텝스 학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다독’
|
◑ 토익, 토플, 텝스의 차이점과 텝스의 강점은.
전공영어 시험인 토플은 난이도 높은 어휘의 암기와 상당 수준의 영작 능
력이 요구된다. 무역영어 시험인 토익은 주로 비즈니스 한 분야를 집중적
으로 다루므로 반복 출제되는 문제가 많아서 문제풀이를 많이 할수록 유리
하다. 이에 비해 생활영어 및 시사영어 시험인 텝스는 어휘 난이도가 토플
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지만, 다루는 주제는 무척 다양하다. 제한시간은 짧
고 문제의 양이 많은 속도 시험인데, 이것은 제한시간 내에 모두 풀어야
하는 개념이 아니라 제한시간 내에 얼마만큼 풀 수 있는지를 알아보는 개
념이다. 평소에 생활영어를 익숙하게 사용하는 사람들한테는 쉽게 느껴지
는 시험이고, 단어장 암기만 열심히 한 사람들에게는 힘들게 느껴질 수 있
다.
◑ 현장에서 느끼는 학생들의 텝스 인지도와 열의는.
텝스 시행 10년이 가까워지고 있고, 제대로 된 영어능력시험이라는 입소문
이 퍼지면서 텝스에 대해 알고 있는 영어 학습자들이 늘어가고 있는 상황
이다. 특히, 토플, 토익 공부를 먼저 한 사람들은 텝스를 공부한 후 미국
영화나 영자신문에서 텝스 표현들이 많이 나오는 것을 확인하고 신기해한
다. 요즘 학원 수강자들의 구성을 보면 토플, 토익 수강생들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고 텝스 수강자들은 크게 증가하고 있다.
◑ 텝스와 회화능력의 상관관계는.
토플 LC는 대학 전공 관련 내용이고, 토익 LC는 비즈니스 관련 내용인 반
면, 텝스 LC는 생활영어 관련 내용이다. 텝스 LC 문제 출제의 아이디어는
영화 대본에서 얻는 경우가 많으며, 텝스 LC의 발음속도는 토익의 2배에
서 2.5배 정도로 매우 빠르다. 따라서 평소에 영어 대화를 많이 하는 사람
들에게 텝스는 매우 유리한 시험이다.
◑ 현 텝스 시험의 문제점이 있다면.
독해문제 출제위원들 중에는 문학을 전공한 사람들이 많아, 독해에서 다
른 주제보다 문학 비평 관련 문제가 종종 눈에 띈다. 순수 문학적 지문이
나오는 건 아니지만, 문학 비평이 현재보다 줄어들 필요가 있다고 본다.
◑ 텝스를 강의하면서 생긴 에피소드가 있다면.
텝스 학습에서는 다독이 가장 중요한 만큼, 영자신문 읽기를 무척 강조한
다. 어느 수강생이 영자신문을 한 부 사서 2주 동안 그 한 부에 나오는 어
려운 부분들을 계속 질문했다. 우리나라 영어학습자들의 고질병 중 하나
가 영어로만 돼 있으면 모두 ‘교재’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그 학생에게
한 달 동안 매일 영자신문 한 부씩을 사서 지하철에서 헤드라인만 읽은
후 꼭 읽고 싶은 기사가 있는 면만 빼고 나머지 불필요한 정보가 담긴 면
은 반드시 지하철에 놓고 내리라고 했다. 영어를 ‘공부의 대상’이 아니
라 ‘정보원(source of information)’으로 받아들이는 인식의 전환이 필
요하다.
◑ 구직자들에게 조언 한 말씀.
역사는 그 시대를 지배하는 언어를 사용하는 자에게 많은 혜택과 편의를
제공해 왔다. 로마시대에는 라틴어를 잘 하는 사람이 득세했고, 고려와 조
선 시대에는 중국어를 잘 하는 사람들이 부를 모았다. 현재의 세계를 지배
하는 언어는 영어다. 오죽하면 콧대 높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동계올림
픽 개최지 최종 선정 회의석상에서 자존심을 눌러가며 영어로 연설했을
까? 대학 졸업 전에 영자신문 정도는 부담 없이 읽는 실력을 갖추어 놓아
야 한다. 이 시대에 그 정도의 영어 실력도 없이 세상에 나가는 것은 무기
도 없이 전쟁터로 나가는 것과 같음을 꼭 명심해야 한다.
[월간 리크루트 20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