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 - 김태웅 동양문고 사장
상태바
화제의 인물 - 김태웅 동양문고 사장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05.02.05 17: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HUMAN POWER : 화제의 인물


마흔여덟 살의 고3 복학생 김태웅입니다



김태웅 동양문고 사장


배워야 한다! 배워야 극복할 수 있다!
김태웅 씨는 고3 아들을 둔 마흔여덟 살의 평범한 학부모이다. 그리고 그 는 약 30명의 직원들을 둔 한 중견 출판회사의 대표이다. 하지만 그는 아 침마다 회사가 아닌 고등학교로 교복을 입고 등교하는 평범하지 않은 고3 재학생이기도 하다.

약 8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몇 십 년의 시간 간격을 뛰어넘어 고등학교 교 실에서 교과서와 문제집을 붙잡고 아이들과 함께 ‘야자(야간 자율학 습)’ 하며 대학 입학의 희망을 키우고 있는 김태웅 씨를 수능을 며칠 앞 두고 만났다.

“배워야 한다는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학벌 때문이 아니라 배우 기 위해서 고3 수험생의 길을 선택했어요. 출판업을 시작하고 많은 어려움 들도 있었지만 매년 20% 이상 꾸준한 성장을 이뤘습니다. 하지만 2년 전쯤 부터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다했다는 생각과 함께 나의 생각과 성장의 한계를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김태웅 씨가 경영하는 출판사인 ‘동양문고’는 어학전문 교재 출판사이면 서 일본어와 중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무료로 동영상 강의를 제 공하는 출판사로도 유명하다.

‘배움’에 대한 열의가 있어 이왕이면 책을 많이 읽을 수 있는 출판사 직 원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으로 한 출판사의 창고담당 임시직에서부터 그와 출판업의 인연은 시작되었고, 이후 성실과 노력, 열정을 가지고 많은 고난 을 겪으며 CEO의 자리에 오른 그의 인생은 한 편의 파란만장한 성공신화였 다.


“큰형님, 우리 같이 ‘야자’해요~”
그런 그가 인생에 새로운 한 페이지를 그리기 시작한 것은 너무 가난해서 배움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지난날의 아쉬움에 대한 깊은 회한 때문이기 도 하다.
“집안 형편이 너무 가난했어요. 어머니 혼자 삯바느질로 생계를 책임지 는 것을 보며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신문배달을 시작했고, 아이스크림 장 사, 구두닦이, 껌팔이까지 해보지 않은 일이 없었습니다. 이렇게 스스로 돈을 벌기 위해 시작한 학교 바깥 생활에 대한 오해로 고등학교 2학년 때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학업을 그만두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이러한 환경에서 공부하면서도 중학교 때부터 줄곧 반장자리 를 놓치지 않았고, 거리에서 신문을 팔다 맞아서 결석한 것 외에는 결석 한번 하지 않았다고.

그리고 그 노력파 학생, 김태웅 씨의 면모는 30년이 지난 현재 삼육고등학 교 3학년 교실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되어 지금도 그는 그때처럼 학급의 반 장이고 젊디젊은 19살의 동급생들을 제치고 1학기 기말고사에서 전교 1등 을 차지하기도 했다.

동급생들의 아버지뻘 되는 나이, 거기다 공부도 잘한다면… 혹시 그는 왕 따? 왕따의 요소가 다분함에도 불구하고 그는 학교에서 ‘큰형님’으로 불 리며 동급생들을 몰고(?) 다닌다.

“처음에는 학생들과의 차이를 극복하는 것이 참 어려웠어요. 30년이 주 는 생각의 차이도 그렇지만 언어의 차이도 참 크더라고요. 어떨 때는 눈치 로 때려잡기도 어려울 때가 있어요. 같은 반 학생이 같이 ‘야자’하자고 하는 이야기를 ‘말 놓자’라는 이야기로 알아들어 심각하게 고민한 일도 있었거든요.”

이러한 아이들과의 거리를 좁히고 친구가 되기 위해 김태웅 씨는 그들과 같은 눈높이를 가진 친구가 되기로 결심했고, 지금은 인터넷에 카페를 개 설해 사진도 올리며 아이들과 대화하는 N세대가 되었다. 아이들에게 인생 을 더 많이 산 선배, 아버지가 아닌 ‘친구’가 되기를 선택하고 노력한 결과 아이들은 조금씩 인생 선배인 ‘큰 형님’의 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이 기 시작했다.


대학이 기대되는 꿈 많은 고3 CEO
“대학에서 인간적 관계를 넓히고 사람들을 만나고 공부하면서 좋은 아이 디어와 생각을 얻고 싶습니다.
이러한 것들을 바탕으로 지금의 출판사를 미국의 랜덤하우스나 프랑스의 갈리마르 출판사와 같은 세계적인 출판사로 키우고 싶습니다. 출판은 국가 의 근간이 되는 사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에게 맞는 책을 개발하고 어 디서나 인정받을 수 있는 좋은 책을 출판해 나갈 것입니다.”

현재 인하대 수시모집에 합격한 상태인 김태웅 씨는 수능시험을 치른 후, 대학을 골라(?) 가는 행복한 고민에 빠질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얼굴 가득 머금는 환한 웃음이 틀림없는 고3 수험생이었다.

[한경리크루트 2004-12]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