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탭스&숙명여대 멘토 프로그램 -산사에서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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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탭스&숙명여대 멘토 프로그램 -산사에서의 하루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08.10.01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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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B&RECRUITING스탭스 & 숙명여대 멘토 프로그 램 – 산사에서의 하루


산사에서의 하루


<물고기 잡는 법> 멘토 프로그램은 숙명여자대 학교 멘토 프로그램으로는 드물게 5년째 장수하며 9기 멘토를 진행하는 인 기 프로그램으로 정평이 나있고 수료한 멘티에 따르면 일상생활은 물론 이 력서를 다시 쓸 만큼 취업 시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는 의견이 대부분인 프 로그램이다.

‘물고기 잡는법’ 멘토 프로그램은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닌 생활 속 의 체험학습이나 작지만 소중한 부분을 생활화시키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단지 옳고 그름의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 각 상황 속에서 최선책 을 찾고 그것을 시행하려면 어떻게 해야 될 것인가에 대한 문제 해결 역량 을 키워주고 있으며 긍정적, 도전적 사고를 심어주고 있다. 8기 멘토 프 로그램을 시행하면서 스탭스(주) 박천웅 대표이사는 산사 체험을 실시했 다. 이것은 그동안 잊고 살아온 혼자인 내 모습을 생각해보고 자기 성찰 과 깨달음을 통해 자신을 돌이켜보고 미래를 설계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함이다. 다음은 물고기 잡는 법 8기로 활동한 김윤경 멘티의 내용으로 여 러분들과 공유하기 위해 소개한다.

느림
모든 것에 서두름이 없다. 불상 앞에서 예불을 드리는 승려들도, 산사를 거니는 신자들의 발걸음도, 고요 속에 심장까지 파고드 는 종소리도. 시간에 쫓겨 일초라도 빠르게 생활하는 도시의 풍경과는 너 무나도 대조된다. 명예를 얻고, 권력을 얻고, 사회적으로 성공하기 위한 타인과의 경쟁이 목표가 아니므로 경쟁하며 서두르지 않는 것이 당연한 것 인지도 모른다. 산사의 절에서는 자기 자신과의 경쟁이라고 할 수 있는 자 기수양과 자기성찰이 가장 큰 목표이므로 타인의 속도에 나를 맞추는 것 이 아니라 자신의 흐름을 따른다. 하지만 이렇게 자기 자신의 속도를 맞추 고 자신에게 여유를 주면 나태해지거나 게을러지지는 않을까? 우리가 일상 에서 휴식을 가질 때 지친 자신에게 보상이라도 주고자 긴장을 한껏 늦추 다 보면 나태해지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산사에서는 자칫 느슨해질 수 있는 생활을 절도를 통해서 조절한다.

절도
우선 새벽예불은 정확히 새벽 4시에 시작한다. 아 직 어스름조차 완전히 걷히지 않은 고요한 새벽의 어둠 속에서 울리는 종 소리와 함께. 아침공양은 새벽예불을 드린 후 6시이다. 식사를 준비하시 는 분들이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계속 대접을 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일 정시간이 지나면 식사를 할 수 없다. 일분이라도 시간을 지키지 못하면 자 신이 알아서 식사를 해결해야 한다. 아무 때나 배고플 때 식사하는 현대인 의 생활에 비해 얼마나 규칙적이고 절도 있는 생활인가.

또한 음식의 양은 자신이 조절해야 한다. 남는 음식을 최소화하여 잔밥이 거의 제로에 가깝다. 그래서 자기가 먹은 식기구들을 설거지할 때에도 별 어려움이 없고 세제를 쓰지 않아도 될 정도이다. 발우공양을 할 때에는 자 신의 밥그릇을 자신이 먹던 단무지로 닦아내기만 하면 깨끗해질 정도이 다. 식사 후에는 자신의 방을 스스로 청소한다. 산사에서는 누구도 남이 나의 일을 해주는 법이 없다. 그리고 내 일이라고 해서 하고 싶을 때 하 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시간을 꼭 엄수해야 한다. 이렇게 규칙적인 생활 과 절도를 통해 느리고 여유롭지만 절대 나태해지지 않을 수 있는 것이 다. 그렇다면 왜 경쟁도 없는 산사에서 이토록 철저하게 규칙적인 생활을 할까.

절제
산사에서 추구하는 것은 속세에서 추구하는 것과 정반 대이다. 현대사회에서 우리는 오욕(五慾)이라고 하는 식욕, 수면욕, 성 욕, 재물욕, 명예욕으로 가득한 채 그 욕구를 채우기 위해 산다. 그러나 산사에서는 그 오욕으로부터 해방되고 멀리하기 위해 산다. 인간이라면 누 구나 가지고 있는 가장 기본적이면서 동시에 가장 강력한 다섯 가지 욕구 를 자기 절제를 통해 억제하고자 수양에 정진한다. 나에게 가장 크고 강 한 일종의 충격을 주었던 것이 바로 이 부분이다. 거의 모든 인간이 오욕 을 따라 살고 오욕을 채우기 위해 산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나 조차도 결국 인생의 목표가 오욕을 이루기 위함이었으니까.

우리는 어떻게 하면, 얼마나 더 열심히 살면 그 욕구들을 더 많이 채울 수 있을까 연구하며 살고 있다. 그리고 인생의 성공은 그 욕구들을 얼마 나 많이 채우는가에 달려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욕구들을 억제하고자 하는 시도조차 하지 않고 있다. 그 욕구들로부터 자유로워지면 삶이 자연 스럽게 행복해지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물론 산사의 승려들처럼 욕구로 부터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겠지만, 그리고 완전히 벗어날 수도 없겠지만 내가 채우고자 하는 것이 글자 그대로 ‘욕구’임을 깨닫고 어느 정도 성 취하면 만족할 줄 알고, 채워지지 않는 욕구에 묶여 괴로워하지 않는 사람 이 되고자 결심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렇게 간단한 원리와 진리를 왜 진작 알지 못했는지 아쉽기까지 했다. 하 지만 앞서 말했듯이 우리는 그 욕구들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 산사의 승려들은 어떻게 오욕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을까. 그것은 세상과 의 단절 덕분이다.

단절
산사는 세상과 단절되어 있는 곳이다. TV도, 신문도, 인터넷도 멀리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세상의 소식과 희로애락으로부터 자 유로울 수 있다. 일례로 우리가 머물렀던 용문사가 자리하고 있는 용문산 에 얼마 전에 육군 헬기가 추락해 여러 명이 생명을 잃은 사건이 있었는 데 스님은 그 소식을 며칠 전에야 들으셨단다. 세상과의 단절이 고립을 뜻 하는 것은 아니다. 세상과의 단절을 통해 희로애락으로부터 자유로워지 는 것이다. 인간의 감정인 희로애락은 모두 ‘세상사’에서 비롯되는 것이 기 때문이다.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일어나는 일 로부터 자유로워지면 자신의 감정으로부터 자연스럽게 자유로워질 수 있 다. 세상과의 단절은 용문사의 100년의 역사를 더욱 깊게 만든다. 100년 동안 용문사를 지켜오던 은행나무와 같이 세상과 단절된 용문사는 그 깊이 와 혼이 웅장하고 굳건하게 다가왔다.

포용
웅장하고 굳건한 산사의 용문사는 100년의 세월을 한 자리를 변함없이 지켜오며 언제나 우리를 맞아준다. 나의 생활로부터, 일 로부터, 사회로부터 잠시 떠나 모든 것을 잊고 나를 이해하고 포용해 줄 누군가에게 아무 말 없이 찾아가 아무 말 없이 안기고 싶을 때가 있다. 하 지만 그 곳은 과연 어디에 있을까? 여행을 떠나려고 마음먹은 순간부터 또 다시 세상과 엮이게 된다. 교통편을 알아보고 숙박을 예약하고 유명한 곳은 어디든 사람들로 가득하다. 홀로 배낭 하나 메고 아무도 없는 곳으 로 떠나도 문제이다. 멋지게 떠나왔는데 모텔 방이나 민박집에서 밤을 보 내기에는 떠남의 의미가 너무 바래지지 않는가. 그러나 산사의 절은 다르 다. 변하지 않은 채로 그 자리에 항상 존재하고 누구도 나에게 어디서 왔 으며 무슨 일을 하며 무엇이 문제냐고 묻지 않는다. 그저 고요하고 넓은 가슴으로 맞아 주는 곳이다. 깨끗한 공기와 산속의 맑은 정기를 받아들이 면 포근하고 따뜻한 느낌과 그리고 동시에 복잡하고 어지럽던 머릿속이 깨 끗해짐을 경험할 수 있다.

이해
용문사에서 템플스테이 를 하는 우리 일행 중에 기독교인이 세 명이나 되었다. 기독교인의 입장에 서 불교의 교회와 같은 절에서 하루를 지내고 절의 규칙과 예절을 따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나와 다른 종교를 이해하는 능력과 포용 력도 분명히 필요하고 우리가 템플스테이를 하는 주목적은 불교라는 종교 보다는 절이 주는 여러 환경적인 요건을 통해 ‘나 자신’의 성찰에 있었 기 때문에 가볍지는 않지만 무겁지도 않은 마음으로 용문사를 찾았다. 절 에 도착하고 절을 떠나기까지 기독교인들이 공통적으로 느낀 것은 ‘이 해’였다. 직접 경험해보기 전까지 절과 불교는 그저 나와 다른 종교이고 내가 경계해야 할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하지만 모든 인간에게는 불성이 있다며 서로를 존중하고 수양에 매진하는 모습이 감동적이고 존경스럽기까지 했다. 우리에게 다도를 가르쳐주시고 오욕에 대해 이야기해주시며 철학을 나누시던 스님은 타종교인 아닌 일종 의 성현과 같이 느껴졌다. 우리는 종종 사람이든 일이든 직접 겪어보지 않 고 내가 가지고 있는 기준과 잣대만으로 평가할 때가 있다. 그리고 그 평 가는 항상 옳지만은 않다. 나와 다른 남을 이해하고 인정하는 것은 성숙 한 사람이기 위한 가장 중요한 조건 중에 하나이다. 템플스테이가 기독교 인인 멘티들에게 하나 더 선물해 준 교훈이다.

성찰
산사에서 하루를 보내는 우리에게 가장 큰 목표는 자 기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의 소리를 듣고 성찰하는 것이었다. 우리는 도시 의 바쁜 스케줄, 시끄러운 소음에 둘러싸여 정작 자신이 말하는 소리를 듣 지 못하게 된다. 내게 남의 소리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바로 자신의 소리임 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래서 우리는 모든 것으로부터 떠나 고요한 산사에서 나의 소리를 찾기 로 했다. 참선을 하며 몸가짐과 마음가짐을 바르게 하여 곧은 자세를 유지 하며 정신을 집중했다. 흐트러지지 않는 자세를 유지하는 것은 매우 어려 운 일이어서 자세에 신경을 쓰다가 집중이 잘 되지 않기도 했지만 훈련을 통해 익숙해지며 점차 내 가슴이 하는 말에 귀 기울이기 시작했다. 새벽예 불을 드린 후 아무도 없는 산사에서 느린 걸음으로 묵언수행을 하며 나의 지난날을 되돌아보고 현재의 나를 점검하고 미래의 나를 그리기 시작했 다. 1년 후의 나의 모습을 상상하며 나 자신에게 편지를 쓰기도 했다. 우 리는 멘티이지만 우리의 멘토이신 스탭스의 박천웅 사장님은 진정한 멘토 는 자기 자신이 되어야 한다며 셀프멘토링을 강조하셨다. 4개월 동안 우리 는 각자 자신의 멘토가 되는 훈련을 해왔다. 내가 처한 상황과 어려움에 대해 나 자신으로부터 조언을 얻고 해결방법을 찾을 수 있는 진정한 나의 멘토, 바로 나 자신이다.

처음 산사 체험을 추진했을 때에는 타종교 신자들이 몇 명 있어서 많은 고 민을 했으나 멘티들에게 종교적 관점보다는 우리와 다른 환경에서 살고 있 는 사람들, 우리와는 다른 목적을 지향하는 사람들을 통해 나 자신을 돌이 켜보는 것에 대해 흔쾌히 응해주었고 굉장히 뜻 깊은 시간이었다는 평이 대부분이었다. 또한 자신을 돌아보는 것 외에도 자율 속에서 강한 절제력 등을 배우는 데 하나의 좋은 계기도 됐다. 이처럼 ‘물고기 잡는 법’ 멘 토 프로그램을 통해 멘티들은 단순 지식을 얻기 보다는 직접적인 체험을 통해서 자신을 돌아보고 미래의 자신의 모습을 그려봄을 통해 스탭스 멘토 의 최종 목표인 ‘셀프 멘토링’이 가능한 수준까지 도달하게 된다. 또한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의 경우도 종교에 관계없이 산사에서의 체험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마련했으면 한다. [월간 리크루트 2008-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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