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파워 - 강용규 인천국제공항공사 노동조합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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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파워 - 강용규 인천국제공항공사 노동조합 위원장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09.03.27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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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 POWER: 휴먼파워
합리적이고 건전한 노사문화 만들고자


인천국제공항공사 노동조합강용규위원장

많은 사람들이 노동조합 하면 빨간 띠를 두르고 목소리 높여 자신들의 뜻을 주장하는 모습을 떠올린다. 하지만 인천국제공항공사 노동조합은 엄청난 흑자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적인 경제 위기와 사정을 감 안해 임금을 동결하고 성과금을 반환했다. 또한 지역사회에 장학금을 기부 하는 등 지역사회와 함께 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에 인천국제공항공사 노동조합 사무실을 찾아가 강용규 위원장을 만나 보았다.

1995년 11월 20일, 발기인 19명으로 출범한 인천국제공항공사 노동조합은 7대부터 연임을 하고 있는 강용규 위원장을 필두로 700여 명의 조합원으 로 구성되어 있다. 강 위원장은 안정적인 대기업 계열사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다 1999년에 경력직 공채를 통해 신공항 건설 프로젝트에 뛰어들었 다.

“2003년에 개항을 하면서 노사 관계가 첨예한 갈등으로 몸살을 앓았습니 다. 특히, 그 당시에는 노동조합에 대한 인식이 상당히 좋지 않았죠. 2005 년, 고민 끝에 선후배한테 인정을 받을 수 있고 투쟁 그 자체가 목적이 아 닌 합리적이고 건전한 노조를 만들고자 뜻을 세웠습니다. 당선된 이후에 도 물리적 투쟁은 최후의 보루라는 생각으로 사용자 측과 가능한 한 대화 를 시도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2년이라는 시간은 조직문화를 바꾸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2007년 에 경선을 통해 8대 위원장 재임에 성공했고, 지난 12월에 진행된 9대 위 원장 선거에서도 조합원들의 강력한 지지를 통해 노동조합을 대표하게 되 었다.

“공기업 노동조합에서 활동을 하면서 느낀 것이 참 많습니다. 여타 노동 조합도 마찬가지이겠지만 더욱 더 건전하고 바람직해야 합니다. 공기업은 주인 없는 회사라는 인식이 강해서 그만큼 사적인 유혹도 많죠. 노동조합 은 건전한 감시자 역할을 수행해 지속가능하고 중장기적인 발전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조직문화를 만드는 데 일조해야 합니다.”

인천공항의 민영화 적극 반대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수도권신공항건설공단에서 바뀐 명칭으로 인천공항의 성공적인 건설을 위한 조직이었지만, 1999년에 인천국제공항공사로 조직 을 개편했다.

“그 당시 전 직원이 똘똘 뭉친 덕분에 단 한 명의 직원도 낙오되지 않고 전원이 새 조직에서 일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올해는 인천국제공항공 사 민영화 반대 투쟁으로 다시 한 번 노동조합의 힘을 보여 주고 있습니 다.”

현 정부가 인천국제공항공사를 민영화 대상에 포함시켰다. 공기업의 민영 화 목적은 민간과의 경쟁 유도를 통한 경영 효율화인데, 알짜배기인 인천 국제공항공사를 민영화하면 오히려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분석이 있다. 이 에 노조뿐만 아니라 항공업계,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반대의 목소리를 내 고 있다.

“세계 수준의 허브공항으로 육성하기 위해 전문공항운영사와의 전략적 제 휴 등을 포함해 지분 49% 매각을 추진하겠다고 합니다. 대한민국 대표 공 기업이자 세계 최고의 국제공항으로 손꼽히는 인천국제공항을 지분매각 방 식으로, 그것도 전략적 제휴를 포함해서 추진하는 것은 매우 공격적인 민 영화 방식이죠. 공항은 자연독점 사업으로 이는 공기업 민영화 목적에도 부합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국익에도 배치됩니다. 이에 전 직원이 단합해 국민들에게 잘못된 사실을 알리고 정부를 설득하기 위해 싸우고 있죠.”

강 위원장은 거듭 단순히 근로 조건만을 위해 싸우는 것이 아님을 강조했 다. 해마다 3,000억대의 흑자를 내고 있는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지분을 매 각하게 되면 자본주의의 논리에 따라 직원들은 오히려 이익을 얻을지도 모 른다.

“몸은 편할지 몰라도 마음은 편하지 않은 이기적인 생각입니다. 세계 최 초로 3년 연속 일등 공항이라는 성적을 일구어내고 있는 인천국제공항의 건설에서부터 운영, 서비스 노하우를 세계 각국에 알린다면 미래의 대한민 국의 성장 동력으로 거듭날 수 있죠. 하지만 정부는 이런 장점들은 생각하 지 않고 논리도 없이 강행만 하려듭니다.”

노동조합도 시대에 따라 변해야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관리직만 남겨두고 전 업무 파트를 아웃소싱했다.

“2008년 인천국제공항공사 800여 명의 직원 중 120여 명의 비정규직을 2 회에 걸쳐 정규직으로 전환해 이제 40여 명이 남았습니다. 하지만 38개 업 계에 걸쳐 일하고 있는 6,300여 명의 협력사 직원이 문제입니다. 지난 4 년 동안 협력사 직원들의 처우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가시적 인 성과가 나타나고는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정부에서 나서야 하죠. 협력사 직원들은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 열쇠를 쥐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안 타깝게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습니다. 정부는 공기업의 고용정책에 대해 전면 재검토해야 합니다. 고용안정이 뒷받침되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된다면, 근로자들은 열과 성의를 다해 맡은 바 책임을 다할 것입니다. 3년마다 바뀌는 현 제도 내에서는 기술과 노하 우 등이 쌓일 수 없습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구직자들이 선호하는 공기업에 당당히 1위에 선정되 는 등 최고의 인기 직장 중 하나이다. 그만큼 입사 경쟁이 나날이 치열해 져 우수한 인재들이 앞다투어 들어오고 있다. 하지만 비운동권이 학생회장 으로 당선되는 시대를 산 신입사원들은 노동조합에 대해 아는 것은 언론 을 통해 들은 간접적인 것이 전부이다.

“그래서인지 왜곡되게 알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규 조합원들에게 노 동조합의 밝은 부분과 역할, 필요성 등에 대해 이해시키도록 노력하고 있 죠. 하지만 신입사원 연수 기간에 할애 받은 두 시간으로는 너무 부족합니 다. 이에 새로운 제도를 강구하고 있죠.”

강 위원장은 “노동조합 스스로가 틀에 갇혀 시대에 뒤처져 있다”며 “자 본과 정권, 기업환경이 변한만큼 노조도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 자신도 노동조합 활동을 하면서 고정관념에 빠진 적이 있습니다. 노 동조합 간부가 회사에서 주최하는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은 이율배 반이라고 말이죠. 하지만 지금은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상대를 알고 나를 알아야 협상할 수가 있죠. 우리가 속해 있는 기업과 기업환경에 대해 잘 아는 역량 있는 간부를 키워내는 것도 노조의 한 역할입니다.”

9대 위원장 취임식을 앞두고 있는 그는 겸손한 마음으로 노조의 큰 그림 을 구상하고 있다.

“건전한 조직문화를 형성해 직원들이 회사에 매몰되는 것이 아닌 합리적 인 노사관계를 이뤄갈 것입니다. 또한 노동조합이 경영의 한 축이라는 인 식 아래 역할을 다할 것입니다.”

[월간 리크루트 20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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