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아닌 창업 준비 하는 20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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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대의 인맥관리 사이트 페이스북 설립 자이자 청년 억만장자의 대열에 오른 마크 주커버그의 나이는 불과 26살이 다. 미국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가 선정한 ‘2009년 아시아를 대표하 는 젊은 기업가 25인’에 선정되기도 했던 위자드웍스 대표 표철민의 나이 역시 26살이다. 이처럼 취업대란 속에서 자신의 길을 만들고 있는 젊은 창 업가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시도하지 않으면 성공도 없다.”
얼마 전 일본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채정현(27) 씨는 몇 해 전부터 생각해오던 쿠폰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작지만 알찬 사무실을 계약했다. 그는 일본 메이지 대학교에 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했으며 배달에서부터 한국어 과외까지 갖은 아르바이 트를 병행하며 유학 생활을 했다. 그렇게 차근차근 모은 돈으로 사업 자금 을 마련했다. 일본에서 돌아온 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은 지금 그는 “프로 그램 개발과 상권 조사 등으로 하루 24시간도 부족하다”며 한탄을 했지만 얼굴에는 의욕과 열정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는 학교에서 쿠폰을 이용한 복지산업에 대한 팀 프로젝트를 하면서 사 업의 기반을 다졌다. 회사 직원이라고 해봐야 그를 포함해 3명에 불과하지 만 기획, 시스템관리, 영업, 프로그래밍, 웹디자인까지 모든 것을 그들 스 스로 만들어 가고 있었다. 하지만 주변에선 사업을 하기엔 나이가 어리다 는 고정관념이 여전해 부정적인 견해가 많다. 긍정적으로 본다고 할지라도 ‘젊은 패기로 한번쯤 도전해 봐도 되겠다’ 정도의 시선이다. 그는 “이 일을 시작하기 전 2년간 홈리빙 사업을 했다. 그러나 경험 부족과 결정적으 로 자금의 한계에 부딪혀 실패했다. 하지만 그 일을 그저 실패로만 생각하지 않는다. 그 때 당시 많은 것을 배 웠고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경험을 통해 이번 사업은 많은 시간을 가지고 수차례 가능성을 검토하고 시장분석과 수요조사 를 한 뒤 시작하는 일이기 때문에 승산이 있다고 믿는다”며 자신감을 보였 다. 취업대란 속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달라는 질문에 “나 역시 일본의 한 보험회사에 특채로 입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내가 하고자 하 는 일을 하고 싶었고 도전하고 싶었다. 안정적인 생활도 중요하지만 새로 운 것에 대한 도전 정신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대답했다.
“취업, 피하는 것이 아닌 꿈을 위한 것!”
인터뷰를 위해 서울의 한 카페에서 만난 임정윤(26) 씨는 팀원들과 한창 회의 중이었다. 아직까 지 사무실을 구하지 못했지만 단골 카페 사장님의 배려로 구석자리 한편에 서 늘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그녀는 “한국의 척박한 문화예술 분 야에서 다양한 장르의 꿈 많은 젊은 예술가들이 모여 서로 소통하고 자신 의 작품 활동을 맘껏 할 수 있는 장(場)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녀가 준비 중인 SUN IN JANG은 20~30대 젊은 예술가들이 모여 자신의 작품을 선 보일 수 있는 웹진과 프로젝트 전시 및 영상 제작 등을 하는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다.
서울예술대학에서 사진을 전공한 그녀는 친구들과 전시를 기획했던 계기 로 본격적으로 사업을 준비하게 됐다며 “전시를 기획하면서 정말 내가 하 고 싶은 일이라고 느꼈다. 또한 예술을 하는 친구들이 작품 활동 외에 겪 는 어려움이나 한계점을 지켜보면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 고 말했다. 사업 자금 조달에 대해서는 “이 일을 같이 하는 친구들 중 아 직 졸업을 하지 않은 사람도 있지만 모두 투잡을 하고 있다. 나는 현재 CRACKER라는 잡지의 포토그래퍼로 일을 하고 있고 학생이라 해도 모두들 아 르바이트를 병행하고 있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원하는 일을 하고자 함께 사업 자금을 마련했고 우리의 기획안 을 가지고 관련 분야의 여러 회사를 돌아다니며 투자자를 찾아다녔다. 거절 당하는 일은 비일비재했지만 그러던 중 운 좋게 몇 군데서 투자를 받을 수 있었다”는 말에서 젊음의 패기가 느껴졌다.
하지만 그녀도 부정적인 시선을 피할 수 없었다. 가장 가까운 주변인들 에게조차 “자선사업 하느냐?”, “돈은 벌 수 있겠나?”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그러나 그녀는 “꼭 많은 돈을 벌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시작한 일은 아니지만 이 일로 인해 돈을 벌 수 없을 것이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충분 히 가능성 있는 분야라고 믿고 오히려 열약한 환경 속에서 내가 발전시키겠 다는 생각을 가지게 하니까 더욱 의지가 타오른다”고 대답했다. 마지막으 로 진로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한 마디 해달라는 질문에 “자신이 정말 원 하는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했으면 좋겠다. 당장 눈앞에 있는 것을 쫓는 것보다 어느 정 도 시간이 흐른 뒤에 자신의 모습을 보았을 때 후회 없는 삶을 살았으면 한 다”고 말했다.
“청년창업에 있어 아이디어는 생명!”
한양대학교 벤처동아리 HVC의 동아리방에 찾아갔을 때 이미 열띤 회의 를 하고 있었다. 작년에도 좋은 성적을 거뒀던 기술사업화 경진대회에 이 번 연도 역시 참가하기 때문에 준비가 한창이었다. 그들은 사업기획과 관련 한 대회나 공모전 준비를 위해 매주 금요일 팀을 나누어 아이디어 회 의를 가지고 서로 프레젠테이션하며 부족한 부분을 발전시키고 있다. HVC 의 회장을 맡고 있는 김도훈(25) 씨는 “선배들의 얘기를 들어 보면 불과 4~5년 전만 해도 직접 기획한 사업안을 가지고 실질적으로 창업을 하게 된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많은 아이디어가 이미 개발돼 아이디어를 내는 것이 훨씬 더 힘들어졌다. 정말 새로운 아이디어가 아니면 창업을 생각하기는 무리가 따른다. 그만큼 아이 템 회의를 중점적으로 동아리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 지원에 대 해서는 “학교에서도 기획안을 검토 후 실질적인 창업의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되면 사무실을 구하거나 영업과 관련해 여러 가지 도움을 주고 있다, 하지만 아이템 선정 단계에서부터 도움이 될 만한 지원을 받고 싶다”고 답 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 가지고 있다면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은 1일 발간한 ‘STEPI 인사이트’ 보고서에서 “1 인 창조기업이란 지식 및 기술집약적인 분야에서 창업자 1인이 창의적 아이 디어를 갖고 비즈니스 네트워크에 진입해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이라며 1 인 창조기업 창업 촉진을 위한 대학의 역할을 집중 분석했다. 또한 서울시 에서 지난 1년 동안 진행한 ‘청년창업 1000 프로젝트’ 1기 참가자 가운 데 60%가 창업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정부에서뿐만 아니라 기업이나 대학 등에서도 청년층의 창업분위기를 조성하고 청년실업을 해소하기 위해 청년 창조기업 지원 사업을 지속해 추진하고 있다. 사실 창업은 취업보다 몇 배는 힘들다. 그러나 기회는 그저 기다리기 만 하는 사람에게 잡히지 않는 법!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열정, 끈기가 있다 면 밖으로 나와 자신이 직접 롤모델이 되기 위해 노력해보는 것은 어떨까?
글┃신동완 학생기자(한양대 신 문방송학 4) ehddhsk17@hanmail.net
[월간 리크루트 20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