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우먼 - 유수연 토익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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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우먼 - 유수연 토익강사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09.03.23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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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 POWER: 파워우먼_토익강사 유수연


진짜 강사는 진흙탕에서 학생과 함께 굴러야


1994년, ‘Hi!’ 한 마디조차 못했던 시절에 호주 로 무작정 날아가 랭귀지 스쿨 3개월 만에 대학 입학시험 합격, 영국에서 MBA 석사, 미국 하얏트호텔리어. 유수연 강사가 달려 온 여정은 지구 한 바퀴를 돌고도 남는다. 현재는 시사영어학원 톱클래스 강사로 맹활약 중이 다. 보조개가 매력적인 그녀는 자그마한 체구와는 달리 목소리에서 카리스 마가 느껴졌다. 이러한 힘이 오늘날의 그녀를 만들어 낸 원천이 아닐까. 강의실에서 호랑이 선생님, 잔소리꾼으로 통하지만, 학생들도 그녀의 마음 을 알기에 싫은 소리도 웃으며 듣는다.

대한민국 20대라면 한 번쯤은 들어 봤을 이름 유수연. 취업이라면 뭐든지 하는 시대에 그녀는 취업으로 가는 중요한 관문인 토익을 가르치는 스타강 사이다. 라디오 DJ, 교수, 억대 연봉자, 스타강사 등 그녀를 따라다니는 수식어는 누가 봐도 부러워할 만한 것들이다.

“사람들이 알아보는 것을 의식하지 않는 편이에요. 오히려 함께 다니는 지인들이 의식하곤 하죠. 특히, 공항이나 방송국, 기업체에 일하는 직원들 이 제 강의를 들었던 분들이라 많이 알아보세요. 스튜어디스, 신입사원, PD 등 영어가 필수인 직업들이잖아요. 그때서야 공인이라는 것을 느끼 죠.”

그녀의 일주일은 누구보다 일찍 흘러간다. 마이크를 잡고 강의를 하고, 사 람들을 만나 미팅을 하고 하루 종일 말의 연속이다.

“월, 수, 금요일에는 하루 종일 강의를 하고 화, 목, 토요일에는 오전에 만 강의가 있어요. 비는 시간에는 외부 특강을 나가거나 원고를 쓰는 데 할애하죠. 또한 직원, 선생님, 작가 등 다양한 사람들을 정기적으로 만나 고 회의를 하는 것도 중요한 일과예요. 그리고 일요일에는 9시간 동안 마 라톤 특강을 해 개인 시간은 별로 없죠.”

이미 유명인인 그녀는 언론에도 자주 등장한다. 검색창에 유수연이라는 석 자만 입력하면 그녀에 관한 기사들이 무수히 뜬다.

“댓글을 읽어보면 악플들도 많아요. 그분들은 세상에 알리고 싶은 말들 이 있는데, 아무도 말을 들어주지 않으니깐 악플이란 형태로 자기의 존재 감을 찾으려고 하는 것 같아요.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그쪽으로 표출되는 것 아닐까요?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죠. 약자인 계층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욕을 하거나 강한 모습을 보이는 반전 심리 같은 것이라 생각해요. 그래도 사람인지라 감정적으로는 기분이 나쁜 것이 사실이죠.”

나는 DJ도 교수도 아닌 강사!

4년제 대학을 다니던 평범한 대학생이던 그녀는 4학년이 되자 냉혹한 현실 에 부딪히고, 무작정 호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리고 3개월 만에 영 어 연수를 마치고 호주 대학에 편입했다. 그리고 1년여의 호주 생활을 접 고 돌아와 1995년부터 한국에서 영어 강사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귀국해 영어강사로 일한 지 1년여가 지나고 강사로 자리 잡을 무렵 현실 에 안주하지 않고 공부를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강사 생활을 해 모은 돈을 들고 97년에 영국으로 가서 MBA 석사과정을 밟았죠. 영국행 비행기를 타기 직전까지도 학비를 조금이라도 보태기 위해 어학원 에서 마이크를 놓을 수 없었어요.”

2001년 귀국해 강사란 이름으로 복귀한 그녀는 스타강사로서 면모를 발휘 하기 시작한다. 하루 종일 반복되는 강의로 평균 수면시간이 4시간에 불과 하지만, 앞만 보고 달려온 만큼 대가도 주어졌다.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 은 것이다. 누가 봐도 성공한 그녀지만, 우리 사회는 강사라는 직업에 대 해 색안경을 끼고 보기도 한다.

“그런 선입견에 신경 쓰지 않아요. 지금도 그럴듯한 직업인 DJ나 교수나 작가라고 자신을 소개하지 않고, 강사라고 당당히 말하죠. 학교 선생님이 나 교수님은 교육적이긴 하지만 강사처럼 학생들과 진흙탕에서 같이 뒹굴 지는 않잖아요. 강사가 선생님처럼 존경을 받진 못해도 학생들과 부대끼 며 사회의 수면 위로 밀어올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철학책을 읽는 사람에게 현실적이지 못하다고, 처세술 책을 읽는 사람들에게 철학적 이지 못하다고 비난할 수는 없는 것처럼 토익을 공부하는 것이 학문적이 지 않다고 할 수는 없죠. 목표 의식을 가지고 함께 뛰는 강사라는 직업에 굉장히 만족해요.”

성인교육 시장을 평정한 그녀에게 큰 시장인 청소년교육에 관한 사업 제안 이 심심찮게 들어오기도 한다고 한다.

“제가 즐길 수 없는 시장이기 때문에 단번에 거절하곤 해요. 제가 20대 를 치열하게 살아서 그런지 20대를 이해하고 함께 울어주고 분노할 수는 있지만, 10대들과는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적죠. 청소년 교육도 무시할 수 없지만, 개인의 성향 문제라 생각합니다.”

품고 치열하게 살아야 해

부지런한 그녀는 20대에게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던 <23살의 선택, 맨땅에 헤딩하기>에 이어 <20대, 나만의 무대를 세워라>를 발간했다. 여기서 무대 란 내가 나를 보여 줄 수 있는 공간을 말한다고 한다. 그 공간은 직장이 될 수도 있고 가정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녀에게는 강단이다. 그리고 책 제목 모두 20이라는 숫자가 들어가는 것을 봐도 이제는 30대인 그녀가 얼 마나 20대를 치열하게 살았는지 짐작할 수 있다.

“강의가 주로 서울에서 이루어지다보니 지방에 사는 학생들은 방학 때 서 울로 올라와 강의를 듣기도 해요. 그런 친구들에게 토익 강의뿐만 아니 라, 언니나 누나처럼 학생들이 공감할 수 이야기들을 해주곤 하죠. 그런 이야기들과 다이어리에 썼던 글들을 모아 낸 책이에요. 저도 모든 부분이 완벽하지는 않지만, 한 분야에서 성공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특 히, 자기 삶에 미련 없이 살아야 하는데, 몰두하지 않는 사람들을 보면 너 무 화가 나죠. 그런 친구들이 내 책을 읽고 조금이라고 변한다면 좋겠어 요.”

그녀는 20대에 꼭 해봐야 할 세 가지에 대해 낙오, 교류, 연애를 꼽았 다.

“낙오를 해봤으면 좋겠어요. 낙오해 본 자만이 가질 수 있는 여유와 독기 가 있죠. 취업 재수를 한다고, 조금 늦는다고 세상이 망하지 않아요. 그리 고 방 안에 앉아 인터넷으로 일방적인 의사소통만 할 것이 아니라, 외부 에 나가 굴러봐야 하죠. 요즘 친구들은 남을 비판할 줄만 알지 세상과의 의견 교류에 서툰 것 같아요. 딴 사람을 평가할 줄은 알아도 자기가 평가 받을 줄은 모르죠.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연애를 해봐야 해요. 가족이 아 닌 다른 사람과 감정을 공유한다는 것은 무척 중요하죠.”

많은 것을 이미 이뤘지만, 앞으로의 포부에 대한 질문에 그녀는 “특별히 하고 싶은 것은 없다”며, “내 일 열심히 하면서 분야를 넓혀 갈 것”이 라며 당차게 말했다.

“항상 현재 위치에서는 보지 못하는 것이 있어요. 조금씩 위치를 이동하 면서 다음 것을 보게 되죠. 가보면 무언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섣불리 다음 계획을 정하지 않아요.”

[월간 리크루트 20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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