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떨어지면 중소기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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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떨어지면 중소기업으로?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08.06.25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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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 중소기업, 그곳에 빛이 있다!


대기업 떨어지면 중소기업으로?


경기도 일산에 사는 이양수(가명) 씨는 29세의 남성 으로, 지난 2006년 가을 서울에 있는 4년제 대학을 영문학 전공으로 졸업 했다.
취업 준비는 대학 4학년이 되면서부터 시작했고 토익 800점 이상과 학점 평점 3.5점 이상을 취득해 두었다. 졸업학기부터 입사지원서를 내기 시작 했다.

그러나 서류심사에서 번번이 미끄러졌다. 친구들의 이야기를 듣고 취업스 터디를 짜서 준비하기 시작했고, 서류 합격률이 점점 높아져 제법 면접도 보았다. 그렇지만 이상하게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최종 합격의 기 쁨을 맛볼 수 없었다.

처음에는 격려해주던 부모님도 조금씩 실망이 커지는 것 같아 아침에 얼굴 을 부딪히지 않으려 일부러 늦잠 잘 때가 늘었다.
시간은 흐르고 나이는 먹고, 이대로 가다가는 정말 사회 낙오자가 될 것 같다는 불안한 마음에 조금씩 가고 싶은 분야의 중소기업에 지원하기 시작 했다. 중소기업도 의외로 높은 합격률을 보이진 않았지만 간간이 합격했다 는 소식이 들려왔다. 마음만 먹으면 내일 아침 출근할 곳이 생기는 것이 다.

그렇지만 이 씨는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가야 할까, 말아야 할까? ‘나 는 결국 중소기업에서 일해야 할까?’


대기업은 높은 경쟁률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중소기업은 두 손 벌려 인 재를 환영해도 구인난에 허덕이는 이상한 시대이다. 중소기업청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만 해도 중소기업은 무려 23만5,000명에 달하는 인력이 부족 한 형편이다. 대학을 졸업한 청년구직자들이 너나할 것 없이 대기업으로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 취업을 생각하는 것은 비전을 바라보고 지원하는 지원자가 아니 면 위의 사례에서와 같이 대기업 취업에서 고배를 마시고 돌아선 지원자들 이다. 그러나 이양수 씨와 같은 지원자들은 중소기업에 취직한 뒤에도 스 스로가 생각했던 기업환경과 처우와 맞지 않기 때문에 오래 버티지 못하 고 그만두기 십상이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안뽑느니만 못한 효과이다.

중소기업 구인난의 원인은 무엇보다도 구직자들의 취업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IMF 외환위기를 거치며 기업이 몸집을 줄이기 위해 구 조조정을 단행했을 때는 현재 구직자들이 중고등학교에서 성장기를 거치 고 있을 때였다. 가정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던 가장의 실직은 그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그런 그들이 장성해 취업할 시기를 맞이했을 때, 언제 어떤 일이 닥치더라 도 자기 ‘밥그릇’만은 놓치지 않을 수 있는 직장을 선호하는 것은 어쩌 면 당연한 현상이다. 또 한편으로는 어떤 일이 생겨도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경제적 기반을 쌓을 수 있는, 연봉이 높은 기업을 선호하게 된 것이 다.

경력을 차근차근 쌓아 나가지 않고 사회생활의 첫발부터 인정받을 수 있 는 일자리를 고르는 지원자들의 개인주의적 성향도 원인 중 하나이다.

대기업의 인사담당자들조차 “요즘 지원자들은 팀과 조화를 이루고 작은 일부터 배워나가는 것보다 당장 능력을 발휘해서 인정받고 싶어하는데, 그 것은 사실 3년 정도 일을 익히고 책임졌을 때에야 가능한 일이다. 그런데 그것이 뜻대로 되지 않으면 쉽게 실망하고 일을 그만두려고 한다”고 불평 할 정도이다.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를 거두는 것, 즉 취업에 있어서는 네 임밸류가 높은 대기업에 취업하는 것이 구직자들이 원하는 것이다.


중소기업,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 변하고 있다

중소기업은 요즘 능력 있는 신입사원보다 일하고자 하는 열의를 가진 신입 사원에 더 목마르다. 일이야 와서 배우면 된다. 그렇지만 함께 일하고 싶 다는 마음이 없는 사람의 마음을 돌이키기는 힘들다. 입사를 결정한 사람 들이 금방 이탈하는 것도 골칫거리이다.

그래서 최근 중소기업들은 인재를 붙잡아두기 위한 그들만의 환경과 복리 후생을 정비하는 데에 관심이 높다. 여성이 많은 기업에서는 자율출퇴근제 를 시행해 여직원들이 가사와 업무를 병행할 수 있도록 배려해 불가피한 퇴사를 막고, 사내 영어강사가 직원들의 자녀교육까지 책임지기도 한다. 높은 연봉으로는 메울 수 없는 ‘즐거운 일터’, ‘일하기 편한 일터’를 만드는 것이다.

중소기업은 분명히 중소기업만의 장점을 가지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자사 의 인재상을 만들고 그에 맞춤한 인재를 원하는 것은, 각 기업마다 원하 는 인재가 다르다는 것을 증명해 준다. 대기업의 강한 업무강도나 경쟁심 이 싫거나, 직원을 사람으로 대하기보다는 수많은 업무 중 하나를 관리하 는 부속품으로 다루는 분위기가 싫은 사람이라면 중소기업을 권한다. 직장 은 돈만 버는 곳이 아니라 노동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실현하는 곳이기도 하다. 자신에게 맞는 기업환경이어야 오랫동안 일할 수 있다.

꼭 대기업에 취업해야겠다, 나는 대기업 아니면 안 된다는 구직자들의 생 각의 전환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대기업에 대한 선입견만큼이나 중소기업에 대한 선입견 역시 틀린 것이 많 다. 대기업 취업을 위해 정보를 구하느라 쏟는 시간 중 일부만이라도 대기 업의 실상과 중소기업의 실상을 파악하고 고민하는 데에 활용한다면 어떨 까.

중소기업은 우리나라 경제의 중요한 부분을 책임지고 있는, 성장해야 하 는 부분임에 틀림없다. 오래전 선전처럼, ‘가서 크게’ 키워라. 야망 있 는 지원자들이 도전할 곳, 바로 중소기업이다.

[월간 리크루트 20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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