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우울증, 교내 상담소에서 도움받을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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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우울증, 교내 상담소에서 도움받을 수 있어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10.11.11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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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우울증,

교내 상담소에서 도움받을 수 있어



 

지난 4월 통계청에서 발표한 고용동향을 보 면 전반적으로는 고용사정이 호전되고 있지만 청년 실업문제는 오히려 악화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실업률의 두 배가 넘는 청년층 실업률, 40만 명에 육박한 청년 실업자 등의 자료가 보여주듯 최악의 구직난 속에 서 대학생들마저 ‘취업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

 

취업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증 늘어

서울 K대에 재학 중인 이하영(24. 가명) 씨는 8월 졸업을 앞두고 최근 취업 스트레스로 인해 우울증 증세가 심해졌다. 졸업 전 취직을 하지 못하 면 영영 일자리를 구하지 못할 것 같은 불안감과 자신이 쓸모없는 사람일지 도 모른다는 생각이 이씨의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불안감을 떨쳐내기 위해 아침 7시부터 저녁 10시까지 스터디, 영 어 학원, 봉사활동 등 쉴 틈 없이 학업과 취업 준비에 매달리고 있지만 하 루에도 몇 번씩 허탈함과 무기력함에 빠진다. 기대치를 낮춰 이력서를 넣어 도 실패를 할 때면 우울함은 극에 달한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죽고 싶 다’는 생각까지 들면서 그 날은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우울함 속에서 하 루를 보내기도 한다.

더 이상 혼자서 우울증을 견뎌내기 힘들었던 이씨는 전문 병원의 도움 을 받고자 했지만 이 또한 쉽지 않았다. ‘우울증으로 인한 치료를 받았던 기록이 취업에 불이익이 될 수도 있다’는 소문 때문에 병원 찾기가 꺼려졌 기 때문이다. 이씨는 “주위 친구들 역시 취업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는 경 우가 많지만 서로 힘들다는 말만 반복할 뿐 별다른 대책이 없다”며 어려움 을 토로했다.

‘취업 우울증’을 개인의 문제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최근 각종 설문조 사를 살펴보면 이미 개인의 문제를 넘어섰음을 알 수 있다. 30만 명이 넘 는 구직자들 대부분이 ‘취업 스트레스’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 으며 ‘20대 자살 급증’의 원인 중 하나로 취업 우울증이 꼽히기도 했 다.

지난 4월 취업포털 인크루트에서 구직자 347명을 대상으로 ‘취업 스트 레스’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면 구직자 10명 중 9명(구직자의 89.6%)은 다양한 이유로 취업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 났다.

또한 이들 중 87.5%는 취업 스트레스가 일상생활에 매우 심각하거나 다 소 심각하게 지장을 주고 있다고 답했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심리적인 불 안감, 우울증 외에도 대인기피증(16.1%), 불면증(13.4%), 두통(9.7%), 탈모 (4.9%) 증세까지 겪고 있다고 답해 정신적 문제였던 취업 스트레스가 건강 상 문제를 야기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임을 보여주었다.

 

           

취업 우울증, 자살로 내몰기도

취업 우울증이 심해지면 자살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최근 남녀 집단 자 살 사건의 원인 중 하나도 취업 문제로 알려졌으며 각종 상담센터에도 20 대 자살 상담이 증가하고 있다. 서울시자살예방센터에 따르면 취업난이 화 두로 떠오르기 시작한 2008년 7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연령대별 상담 건수 는 20대가 1,976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30대(1,908건), 40대(1,330건), 10대(819건)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서울시자살예방센터의 2005~08년 자살 상담 조사 결과, 20대 자살상담자 782명 중 66.2%인 518명은 자살을 시도 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렇게 20대의 자살 상담이 증가한 데는 구직난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 로 분석됐다. 2009년 아르바이트 구인·구직 포털 ‘알바천국’이 대 학생 621명을 대상으로 ‘자살 충동 경험’을 설문조사한 결과, 최근 자살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 경험이 있는 학생이 전체의 60%에 달했으며 가 장 큰 이유로는 취업난(20%)이 가장 많았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설문조사에서 볼 수 있듯이 취업 우울증은 더 이상 일부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취업 우울증을 앓고 있는 대다수가 제대로 된 도움이나 치 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특히 대학생들은 금전적인 이유와 우울증으로 인 한 치료기록이 취업에 문제가 될까봐 병원을 찾는 것을 꺼린다. 그러나 적 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길로 내몰릴 수 있는 것 이 ‘취업 우울증’인만큼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혼자 해결하려 하지 말고 도움 구할 것

전문가들은 조기에 상담을 받으면 쉽게 치료가 가능하고 조금만 관심을 갖는다면 주변 상담시설이나 대학교에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한 다.

대부분의 대학교에서는 학생생활상담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재학생의 경 우 상담과 심리검사가 무료로 제공되고 철저히 비밀을 보장한다. 때문에 여 러 가지 이유로 병원을 꺼리던 학생들도 가까운 학교에서 마음 편히 도움 을 받을 수 있다. 상담실 홈페이지, 이메일, 전화를 이용해 사전 예약만 하 면 취업 우울증뿐만 아니라 진로, 학업, 대인관계 등에서 어려움을 겪는 학 생들에게도 심리검사나 상담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상담은 1회로 끝 나는 것이 아니라 상담심리전문가와 지속적인 1:1면담을 통해 실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때까지 도움을 받을 수 있어 학생들도 만족감이 높다.

군 제대 후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상담실을 찾은 윤용진(23) 씨는 “심리검사나 적성검사를 통해 내 능력이 어떤 쪽으로 발달돼 있는지 알게 됐고 그에 맞춰 공부하고 취업 준비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불안한 마음 도 사라지고 더 열심히 하게 됐다”며 “주변에 힘들어하는 친구들에게도 상담을 추천하고 있다”고 했다.

한국외국어대학 학생생활상담소의 상담사는 “어려워하지 말고 일단 상 담실에 방문하면 취업 우울증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며 먼 저 도움의 손길을 내밀 것을 부탁했다. 우울증을 겪는 학생들은 스스로 자 신을 탓하고 부정적인 생각을 떨치지 못한 경우가 많아 누군가와의 대화만 으로도 그러한 습관을 개선할 수 있다고 한다. 또 지금 당장 취업 우울증 을 겪지 않는다고 해도 미리미리 “상담을 통해 자신이 진정 원하는 일을 찾고 그 목표를 위한 계획을 세워 규칙적인 생활을 하면 신체적 건강도 지 킬 수 있고 우울증도 방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글┃박민정(경희대 신문방송학 4) 학생기자 alswjd0328@paran.com




[월간 리크루트 20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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