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행 - 경상남도 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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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 - 경상남도 산청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08.08.05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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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CULTURE: 국내 여행 - 경상남도 산청


한방(韓方)으로 ‘후끈후끈’ 숯가마로 ‘뜨끈뜨끈’


숯을 구울 때 가마 속 온도는 1,300℃까지 올라간다.
꼬박 일주일을 구운 후 기다란 막대기로
벌겋게 이글거리는 숯불덩이를 꺼낸다.
눈을 뜨기조차 힘든 뜨거운 열기에
얼굴은 시뻘겋게 달아오르며
굵은 땀방울이 뚝뚝 떨어지니
동장군은 저 멀리 달아나고
어두운 밤하늘을 어지러이 날아다니는 불티들은
황홀하기 그지없다.

찬바람이 불어오는 겨울이 되면 온몸이 으슬으슬, 절로 몸이 움츠러든다. 따끈따끈 온돌방을 구경하기 힘든 현대인들은 찜질방과 한증막, 숯가마를 찾아 나서니 후끈후끈한 지리산 골짜기 숯가마찜질이 인기다. 경남 산청 군 단성면 일대는 대한민국 국립공원 1호인 지리산 자락으로 크고 작은 숯 가마가 산재해있다. 그 중 지리산 참숯굴은 평일 500여 명, 주말 1,000여 명이 찾는 명소 중의 명소. 1만㎡(3,000여 평)의 부지에 8개의 숯가마가 일 년 열두 달 쉬지 않고 돌아간다. 숯가마 하나에 들어가는 참나무는 13 톤에서 15톤 정도. 숯을 구울 때 가마 속 온도는 1,300℃까지 올라간다. 꼬박 일주일을 구운 후 기다란 막대기로 벌겋게 이글거리는 숯불덩이를 꺼 낸다. 눈을 뜨기조차 힘든 뜨거운 열기에 얼굴은 시뻘겋게 달아오르며 굵 은 땀방울이 뚝뚝 떨어지니 동장군은 저 멀리 달아나고 어두운 밤하늘을 어지러이 날아다니는 불티들은 황홀하기 그지없다.

숯을 꺼낸 가마에서는 남은 열기를 이용해 찜질을 즐길 수 있다. 황토로 만든 숯가마에서 원적외선이 나오고 참숯에서는 음이온이 방사되니 혈액순 환이 원활해지고 관절염과 신경통 등 각종 질병에 효과적이다. 숯을 꺼낸 직후의 가마는 190~200℃의 고온으로 꽃탕이라 하여 초보자는 10초를 견디 기 힘들지만 차츰 식어 100℃ 정도가 되면 찜질하기 적당하다. 후끈후끈 땀을 흘리며 찜질하고 밖으로 나와 목초액에 두 발을 담근 후 찹쌀 새알심 이 든 산떡국 한 그릇을 먹으면 지리산 자락에 걸린 구름처럼 몸과 마음 이 가벼워진다. 수면실을 비롯해 온갖 시설의 이용료가 황토찜질복을 포함 해 2,000원(심야 4,000원)이니 가격 또한 지리산 촌부(村夫)의 인심만큼 훈훈하다.

신의 류의태와 의성 허준의 자취

산청 겨울여행에서 숯가마만큼 훈훈하고 뜨끈한 것이 있으니 동의보감의 고장 산청에서 경험할 수 있는 약초와 한의학이다. 그 대표적인 곳이 금서 면 특리로 붓 끝 모양을 한 필봉산과 가야 마지막 왕이 머물던 왕산 자락 에 조성된 전통한방 휴양관광지다. 한의학의 신(神)이라 할 수 있는 신의 (神醫) 류의태 선생과 동의보감을 집필한 의성(醫聖) 허준 선생이 의술활 동을 펼친 곳이기도 하다. 한의학의 역사와 전통요법, 약초의 종류와 효 능, 자신의 체질을 알아보는 한방체험실 등 7개의 공간을 갖춘 한의학박물 관은 내용이 알차며 사람의 모습을 한 약용식물원에는 머리, 심장, 위 등 각 장기에 해당하는 약초가 재배된다. 산림욕장과 산책로를 따라 걷다보 면 허준 선생이 스승인 류의태의 장기를 해부하는 장면을 재현한 해부 동 굴을 볼 수 있으며 진맥 후 처방을 받을 수 있는 본디올 한의원이 자리한 다. 왕산과 필봉산으로 이어진 등산로 또한 지리산의 맑은 정기를 받을 수 있는 산행 코스다.

동의보감의 고장 산청에는 오랜 세월 지리산의 맑은 공기와 영롱한 아침이 슬을 먹고 자란 약초가 산재한다. 산비탈 바위틈에는 1,000여 가지의 야생 약초가 옹골차게 자라며 눈길 닿는 곳 어디서나 홍화·작약·당귀 등 약 초 재배지가 펼쳐지니 경남 산청은 토질과 기후조건이 한방약초가 자랄 수 있는 천혜의 조건이다.

산청의 식당에서는 한방약초를 이용한 다양한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인삼 ·녹각 등 16가지 약초를 첨가해 끓인 십전대보약백숙, 백복령 하수오 구 기자 등 지리산에서 나는 12가지 약재로 양념한 허준 갈비, 당귀·삼백초 등 10여 가지 한방약초를 우려낸 물로 요리한 산청 흑돼지, 한방 토끼탕 등이 맛나며 곁들이는 반찬 또한 지리오갈피와 당귀 무침, 매실 장아찌 등 약초반찬이라 식사만으로도 온몸에 불끈불끈 힘이 쏟는다.

목면시유배지, 겁외사 등 볼거리가 수두룩

산청에는 지리산 천왕봉에서 비롯된 계곡이 여럿 있다. 중산리 계곡에는 빨치산 이야기가 굽이쳐 흐르고 대원사 계곡에는 비구니들이 수도 중인 대 원사가 있다. 홀을 든 문인석이 기단부에 장식된 대원사 다층석탑(보물 제 1112호)은 빠뜨릴 수 없다. 물 좋은 지리산 장당골과 내원골이 합류하는 곳에 자리한 내원사는 세속에 찌든 온갖 욕심을 씻어내는 듯 시원한 물소 리가 울려 퍼진다. 통일신라 최초의 석조비로자나불로 추정되는 석불상이 볼 만하다. 시천면에는 조선중기 실천을 중요시 여기던 남명 조식 (1501~1572) 선생이 제자를 가르치던 산천재가 있고 단성면에는 ‘산은 산 이요 물은 물이로다’란 법어를 남긴 성철 스님의 생가가 있어 마음이 경 건해진다.

드라이브 코스로는 고운호 주변이 만족할 만하고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여 행이라면 사월리 목면시유배지(木棉始培遺地)가 추천할 만하다. 공민왕 12 년 문익점 선생이 중국 원나라 사신으로 갔다가 붓두껍에 몰래 담아온 목 화씨를 심어 전국에 목화를 전파한 장소다. 면화의 역사와 베틀, 씨아, 물 레, 베 짜는 과정 등을 전시관에서 볼 수 있으며 전시관 앞 목화밭에서는 솜털 같은 목화솜을 만지며 따뜻함을 한껏 느낄 수 있다.

[월간 리크루트 20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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