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익과 회화능력의 상관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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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익과 회화능력의 상관관계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08.06.25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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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토익과 회화능력의 상관관계


토익 900점 사원이 ‘Hello! May I help you?’도 못해?


인크루트의 조사에 따르면 대기업의 52.9%(55개사)는 영어면접을 실시 하고 있었다. 이는 토익 커트라인을 두고 있다는 곳보다 높은 비율이다. 47.1%(49개사)는 영어면접을 실시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영어면접을 하 는 곳 중 81.8%(45개사)의 기업이 올해 영어면접 비중이 작년과 동일하다 고 답한 가운데, 16.4%(9개사)는 지난해 대비 영어면접 비중을 높였다고 답했다. 이 같은 결과는 토익점수가 실질적인 회화능력을 대변하지 못하 고 있다는 자각과 함께, 면접을 통해 손수 영어능력을 평가하고자 하는 의 지가 반영된 것이다. 영어면접 비중을 줄였다는 곳은 1개사(1.8%)에 불과 했다.

요즘 사회는 수치화된 점수나 고득점보다는 실질적인 회화 능력을 중시한 다. 그 경향은 채용시장에서도 두드러지고 있다. 최근 기업들은 어학 시 험 점수와는 별도로 실제 영어로 말하는 능력을 요구하고 있다. 이 요구 에 부합하기 위해서 구직자들은 유창하게 영어를 구사하기 위한 준비로 여 념이 없다. 기업의 이러한 변화는 지원서에 적힌 점수와 영어회화 능력의 상관관계가 적다는 판단 때문이다. 한 대기업 인사 담당자는 “토익 점수 가 900점이 넘고 만점 가까이 되는 친구들도 막상 외국 클라이언트와 전 화 통화에서 한 마디도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며 “수치화된 점수 와 실제 영어회화 능력 간에 차이가 커 뒤통수 맞기 일쑤다”라고 털어놓 았다.

2007년 주요 대기업 토익 커트라인 679점
인크루트는 지난 5월 업종별 매출 10대 기업, 총 130개 주요 대기업(공기 업 포함)을 대상으로 한 영어성적 측정현황에 대해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 다. 조사에 응한 104개 대기업 중 일정 수준이 안 되면 지원 자체가 불가 능한 토익 커트라인이 있다는 곳은 43.3%(45개사)에 머물렀으며, 반면 절 반이 넘는 56.7%(59개사)의 기업이 토익을 비롯한 영어공인성적 커트라인 을 두고 있지 않았다.

토익 점수 커트라인을 두고 있는 45개사의 평균 커트라인 점수는 679점. 사무직이 688점으로 670점의 기술직에 비해 약 18점가량 높았다. 점수 분 포로는 △700점대가 55.6%로 가장 많은 가운데 △600점대가 22.2% △800점 대가 11.1%로 나타났다. △500점대도 8.9%로 적지 않았으며 △900점대는 2.2%로 집계됐다. 그리고 아예 토익 성적 제한을 낮추거나 토익 성적표를 내지 않아도 되는 기업도 늘고 있다.

외환은행, 한국주택금융공사, 교통안전공단 등은 토익 성적 없이도 응시 할 수 있지만 영어 회화 능력은 오히려 꼼꼼하고 엄격하게 평가한다. CJ 는 영어가 꼭 필요한 직무에 한정하여 토익 성적을 참고자료로 삼고 있으 며 팬택과 효성, GS리테일 등은 아예 입사 지원 때 토익 성적 제출 의무 를 없앴다. 그만큼 실전 회화 능력을 중시한다는 뜻이다.

영어 의사소통 능력 결여, 점수 좋더라도 불합격
업종별로 전기전자 업종이 토익 커트라인을 두고 있는 비율, 영어면접 실 시비율 모두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는 이들 기업들이 생산하는 반도체, LCD 등이 모두 수출주력 상품으로 영어의 필요성이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 다. 반면 건설, 제약 등의 업종은 상대적으로 영어에 대한 평가 잣대가 느 슨한 편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 식음료, 유통무역 등은 토익 커트라인 이 있는 비율은 낮은 편이었으나 면접을 실시하는 곳은 절반을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삼성 등 대기업 채용에서 영어회화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외국인과의 대화 능력을 가늠하기 위해 입사전형에서 영어면접, 영어프레젠테이션, 영어토론 등을 중시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그룹은 대졸 신입사원 채용 시 최소한의 영어 의사소통 능력이 결여된 사람은 다른 성적이 좋더라도 모두 불합격시킨다. 토익 점 수는 서류전형 원서를 낼 수 있는 최소한의 자격 요건으로만 평가하고 실 제 어학능력은 면접에서 판단한다는 방침인 것이다. 기업 인사 담당자들 은 한 목소리로 말한다. “토익과 학점은 참고자료일 뿐, 입사 당락에 영 향을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외국계 회사는 국내 기업보다 토익과 회화능력의 상관관계에 대해 더욱 회 의적이다. 필립스전자에서는 서류전형 시 토익점수 제한을 두지 않는 대 신 영어면접을 강화했다. 영어면접은 전체 직무분야 지원자를 대상으로 시 행되며, 영어에 능통한 내국인이 면접관으로 참석하여, 지원자가 질문을 이해하는 능력과 발음, 표현의 정확성 등 지원자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중점적으로 평가한다.

페어차일드코리아반도체에서도 서류전형 시 어학점수 제한을 두지 않고 있 으며, 대신 생산직을 제외한 전 직종에 걸쳐서 채용 시 영어면접을 시행하 고 있다. 특히 이 회사는 지원분야별로 영어면접의 난이도에서 다소 차이 가 난다. 영어를 많이 사용하지 않는 직종의 경우는 면접관과 자기소개 정 도 내용의 프리토킹(Free Talking) 형식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영어 사용 이 많은 직무분야에서는 프리토킹 방식의 영어면접과 함께 독해와 번역능 력까지 테스트하고 있다.

유니레버코리아도 서류전형 시 어학점수 제한을 두지 않는 대신 영어면 접 평가에 더욱 비중을 두고 있다. 영어면접은 전 직무분야 지원자를 대상 으로 시행되며, 특히 마케팅직종이나 인턴십 채용 때는 영어프레젠테이션 면접을 진행한다. 영어면접은 1, 2차로 나뉘어 시행되며, 1차 때는 전체 면접시간의 30∼40% 정도를 영어로 시행하며, 최종 면접 때는 100% 영어 로 면접을 진행한다. 경력직 사원의 경우에는 직무와 관련된 분야에 대한 내용으로 영어면접을 시행한다.

토익 믿다가 재교육 비용 발생
이러한 공인된 어학 점수에 대한 불신은 기업에도 큰 피해를 주고 있다. 영어 재교육의 비용 발생 문제이다. 현실적으로 업종과 업무에 따라 필요 한 영어 능력이 다르기 때문에 토익으로 선발한 인재를 현장에 내보내기 위해 다시 교육시켜야 하는 것이다.
회사 내 영어 스터디에 비용을 지원을 하거나 외국인 강사를 도입하는 데 상당한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직원들의 영어 구사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회사 차원에서 많은 비용을 부담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재교육의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입사 시 철저한 검증으로 입 사 후 과도하게 들어가는 재교육 비용을 줄이도록 노력하고 있다. 한 기업 체 인사담당자는 “자체 영어시험을 개발하는 것이 당장은 비용이 많이 들 더라도 나중을 위해서는 득이 된다고 본다며, 비용 낭비를 막고 효율적인 인재 관리를 위해서는 꼭 필요하다”고 밝혔다.

[월간 리크루트 20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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