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창업현황 - 규모는 줄었지만 분야.아이디어는 다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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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창업현황 - 규모는 줄었지만 분야.아이디어는 다양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05.02.04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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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청년 창업 현황


창업규모는 줄었지만 창업분야·아이디어는 다양해져


1998년 우리나라에는 여러 가지 대풍이 사회를 강타했다. 가장 큰 대풍은 사회 전체를 구조조정이라는 바람 속으로 몰아넣었던 IMF 관리체제. 대기 업들이 무너졌고, 실업자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그리고 구조조정의 바람 속에 아이러니하게도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벤처 붐이 불기 시작했 다.

이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창업은 컴퓨터 몇 대로도 사업을 시작할 수 있 다는 소자본 창업이라는 점과 미래 발전가능성이 높다는 매력으로 많은 젊 은이들의 마음을 동요시켰기 때문이다.

젊은 기술을 전면에 배치한 이 벤처 사업은 한때 코스닥 시장을 이끌며 젊 은이들에게 ‘성공’이라는 희망을 품게 했다. 하지만 이도 잠시, 젊은 벤 처 사업가들도 대기업 사업가들처럼 잇달아 쇠고랑을 차는 일들이 이어졌 고, 더불어 벤처의 거품도 서서히 걷혀 갔다.
그리고 지금은 창업, 벤처의 바람이 상당히 안정화되고 내실 있어졌다는 것이 많은 관련자들의 공통적인 평가다.


대학생 창업 현황
“IMF 관리체제 당시, 창업이 상당히 활발했다. 2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대 부분의 IT와 벤처에 몰렸다. 하지만 지금은 거품이 많이 빠진 상태다. 또 한 IT와 벤처를 넘어서 한약, 비누, 떡과 관련한 사업까지 분야가 매우 확대되었다.”
국내 대학생들의 학생창업 단체인 한국대학생창업연합회(KOSEN)의 유덕수 (숭실대 4) 회장의 말이다.

코센 유덕수 회장에 따르면 IMF 관리체제 당시, 전국 200여개 대학, 500여 개 창업동아리와 190여개의 대학생 창업기업이 모여 한국창업대학생연합회 라는 단체를 결성하였다. 당시 약 1만여명이 참여했으나 2004년도 현재는 1만여명에서 7,000여명으로 규모가 줄어들었다.

대학생 창업 기업도 현상은 마찬가지. 작년도 코센의 통계조사에 따르면 코센에 가입한 대학생 창업 기업 192개 중 살아남은 기업은 50여개에 불과 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규모의 축소가 질의 저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사회에서 대학생이 사업을 하기에는 부딪혀 뚫어야 할 영역들이 상당한 것이 현실이 다. 하지만 기성 사회인들이 따라가기 힘든 아이디어를 가졌다는 것이 젊 은 대학생들의 승부수. 그 아이디어가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던 영역을 넘 어 다양화되고 있으며, 차분하게 사업화를 꾀하는 창업동아리의 활동이 꾸 준하면서도 왕성하다.

경희대 창업동아리 ‘경희한약 21’은 쑥의 고유한 색과 맛을 살려 간 기 능을 보호하는 술 ‘애인주’를 내놓았고, 배화여대 ‘다울’은 전통 떡 제조가 사업 아이템이다. 충북 영동대 ‘캠벨’은 와인을 만들며, 부산의 ‘아란니트’는 아동복과 기능성 티셔츠를 개발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 사업자등록증을 내고 사업하고 있는 청년 사업가들의 아이템도 매우 다양하다. 재학 중인 학교 실험실에서 창업을 시작한 ‘드림무비’ 대표 이명일 씨의 사업 아이템은 많은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영화다.
이 외에도 모바일 게임 분야, 컨텐츠 제작, 스포츠이벤트 기획 등에서 막 트랜지스터를 이용한 지문인식센서까지 전문지식을 요하는 분야에서 생각 의 전환을 통해 틈새시장을 노리는 아이템들이 상당하다.

이는 매년 개최되는 ‘대한민국 창업대전’에서도 알 수 있는데, 지난 10 월 7일에는 ‘새로운 도전, 성공의 첫걸음 2004 대한민국 창업대전’에 참 가한 1차 합격자를 대상으로 한 대회 설명회가 있었다. 이 설명회에 참가 한 학생부 참가자들은 대부분이 대학생들이었지만 그 틈에서 교복을 입은 고등학생 참가팀도 대학생들과 함께 경쟁을 준비하고 있었다.

12월 3일부터 5일까지 개최되는 창업대전에 참가할 전시 부스는 학생부에 서는 총 70여 팀으로 1차 합격자들의 심사 결과 정보통신, 전기전자, 기 계, 화학, 생활 및 지식 등 정보통신과 생활 및 지식 분야의 참가자들이 다소 높은 결과를 보였다.

“갑자기 내 휴대폰의 배터리 용량이 다됐을 때, 용량이 충분한 다른 친구 의 배터리에서 그 용량을 가져오는 것이 가능한 배터리를 만들 계획이에 요.”
낙생고 2학년에 재학 중인 김소옥 학생이 창업대전에서 선보일 사업 아이 템이다. “연구하며 발명하는 것도 즐겁고 재미있지만 앞으로 내 아이템 을 다른 사람들에게 설명하고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 무척이나 기대된다” 는 당찬 고등학생이다.

“모바일 콘텐츠에 관한 시장조사를 하고 경제와 관련한 콘텐츠를 만들고 있습니다. 현재는 짠순이 모바일이라는 가계부 형태의 콘텐츠입니다. 다 른 선배들과 함께 사업자등록증을 내고 적극적으로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 습니다.” 역시 창업대전에서 만난 한국외대 2학년의 조현선 씨다.

참가자들은 이 창업대전에서 수상하는 것이 최종 목표가 아니었다. 이 창 업대전을 ‘경험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 즉 자신이 창업하고자 하 는 아이템이 다른 사람들의 눈에도 사업성이 있는 것인지 알아보고, 직접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고 전시 부스를 마련하면서 마케팅 능력도 높인다는 것이다.

이날 설명회를 위해 경북 구미에서 올라온 금오공과대학원 김영문 학생은 “취업이 어렵기도 하지만 자신 있는 아이디어와 기술이 있다면 창업도 해 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곳에 참여한 경험을 통해 밑거름을 다지고 창 업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청년 창업,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지난 10월, 중앙일보 이코노미스트와 한국창업대학생연합회가 한국창업대 학생연합회 소속 회원 중 460명 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먼저 ‘창업의사’에 관한 질문에 대해 절반 이상인 53.7%의 학생들이 창업의사를 갖고 있다고 밝혔으며, 창업을 하려는 이유에 대해서 는 50.1%의 절반 가까이의 학생들이 ‘능력 발휘’를 꼽았다.

이는 ‘취업이 어렵기 때문에 창업하려 한다’라는 의견 10.2%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치로 학생들의 창업의사가 단지 취업난 회피 때문만은 아님을 알 수 있다.
또한 창업을 위한 준비가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 ‘창업관련 박람회를 열심히 찾아다닌다’는 학생들도 47.9%에 달했으며, ‘정보를 얻기 위해 창업 교육 프로그램에 참석한다’라는 학생들도 39.7%로 나타 나 학생들이 적극성을 가지고 창업을 준비하고 있음을 시사하였다.

학생들은 창업을 진지하게 준비하고 있었다. 단순히 젊은 날의 열정으로 ‘한번 해보자’라는 식이 아니라 자신의 미래를 생각하고 판단하여 자신 의 아이디어와 능력 발휘의 장으로 ‘창업’을 선택하는 듯했다.
“가끔 기성세대 분들이 ‘너희들이 무슨 사업을 해?’라고 말할 때가 있 습니다. 물론 사회에 대해 잘 모르는 것이 많고 모자란 부분도 많겠지만 보다 진지하게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듣고 부족한 부분에 대 해 조언과 응원을 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한국창업대학생연합회의 유덕수 회장은 이러한 현실을 지적하며 창업을 준 비하는 학생들의 어려움들을 해결하는 방안 중 한 가지로, 미리 사업을 경 험하고 어려움을 겪은 성공가두에 있는 기업들과 학생들의 연계활동을 꼽 는다.

그리고 벤처기업협회는 리딩벤처기업과 대학생 창업벤처기업 간의 후견인 프로그램인 ‘영 리더스 나우 앤 퓨처(Young Leaders, Now & Future)’를 마련, 지난 10월 5일, 후견 조인식을 가졌다.
다음커뮤니케이션, NHN, 한글과 컴퓨터 등의 20개 리딩기업과 창업기업이 조인하여 직접적으로 도움과 조언을 얻을 수 있도록 함으로써 창업기업들 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한 것.

이처럼 끌어주고 당겨주는 식의 지원과 더불어 실제적인 지원 또한 필요하 다. 현재도 중소기업청을 비롯한 정부의 창업 지원에 대한 여러 방안이 나 오고 있지만 실제 자금 지원이나 교육 등의 혜택을 받는 수는 소수에 불과 하며 청년들에게 초점을 맞춘 지원은 매우 미미한 형편이다.

청년 실업난 돌파구라는 소극적인 시각으로 청년 창업을 바라본다면 청년 창업은 전망이 없다. 미래 사업가들을 육성하고 경제의 새로운 활로를 찾 는 방법 중 하나로 이들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발휘할 수 있는 장의 마련과 더불어 아이디어나 전문기술을 기반으로 한 청년 창업가들이 사업계획, 자금 지원 등에 대한 전반적인 관리 지원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 다.

[한경리크루트 20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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