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경력은 안녕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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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을 보면 항상 뭔가에 바쁜 사람이 있다. 오늘도 어김없이 이어지는 동
창 모임, 회식, 동호회 모임, 각종 학원 등 매일 비슷비슷하게 마주치는 동
료들까지도 수시로 크고 작은 정보를 주고받는다.
“여~ 요즘 뭐 괜찮은 교육 있나?”, “지난번 그 교육은 다녀오니 어떻던
가? 좋은 정보 있으면 같이 나누자고.”
정보화 사회로 접어들고 사회 전반의 문화 수준이나 교육 수준이 높아진 까
닭도 분명 한몫 거들었겠지만 세계경제 변화가 불러오는 바람은 기어코 우
리 사무실 안까지 파고들어 끊임없이 변화하고 새롭게 거듭나라고 당신의
등을 떠밀고 있다.
매일 마주하는 김 대리가 온라인 학습을 신청했다거나 퇴근 후 학원을 수강
하기 시작했다거나 혹은 내가 미처 몰랐던 기관의 교육을 회사의 지원으로
참여했다고 한다면 당신은 과연 언제까지 태연할 수 있을까? 단순한 경쟁의
식에서 시작되든 아니면 순수한 자기 발전적 측면에서 접근하든 경력관리
는 필수가 된 듯하다.
그렇다면 경력관리를 잘 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무조건 다양한 교육과정을
수료하고 언제 사용될지도 모를 자격증들을 구비한 사람? 아니다. 많은 이
들로부터 탄성을 자아낼 수 있을지는 몰라도 그 모든 과정에 하나의 개연성
도 찾을 수 없다면 미안하지만 비싼 학비를 내고 교양수업만 수강했거나 고
상한 취미활동 하나 즐긴 것으로 끝나기 십상이다.
장기적인 목표로 역량을 파악해야
그렇다면 경력관리를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당신의 가치관을 명확히 해야 한다. 라이프스타일의 균형을 최우선으
로 꼽는 사람과 다소 공격적이더라도 목표 성취를 1순위로 삼는 사람이 꾸
려야 할 경력관리 패키지는 서로 다르다. ‘나의 배낭에는 어떤 준비물을
채워 넣을 것인가?’ 하는 문제는 당신이 어떤 여행을 계획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 다음, 나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자. 초행길에 새로 산 구두를 선택하
는 실수를 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내가 가지고 있는 강점을 먼저 살리는
요령이 필요하다. 그림 1의 개인역량 탐색지표를 참고해서 당신만의 매트
릭스를 완성해 본다면 답은 의외로 간단할 수도 있다. 단, 단순히 잘 닦여
있는 능력을 강점으로 착각하는 오류는 범하지 말자. 이런 실수는 단기목표
에서는 승산이 있을지 모르지만 당신의 관심영역 밖에 있는 장기목표는 과
도한 에너지 소진을 유발할지도 모른다. 실제 경험을 적어보면서 자신의 역
량을 파악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 과정을 통해 당신이 앞으로 추구하는 방향을 향해 활시위를 당기고 목표
를 명중시키기 위해 무엇부터 통과시켜야 하는지 그려진다면 2차원적인 그
림을 완성시킨 것이다.
마지막으로, 독창적으로 자신만의 경력관리를 설계하기 위해 이 그림에 시
간이라는 축 하나를 추가해 3차원으로 만든 뒤 입체적인 시각으로 접근해
보자. 잘 알려진 대로 경력목표를 설정할 때 SMART, 3P(그림 2 참고)와 같
은 방법을 사용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단계까지 매우 잘 한다.
하지만 막상 실천하다 보면 현실적인 문제들(시간•경제적 여건, 심리적 갈
등, 현실적 압박 등)로 인해 자주 포기(좌절)하게 된다. ‘전문교육과정을
참여하기에는 업무가 너무 많아요.’, ‘승진을 위해 대학원 진학을 하고
싶은데 학비 조달이 문제예요’, ‘A과정을 수료하면 해결될 거라 생각했지
만 김 대리가 듣는 B과정이 더 좋은 것 같아요.’ 등과 같은 이야기를 한다
면 당신은 2차원의 틀에 갇혀 있는 것이다.
객관적 평가 통해 부족한 점 채워가라
경력관리는 부지런히 채움과 쌓음을 반복해야 하며 이 과정에는 시간이 필
요하다는 것을 인정하자. 의욕만큼 한 번에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욕심을
버리고 우선순위를 두어 차근히 목표에 다가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결국, 경력관리에서 성공하는 사람은, 스스로에 대한 객관적 평가를 바탕으
로 자신만의 매트릭스에 따라 차근차근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는 사
람이라고 할 수 있다. 주변의 누군가가 나보다 경력관리를 잘 하는 듯 보
여 불안한가? 이 글을 읽으며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들부터 주저 말고 적
어보자. 그 메모가 바로 경력관리의 시작이 되어줄 것이다.
이 글을 마치며, 무엇을 할까 불안해하는 이, 방향 없이도 일단 열심히 하
는 이, 의욕은 넘쳤으나 주춤하고 있는 이, 그리고 이 모든 걸 알고 있기
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 이들에게 안부를 물을까 한다.
‘당신의 경력, 안녕하십니까?’
[월간 리크루트 200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