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담기_서울특별시 소방재난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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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담기_서울특별시 소방재난본부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10.02.1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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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STORY: 좌담기_서울특별시 소방재난본부


여성의 강점 소방업무에 활용,
차이만 있을 뿐 차별은 없어!


여성 소방공무원이 점차 많아지고 있지만, 아 직도 여성들이 드문 직업인 것은 확실하다. 이는 화재현장을 다루는 만큼 체력적으로 강한 남성들이 유리하다는 선입견 때문이다. 하지만 소방업무에 는 현장에서 발생하는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예방하는 일부터 행정적인 일까지 오히려 여성의 섬세함과 꼼꼼함이 빛을 발하는 분야도 있다. 또한 화재현장도 여성이라고 출동하지 못할 이유가 뭐가 있겠는가? 물론 체력적 으로 남성과 차이는 있겠지만, 이는 말 그대로 차이일 뿐이다. 이에 각 분 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여성 소방공무원 4인을 만나 이야기꽃을 피 워보았다.

사회•사진 : 김 선정 기자
김현정 (서울용산소방서 예방팀장)
박지 영 (서울강동소방서 성내 119안전센터)
서영신 (서울용산소방서 예방팀 시설지도)
최유진 (서울종로소방서 구급대원)

사회 각자 소속 부서에서 하는 일이 궁금합니다.
현정 예방팀은 크게 3가지 일을 하고 있습니다. 관내 소방대상물의 소방 안전대책을 세우고, 신축 건물이나 리모델링 건물의 소방시설 설치 지도를 하며, 방화관리 업무를 하고 있죠.
영신 저도 마찬가지로 화재가 발생했을 때 초기에 화재를 진압할 수 있도록 소방시설을 최적으로 적용해 최소한의 피해로 그칠 수 있게 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지 영 저는 현장에서 화재 발생 시에 진압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여러 분이 흔히 아는 소방관의 모습이에요.
유진 지영 씨가 현장 에서 진압파트를 맡고 있다면, 저는 종로소방서에서 구급파트 대원으로 일 하고 있습니다. 도움을 요청하는 곳이면 어디든 다 가죠. 종로소방서 소속 이기 때문에 주로 종로구 내에서 출동하지만, 빨리 도착할 수 있는 구급차 가 가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에 서울 어디든 가고 있어요. 안타까운 현실은 출동이 해마다 늘고 있는데, 구급차는 부족한 상태라는 것이죠.

▶▶ 현정
“행정직에 있어서는 남녀의 차이 가 없지만, 현장에서 일한다면
제 몫을 다하기 위해서는 적극성과 진 취성을 가져야 합니다
. 더불어 사명감 없이는 업무를 수행하기 힘들 기 때문에
처음에는 사명감까지는 아니어도 봉사의식은 준비돼 있어 야 합니다.”

사회 소방공무원이 된 계기가 있나요?
현정 대학 시절에는 소방 업무와는 전혀 무관한 생화학을 전공했 어요. 결혼 후 사회생활에 대한 의지가 있었는데, 소방관인 남편을 보면서 그 직업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죠. 마침 여성부에서 여성간부후보생이라 는 제도를 도입했고, 그 제도를 통해 2003년에 입사할 수 있었어요. 그래 서 현재 다른 연령대에 비해 계급이 높죠.
영신 저도 팀장님 과 마찬가지로 대학에서 전혀 관계없는 불문학을 전공했어요. 다만, 학창시 절에 야학활동을 꾸준히 하는 등 봉사활동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대민봉 사 직업에 뜻이 있었죠. 그러던 중 1995년에 여성 소방공무원을 별도로 채 용한다는 공고를 보고 지원했어요. 사실 그 당시는 소방서에 여성 직원이 있는지도 모르던 때였는데, 금녀의 영역에 도전해보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 각에 과감히 도전했죠.
지영 학부시절에 아동학을 전공했어 요. 하지만 공무원이 되고 싶어 막연히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던 중, 소방공 무원 채용 공고를 보았어요. 솔직히 그 땐 딱히 사명감을 가지고 선택한 것 은 아니에요. 다만, 직업 선택에 있어서 돈도 중요하지만, 사람에게 도움 을 주는 직업은 흔치않다는 생각에 지원했어요. 요새는 10% 이내에서 여성 소방관을 채용하고 있어요. 예전에는 대부분 사무직으로 발령이 났지만, 이 제는 채용이 되면 최일선에 배치되고 있죠.
유진 어렸을 적 부터 꿈이 소방관이었기 때문에 학과도 응급구조학을 전공했어요. 졸업 후 병원에서 3년 정도 경험을 쌓고 구급대원으로 지원했죠. 무엇보다 제 성격 이 활달해서 가만히 실내에 있지 못해요.(웃음) 그래서 경찰이나 소방관처 럼 돌아다니는 직업이 좋았죠.

▶▶ 영신
“제가 건축물 시설지도를 하고 있 기 때문에 담당하고 있는 업무의 민원인은
대부분 남성이에요. 따라 서 여성 공무원이 대응하면 경직되고 딱딱할 수 있는 대화를
부드럽 게 분위기를 환기시켜 한결 수월하게 처리할 수 있죠.”

사회 여자이기 때문에 가지는 득과 실이 있다면?
현정 물론 소방업무는 대부분 현장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차별이 아니 라 차이는 있습니다. 남성 직원들과 조화롭게 일하고자 하지만, 일부 부족 함이 있는 것은 사실이죠. 하지만 현장업무를 제외하고 다른 어떤 분야에서 도 여성이기에 가지는 차이는 없습니다. 오히려 여성 특유의 포용의 리더십 이나 대화를 부드럽게 이끄는 기술이 행정파트에서는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영신 제가 건축물 시설지도를 하고 있기 때문에 담당하고 있는 업 무의 민원인은 대부분 남성이에요. 따라서 여성 공무원이 대응하면 경직되 고 딱딱할 수 있는 대화를 부드럽게 분위기를 환기시켜 한결 수월하게 일 을 처리할 수 있죠.
지영 여성 직원이 소수이기 때문에 불 리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소수이기에 적극적으로 열심히 하다보면 오히 려 남성보다 더욱 부각되고 인정받기 쉬운 장점이 있어요. 물론 현장에서 일하다 보면 체력적으로 한계도 있지만, 다들 도와주시고 이해해주기 때문 에 실보다는 득이 많아요.
유진 병원의 간호사가 대부분 여성인 것처럼 구급대원도 마찬가 지로 좀 더 손길이 섬세하기 때문에 여성이 더 유리한 것 같아요. 다만 현 장에서는 들것도 들어야 하고 환자를 업고 뛰기도 해야 하는 만큼 급박한 상황에서는 체력적으로 한계를 느낄 때도 있어요.

▶▶ 유진
“새벽 출동을 해도 한 번도 짜증 을 내본 적이 없어요.
아마 출동이 짜증나는 시점이 오면 그만둬야 하 는 때겠죠?
하지만 그 순간이 오지는 않을 것 같네요. 그만큼 전 후회 해 본 적이 없어요.”

사회 아무래도 조직문화가 남성적이고 보수적일 것 같은데, 실제 로는 어떤가요?
영신 요새는 오히려 역차별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여성 소방공무원에게 우호적인 분위기가 조성돼 있어요. 여성 소방 공무원의 날도 따로 있으며, 워크숍도 따로 하고 있죠. 그래서 오히려 남직 원들의 원성이 자자해요.(웃음) 그만큼 제가 처음 입사했을 당시와는 비교 도 되지 않을 만큼 남성적인 문화가 없어지고 있죠.
유진 처음에는 남성 특유의 문화에 적응하지 못해 힘들었어요. 때로는 농담에 상 처를 입기도 하고 울기도 했죠. 하지만 스스로 이겨내야 할 몫입니다. 그래 서 당구도 치고 족구도 하면서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려고 노력했어요. 이 런 노력 덕분인지 저도 남성들을 이해하게 되고, 남성들도 저를 이해하게 됐죠. 이제는 웬만한 농담은 웃음으로 받아들이고 있어요. 어차피 남성들 이 많은 직장에 왔으니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지 않고서는 공존할 수 없지 요.
지영 현장에서는 무엇보다 팀워크가 중요하기 때문에 남녀를 떠나서 화합하는 문화가 있어요. 또한 대부분 저보다 나이가 많고 남성들이 많기 때문에 마냥 어려워하거나 피하면 자신만 괴로울 뿐이죠. 그 래서 가족처럼, 아버지처럼 생각하고 일하고 있어요. 흔히 여성 소방공무원 을 소방의 꽃이라고 부르는데, 일부에서는 이 말에 반감을 가지기도 하지 만 전 좋게 받아들이고 있어요. 경직된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고 한 가족처 럼 이어주는 역할은 여성의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여성 원해,
이에 체력도 뒷받침 돼야

사회 소방공무원이 되기 위해서 필요한 자질은?
현정 행정직에 있어서는 남녀의 차이가 없지만, 현장에서 일한다면 적극 성과 진취성을 가져야 합니다. 더불어 사명감 없이는 업무를 수행하기 힘들 기 때문에 처음에는 사명감까지는 아니어도 봉사의식은 준비돼있어야 합니 다.
유진 강한 체력과 정신력을 갖춘 사람이 지원했으면 좋 겠어요. 또한 적극성과 긍정심이 겸비된 사람이라면 더욱 좋고요. 스스로 가 항상 발전하고자 하는 사람이 잘 맞을 것 같습니다.
지영 남성과 비교해 체력적으로 어쩔 수 없는 차이는 있어요. 화재현장에 서는 더욱 절실히 느껴지곤 해요. 이럴 땐 스스로에게 화가 나고 안타깝기 도 해요. 그만큼 남자들과 똑같지는 않더라도 뒤지지 않기 위해 체력은 필 수예요. 또한 타고난 체력도 중요하지만, 지속적으로 건강을 관리하는 것 도 중요하죠. 이 외에도 사람을 대면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성격이 밝은 사 람이면 더욱 좋아요.
영신 단순히 멋있어 보여 소방공무원 에 지원하는 사람이라면 도전하지 않는 것이 낫습니다. 근로환경과 여러 조건들이 좋아졌지만, 본인과 가족의 희생이 따라야 하는 힘이 드는 직업 인 것은 분명하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희생정신이 없으면 절대 버틸 수 없 죠.

▶▶ 지영
“현장업무뿐만 아니라 다양한 업 무를 경험한 후 훗날에는 중간관리자가 되고 싶어요.
중간관리자가 되 면 위•아래 있는 직원들이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다리가 되고 싶어 요.”

사회 후회해 본 적은 없나요?
유진 새벽 출동을 해 도 한 번도 짜증을 내본 적이 없어요. 아마 출동이 짜증나는 시점이 오면 그만둬야 하는 때겠죠? 하지만 그 순간이 오지는 않을 것 같네요. 그만큼 전 후회해 본 적이 없어요.
현정 소방공무원은 당직근무가 많고, 눈이 많이 오거나 바람이 많이 부는 등의 자연재해가 닥치면 특별경 계근무에 동원되는 등 예기치 않은 순간이 많죠. 그래서 가사를 함께 해야 하는 기혼인 저에게는 부담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워킹맘이라면 누구나 갖는 생각일 뿐이지 직업을 포기할 정도는 아닙니다.
지영 당연히 후회해본 적은 없어요. 오히려 뿌듯할 때가 많은 걸요. 어디 에서든 소방관이라고 말하면 호감을 가지고 잘 해주세요. 그럴 땐 ‘내가 좋은 직업을 가졌구나’라는 생각에 자랑스러워요. 남들에게 신뢰받는 직업 이 드물잖아요. 잘 선택했다고 생각해요.
영신 후회는 없어 요. 그리고 직업이 소방공무원이라고 하면 처음에는 다들 놀라워 하다가 금 세 친절하게 대해주세요. 그건 제가 잘 해서가 아니라, 선배님들이 잘 했 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도 후배들이 더 좋은 대접을 받을 수 있 도록 잘 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회 앞으로 포부가 있다면 무엇인지요?
현정 적지 않은 나이에 여성 간부후보생으로 입사했기 때문에 어깨가 무겁습니다. 남들에게 선망의 대상 이 되는 만큼 책임감이 크죠. 아직 경력이 짧아 다양한 분야를 경험하지 못 했지만, 두루두루 경험한 후에 여성 기관장이 되고 싶습니다. 또한 현재 중 간관리자 입장인 만큼 여성 특유의 포용의 리더십으로 강점을 살려 제 몫 을 다하는 유능한 관리자가 되고 싶습니다.
유진 과거에는 간호사 자격으로 구급대원이 됐지만, 저는 소방학과도 응급구조사도 1기인 만큼 책임감이 커요. 그동안 두 번 후배를 받은 적이 있는데, 많은 것을 가 르쳐줘야겠다는 욕심이 생기더군요요. 앞으로도 제가 가진 지식을 후배들에 게 최대한 많이 전달하고 싶습니다. 더 나아가 응급의료와 관련해 중추적 인 역할을 하고 싶어요. 또한 선진국처럼 응급의료시스템을 발전시켜 지금 보다 좀 더 높은 생존율을 기록하도록 노력할 거예요.
지영 현장업무뿐만 아니라 다양한 업무를 경험한 후 훗날에는 중간관리자 가 되고 싶어요. 중간관리자가 되면 위•아래 있는 직원들이 원활하게 소통 할 수 있도록 다리가 되고 싶어요.
영신 지금 하고 있는 분 야에서 달인이 되고 싶어요. 요새 조경 같은 눈에 보이는 것은 신경을 쓰는 데, 소방은 자꾸 보이지 않는 쪽으로 감추고 천덕꾸러기가 되고 있어요. 실 제 화재가 발생하기 전까지 그 중요성을 몰라 너무 안타깝죠. 그래서 허가 단계부터 소방시설이 정착될 수 있도록 소신을 다하고자 해요. 예방이 제대 로 되지 않으면 인명 피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항상 공부하고 연구하는 자세를 지니고자 하죠.

[월간 리크루트 20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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