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우먼 - 김혜정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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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우먼 - 김혜정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05.08.29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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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 POWER : 파워우먼 - 김혜정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지구와의 녹색우정을 지켜가는 일, 그 일이 행복합니다”


환경운동연합에서 이 나라와 이 땅의 환경 지킴이로 살아온 지 17년. 김혜정 씨는 약 8,400여명의 회원들이 직접 투표를 통해 선출한 첫 여성 사무총장이다.


‘녹색’을 보고 있으면 편안함을 느낀다는 이야기가 있다. 내가 사는 서 울, 대한민국, 이 지구… 당신은 이 곳에서 살아 있는 녹색과 얼마나 만나 는가?
서울 종로구, 그야말로 이 도심의 한복판에 환한 녹색을 만날 수 있는 건 물이 눈에 들어온다. 녹색 잔디, 나무들이 드리워진 자그마한 정원에 놓 인 벤치. 마음이 먼저 평온함을 느끼는 이 곳이 바로 ‘환경운동연합’이 다.

아기자기 녹색이 주는 평안함이 마음 가득 들어오는 것은 건물 외관에서 흘러나오는 모습뿐 아니라 그 속속들이 ‘지구와의 우정’을 지키기 위한 이들의 바쁜 움직임 때문이란 것을 느끼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 았다.

환경운동연합에서 이 나라와 이 땅의 환경 지킴이로 살아온 지 17년. 김혜 정 씨는 약 8,400여명의 회원들이 직접 투표를 통해 선출한 첫 여성 사무 총장이다.
“함께 경쟁했던 두 사람 모두 정말 좋은 분들이었어요. 내가 당선될 수 있었던 것은 글쎄… 오랫동안 현장에서 발로 뛰며 일해 왔다는 점과 여성 리더십에 대한 기대도 어느 정도 반영되었기 때문이 아닐까요? 여성이 갖 는 솔직함과 투명함… 이러한 점들이 회원들의 신뢰와 기대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소외된 사람, 이웃위해 ‘가진 힘’을 다해 온 삶

김혜정 씨가 환경운동에 발을 들여놓게 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17년 전인 198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편찮으신 아버님을 간호하기 위해 경북 울진 의 고향으로 내려가게 된 그는 그 지역의 가장 큰 현안이었던 ‘핵발전소 건설’ 문제와 맞닥뜨리게 되고, 지역을 위해 당시 ‘공해추방운동연합’ 이었던 환경운동연합과 연대하면서 환경 사랑과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고.

언뜻 생각해 보아도 사회운동가로서의 삶은 어렵다. 하지만 그의 대답은 “행복하다”로 시작된다.
“‘나’라는 사람이 소외된 사람과 이웃을 위해 가진 힘을 다할 수 있다 는 것 자체로 행복했어요. 어떤 일을 하든지 그 일에는 어느 정도의 고통 이 수반되기 마련이듯이, 내가 이 일을 하면서 겪게 되는 ‘일상의 가난 함’ 정도는 힘들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어요. 열정을 다해 소외된 사람들 과 환경을 위해 일할 수 있었으니까요.”

그런 ‘행복한’ 그가 지난 외환위기 이후부터는 조금씩 속이 ‘아픈’ 경 험을 하고 있다.
“뭐랄까? 사람들에게 점점 보이지 않는 벽들이 있다는 것이 느껴져요. 살 기 힘들다 보니 점점 더 눈에 보이는 가치만을 좇는다는 느낌이에요. 환경 이라는 것, 당장의 경제적 이익으로 환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거든요. 아니, 당장의 경제적 이익으로 환산해 보아도 골프장 건설, 댐 건설, 간척 지 개발보다 훨씬 나은 경제적 이익을 가져와요. 또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당장에 손에 잡힐 것 같은 그 경제적 이익도 사실은 개발하는 정부와 소수 의 사업자들에게 돌아가게 되거든요. 성장 중심의 사고와 돈의 논리에만 집착한다면 결국 이 사회에서 희망을 기대하기는 어렵지 않겠어요?”

하루하루, 때로는 하루살이처럼 살아가는 삶이 사람들의 여유를 빼앗고, 생각할 힘을 잃게 만든다. 녹색 자연은 없어도 살 수 있는 것처럼 여겨지 게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정말 그런가? 물, 공기, 자연… 정말 없어도 살 수 있는가?

‘귀찮다’라는 생각을 바꾸면

“환경문제라는 것은 결코 추상적인 것이 아닙니다. 물이 없으면, 공기가 없으면 살 수가 없잖아요. 쓰레기가 넘쳐나면 살 수 있겠어요? 직장인이 든 대학생이든 환경을 위해 구체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은 참 많아 요. 종이컵으로 마시려던 것을 ‘컵’으로 바꾸고, 캔 용기에 든 음료를 짚어들던 것을 ‘병’에 든 음료로 바꾸는 것, 테이크 아웃이나 인스턴트 음식을 줄이면 건강에도 좋고, 환경에도 좋지요. 이게 다 환경을 위하는 길이에요. 깨끗한 환경을 누릴 권리는 우리 세대에만 있는 것이 아니에 요. 더 먼 후세대들도 누려야 할 권리인 것이죠.”

‘귀찮다’라는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되는 일들이다. 조금 편하게, 조금 더 빠른 것을 추구하다 보니 주위에 병든 것들이 많아졌다.

“좋은 직장에 취직하는 것이 젊은 사람들의 목표라는 것은 참 안타까운 일이에요. 젊은이가 가지는 패기는 정말 대단한 것이거든요. 자신이 가진 젊음의 패기를 좀 더 이타적인 것, 역사적인 삶 속으로 내던져보라고 말해 주고 싶어요. 건강한 젊은이들이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초석입니다.”

2년이라는 임기 동안, 시민들의 힘으로 운영되는, 튼튼한 기반을 가지는 사회운동단체를 만들어 나가고 싶다는 김혜정 사무총장.
‘내’가 아닌 ‘우리’가 중심이 되는 인생을 살고 있는 그이기에 녹색 의 싱그러움이 얼굴 가득히 묻어난다.

[월간 리크루트 20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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