기르는 것이 대학도, 학생도 떳떳하게 인정받는 길임을 확고히 인식하고 있는 결과다.

국립대인 부산대학교는 지난 8월 말경에 ‘취업지원센터’를 새롭게 단장했다. 그 간 다른 부서에 소속되어 학생들을 단순히 지원하던 형태에서 이제는 독립부서로 전환, 학생들의 취업 문제에 보다 적극적인 방법들을 모색하고 다가가기 위함이다.
이에 대해 부산대 임재권 취업지원실장은 “기존에는 학생들이 이용하기에 불편했고 취업지원실이 어디 있는지도 잘 모르는 학생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독립부서화하고 학생들이 보다 접근하기 쉽도록 이용 공간을 넓힘은 물론 일반 사무실 분위기에서 탈피하여 완전 학생 위주의 민원서비스 센터와 같은 형태로 전환했습니다”라며 대학에서 예전과 달리 취업 지원 형태가 많이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렇게 각 대학 취업지원실의 분위기와 인식이 변하고 있고 그 어느 부서보다 바빠졌다. 찾는 학생들의 발길도 많아졌지만 실제 학생들의 취업을 위해서는 학교의 적극적인 도움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취업관련 교과, 토익강좌 등 운영
취업지원부서에서는 대학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대체적으로 학생들의 취업을 위한 몇 가지 공통적인 지원사항을 마련하여 추진하고 있다. 한두 개의 대학에서 실시해 보니 효과가 좋아 주변대학에서도 실시하게 된 것이다.

◇ 취업관련 교과 과정 운영
-‘취업과 진로’, ‘취업전략’ 등의 교과목 명에서 알 수 있듯이 대학에서 학생들의 직업과 직장 선택을 위한 직업관 교육은 물론 고학년 학생들에게 취업에 대한 구체적인 지도까지 하고 있다. 보통 1~2학점의 교양학점으로 이수가 가능하기에 학생들의 교과목 선호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 토익 강좌 - 취업지원부서가 다른 업체와 연계, 온라인으로 토익의 동영상 강좌를 지원하는 형태이다. 경성대학교의 경우에는 이 강좌를 듣고 모의 토익시험을 치러일정점수 이상이 되면 학점으로도 인정받을 수 있다. 취업을 위해 실제 필요하기 때문에 많은 학교에서 이를 지원하고 있으며 실전과 같은 방식으로 모의 토익시험을 마련하여 지원자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 이력서·자기소개서 작성법, 면접 지도 - 실제 취업을 하기 위해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관문인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작성법을 지도해 준다. 학생 개개인을 꼼꼼히 살펴야 하는 점이 부담이기도 하지만 갈피를 잡지 못하는 학생들에게는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또한 실제 면접 시에 가져할 태도나 어법은 물론 예상 질문사항을 뽑아 면접을 지도하기도 한다.

◇ ‘고시·공무원 준비’ 뒷바라지 - 취업이 어려워진 현실에서 어느 누구보다 몸값이 상승한 직업이 바로 공무원. 보수는 높지 않더라도 채용 시 차별이 없고, 안정적이라는 이유로 공무원 임용 시험 준비에 열을 올리는 학생들이 많아졌다. 따라서 이 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으로 7,9급 공무원 임용시험 대비 인터넷 동영상 특강 운영 등과 더불어 ‘공무원 대비 특별반’을 개설, 직접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 대학들도 늘고 있다.

이렇듯 대학이 취업지도를 위한 대책과 방법들이 방향을 잡아가고 있는 시점에서 조금 더 적극적으로 학생들의 취업지도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지방대학들도 눈에 띤다.


◇경성대학교의 ‘산학협력프로그램’

“학교와 기업의 연계를 통해 기업으로 인턴사원을 갔던 학생들은 거의 다 취업이 됩니다. 이제는 기업도 실제 고용해서 일을 하도록 해 보고 그 사람을 파악함으로써 기업도 좋고, 학생들도 실제 직장 경험을 쌓을 수 있어서 좋은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활성화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성대학교의 윤희우 취업지원팀장은 이러한 장점 때문에 적극적으로 학교와 기업이 연계하는 ‘산학협력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윤 팀장은 올해 여름 방학을 맞아 중소기업청의 지원으로 ‘2004 청년 채용 패키지’ 사업을 추진하였는데 이는 7~8월, 약 두 달간 경성대 학생 70%와 타교생 30%를 대상으로 산업 현장에서 필요한 실무지식을 교육하고 중소기업에서 현장연수교육을 2개월간 받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이에 따라 약 175명이 실무교육을 마쳤으며 현장 연수 교육을 희망한 약 200여 곳에서 학생들이 현장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였다. 그리고 이 현장 교육을 받은 학생들은 서로 간에 별다른 사유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해당 기업체에 취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이다.


◇대구대학교의 ‘학년별 취업지도 강좌’

“학생들은 저학년 때부터 진로를 설정하고 그에 따른 취업 준비를 해야 합니다. 그런 관심과 노력이 있다면 취업이 반드시 어려운 것은 아닙니다.”
대구대학교 취업처 문성우 씨의 이야기처럼 현재 대구대는 학생들에게 진로와 취업에 대한 마인드를 심어주고 진로에 대한 방향 설정을 돕기 위하여 학년별로 수강할 수 있는 여러 개의 교과목을 개설하고 있다.

저학년들을 중심으로는 진로와 직업관에 대한 ‘진업선택’ 강좌가 마련되어 있으며 실제 취업을 준비해야 하는 고학년들을 위해서는 ‘취업전략과 사회진출’이라는 강좌를 통해 실전 취업준비를 돕고 있다.
“이 강좌 모두 학생들에게 인기가 높고, 수강신청 시 학생들 간에도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문성우 씨의 말은 학생들의 취업에 대한 열의를 대변해 준다. 이뿐 아니라 취업이 아닌 창업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을 위해 마련된 ‘창업과 취업’이란 강좌도 학생들의 관심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다.


◇동아대학교의 ‘취업준비반’

동아대학교는 올해 1학기부터 학교 차원에서 ‘취업준비반’을 모집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그리고 1학기에 모인 학생들의 성과가 좋아 2학기에는 인원을 늘리고 활동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2학기에 개설된 취업준비반은 크게 4개의 반으로 공사/국영기업반과 대기업반, 금융계반, 외국계 기업반으로 나뉘어 운영된다.

지원자격 역시 까다로운 편이다. 학점 평균 3.5 이상에 토익점수 역시 700~800점 이상이 되어야 한다. 이들 반의 지원자들은 채용정보의 교류는 물론 학교 측에서 학습실과 교육기자재를 대여해 주고 취업전략에 맞게 취업특강과 선배초청강연 개설, 모의면접, 인 ·적성 검사, 영어 인터뷰 등의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또한 기업 추천 의뢰 시 이 학생들에게 우선권을 부여하여 확실히 취업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전략인 것.

지난 1학기 동안 취업준비반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스터디 프로그램을 만들고 노력한 강행군 끝에 본격 취업시즌이 시작되기 전인 8월 말경에만도 취업준비반 135명 중 45명이 대기업과 공사, 금융회사에 취업하는 성과를 거두었다고 한다.

“지방대학이 갖는 핸디캡은 많이 없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학생들 자신이 지방대라는 편견에 갖혀 노력하지 않는 것이 다반사입니다. 얼마 전 신문에서 서울에 있는 한 대학의 강당에서 마련된 취업 강좌에 학생들이 몰려들어 앉을 자리가 없는 광경을 보았습니다. 이것 역시 서울과 지방 학생들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방에 있는 한 취업지원부서 담당자의 따가운 일침이다. 어쩌면 팔을 걷어붙인 학교의 노력은 어디까지나 지원에 불과할 수밖에 없다. 학교와 개인, 함께 걷는 걸음으로 구름 속에서 햇살을 볼 수 있을지를 기대해 본다.

[한경리크루트 20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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