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취재ㅣ 신입사원의 하루 : 김민영 광주지방기상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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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취재ㅣ 신입사원의 하루 : 김민영 광주지방기상청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11.04.20 10:3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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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 POWER : 동행취재 - 신입사원의 하루


맞히지 못한 날보다 잘 맞힌 날이 더 많답니다!




김 민 영 광주지방기상청 고창기상대

 

‘적벽대전’에서 동남풍이 없었다면 조조와 유비의 운명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날씨가 역사를 만든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날씨는 인간의 삶 에 광범위한 영향을 끼친다. 날씨가 변덕을 부리면 회사원들은 교통지옥에 빠지거나 지각해 상사에게 혼나기도 한다. 이에 광주지방기상청 소속기관 인 고창기상대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민영 씨를 만나 날씨와 기상인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교대근무로 힘들지만 기상인이 된 이후로 ‘내 얼굴 이 기상청의 얼굴이다’라고 생각하며 오늘도 힘을 내 하늘을 바라본다는 그녀의 일과 속으로 들어가 보자.

 

기상청은 국민에게 날씨정보를 제공하는 국가기관이다. 아침에 일어나 서, 저녁에 자기 전에 꼭 확인하는 것, 라디오나 TV 뉴스에 늘 빠지지 않 고 나오는 것이 바로 날씨예보이다. 날씨는 우리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 고, 일상생활뿐만 아니라 각종 산업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중요한 삶 의 요소이다.

날씨예보를 하기 위해 기상청은 하늘과 땅, 바다에서 입체적으로 기상관 측을 실시하고 있다. 2010년 6월에 성공적으로 발사된 천리안위성도 기상관 측의 임무를 띠고 있으며, 기상 및 기후가 어느 한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 고 전 지구적으로 연속성이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각국은 기상관측자료를 WMO(세계기상기구)를 통해 주고받으며 협력하고 있다.

이 외에도 기상청은 지진, 화산, 기후변화 감시, 기상조절기술 개발, 기 상자원지도 개발 등 날씨예보 외에도 많은 일들을 하고 있다.

 기상청은 본청이 서울에 있고 5개의 지방기상청(부산, 광주, 대 전, 강원, 제주)과 1개의 항공기상청이 있다. 나는 광주지방기상청 고창기 상대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예보구역이 고창, 영광, 함평 세 지역이다. 고 창은 전북에 해당되고 영광, 함평은 전남에 해당이 돼 경험이 많은 광주청 과 전주기상대 예보관님과 충분한 협의를 거친 후 예보를 완성하게 된다.

내가 맡은 업무는 예보, 관측, 통보 업무이다. 예보 업무는 많은 자료 를 참고해 우리 고장의 예보를 생산하고, 관측업무는 예보 생산에 기초가 되는 기상요소를 파악 후 입력·정리하는 일이다. 마지막으로 생산 한 예보, 특보, 기상정보 등을 유관기관에 통보하는 업무를 한다.   

 

AM 8시

7시 50분에 본청과 영상으로 회의하는 브리핑에 참석하기 위해서는 늦어 도 7시 30분까지는 출근해야 하기 때문에 아침에 서둘러 출근 준비를 해야 한다. 브리핑이 끝난 후에는 전날 밤부터 근무한 야근자와 근무교대를 하 고 8시부터 업무를 시작한다. 가장 먼저 전날의 기상요소들을 하나의 표에 정리해놓은 일기상통계표를 보며 틀린 곳이 없는지 검토한다.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는 매 시마다 하늘과 시정을 관측해 기입하 는 일을 해야 한다. 요즘은 기술이 좋아져 기온, 풍속, 기압 등 많은 자료 가 매 분 단위로 자동 수집돼 편리하다. 하지만 하늘상태(구름의 종류, 구 름의 양), 시정, 지면상태 등은 사람의 눈으로 직접 관측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에 맞춰 관측 장소에 나가서 관측을 한다.

오전 중에는 관측뿐만 아니라 전날에 냈던 예보들을 점검한다. 또한 오 전  11시 예보를 위해 실황을 잘 감시해 가면서 예보 수정도 하게 된 다.

오후에는 17시 예보를 내기 위해 여러 가지 일기도, 보조일기도 등을 미 리 봐두고, 14시부터 기온, 풍속, 풍향, 하늘상태, 일기현상, 상대습도, 강 수량, 강수확률 등 기상요소들을 입력한다. 이렇게 17시 예보가 생산되면 예보를 통보하고 18시에는 주간예보를 통보한다. 실황감시를 잘 하면서 20 시에 야근근무자와 교대를 하면 그날의 업무는 끝이다.

한편, 위험기상이 있을 때는 유관기관에 미리 연락을 취해 놓아야 하 고, 기상정보도 수시로 통보하게 된다.

     

PM 8시

야근하는 날은 저녁 8시까지 출근한다. 업무는 일근 때와 비슷하지만 야 간에는 21시, 24시, 3시 이렇게 세 시간에 한 번씩 관측을 하고 3시 이후에 는 8시까지 매 시마다 관측을 한다는 점이 일근 근무와 차이점이다. 다만, 전날 밤을 새워 근무를 했기 때문에 이날은 퇴근한 후 집에 가서 바로 잠 을 청한다. 보통 나는 오후 3시까지는 잠을 자곤 한다. 이렇게 기상청 업 무 특성상 24시간 전일근무를 하고 있으며 4교대로 근무하고 있다. 교대근 무를 하다 보니 힘든 점도 많지만 즐겁게 일하고 있다.

 

두 번의 불합격 끝에 맛본 합격의 달콤함

대학교에서 해양환경을 전공하고, 대기과학을 연계 전공한 나는 대학교 2학년 때 광주지방기상청에 견학을 갔었다. 단순히 날씨예보를 생산하는 곳 이라고 여겼던 기상청에서 받은 첫 느낌은 너무 강렬했다. 그날 이후로 기 상인이 되기 위해 다른 길은 생각하지 않고 기상청만 바라보며 준비해 왔 다. 입사에 필요한 자격증인 사무자동화산업기사, 기상기사를 취득했고, 휴 학을 하고 기상청 공채준비를 했으나 두 번 탈락을 맛보기도 했다. 기상청 시험은 1년에 한번 있어 불합격하면 1년을 기다려야 하며, 그만큼 경쟁률 이 높다. 특히 2009년에는 공채시험이 없어서 2년 동안 준비하면서 많이 방황을 하기도 했다.

 공채준비에만 매달릴 수는 없어 지인을 통해 날씨를 안내하는 ‘131 기상콜센터’에 입사하게 됐다. 그곳에서 6개월여를 일하면서 기상청 이라는 곳에 한 발짝 다가서게 됐다. 기상콜센터에서 많게는 하루 300여 통 의 문의전화를 받으면서 국민들이 기상정보에 대한 관심이 많으며 기상정보 가 국민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을 알게 됐다.

2009년 7월, 콜센터를 그만두고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집은 잠만 자는 곳이었고 하루의 대부분을 독서실에서 보내며, 2년 전에 보았던 시험에서 부족했던 과목에 비중을 두고 공부해 2010년 기상직 공채시험에 합격해 당 당히 기상인이 됐다.

 하지만 입사 후 어려움 점도 많았다. 특히, 기상청을 준비하는 사 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 텐데, 현업자는 교대근무 즉 야근을 해야 한다 는 점이다. 입사 전에는 교대근무를 아무 문제없이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 했지만 막상 해보니 쉽지가 않다. 근무를 하다보면 끼니도 제대로 챙기지 못할 때가 많으며, 일정한 생활패턴을 가질 수 없어 가족 및 친구들과 함 께 할 시간이 많지 않다는 점이 가장 아쉽다.

이렇듯 주말이나 명절이 따로 없는 근무체계로 힘들 때도 있지만, 내가 담당하고 있는 지역의 날씨정보가 해당 지역의 국민들에게 직접 제공되기 때문에 무한한 사명감을 가지고 업무에 임하고 있다.

 

우리나라 기상청 예보정확도 90%, 세계적으로 손꼽혀

밤을 새고 고단한 몸을 이끌고 퇴근할 때는 너무 힘이 들기도 하지만, 내가 생산한 예보가 맞아 그에 따른 칭찬을 들었을 때는 큰 보람을 느낀 다. 반면, 예보가 맞지 않은 날에는 좋지 않은 이야기도 많이 듣는다. 우리 나라 기상청이 날씨를 잘 맞히지 못하는 것으로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 국민 들도 있는데, 잘 맞힌 날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특히, 우 리나라 기상청의 예보정확도는 90% 정도로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굉장히 높은 수준이다. 야구선수는 투수가 던진 공 10개 중 3개 이상만 쳐도 강타 자이고 4개 이상 맞추는 선수가 드문 것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공기의 흐름을 예측해 90%대의 정확도를 기록한다 는 것은 대단한 것이다. 이에 국민들이 기상청의 예보역량을 믿어주고, 예 보의 어려움도 이해해 줬으면 좋겠다.

입사한 지 얼마 안 됐지만 기억나는 에피소드도 참 많다. 내가 근무하 는 고창기상대는 지난해 12월에 기상대 건물을 신축했다. 준공식 날 야근하 던 중, 순간 정전이 돼 아찔했던 기억이 있다. 또한 한 시간에 한 번씩 매 시마다 정해진 시간 안에 관측업무인 기상요소를 입력해야 하기 때문에 집 에서 잠을 자다가도 새벽에 갑자기 벌떡 일어나서 시계를 보게 된다. 혹시 나 입력시간을 놓치지 않았나 하는 걱정이 자면서도 머릿속에서 맴돌고 있 는 것 같다.(웃음) 기상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겪게 되는 일이 아닐까 싶 다.

한편, 기상청은 유난히 더 가족적인 분위기다. 특수한 업무 특성상 서 로 이해해 주는 부분이 많은데, 이는 관사에서 함께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 자연스럽게 형성된 문화이다.

 

간절히 소망하면 이루어진다! 예보분야 전문가 될 것

새해가 밝으면서 발령을 받은 지 벌써 반년이 다 돼 간다. 그러나 여전 히 하루에도 몇 번씩 실수를 해가면서 하나하나 배워가고 있는 초짜이다.

정신없이 일을 배우다 보니 아직 뚜렷한 목표를 생각해보진 못했지만, 어느 정도 경력이 되면 관련 대학원에 진학해 공부를 더 하고 싶은 계획이 있다. 이에 일기도를 보면 한눈에 날씨가 예측되는 예보분야의 전문가로 성 장하고 싶다. 또한 외국어실력을 키워 국제협력분야에서도 일해보고 싶다. 기상청은 공무원 중에 가방끈이 제일 길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그만큼 끊 임없이 공부해야 하기 때문이다. 나도 이러한 꿈을 이루기 위해 지속적으 로 노력할 것이다.

 ‘간절히 소망하면 이루어진다’는 말이 있다. 기상인이 되기 위 해 공부하면서 자주 떠올렸던 문구이다. 간절히 소망하면 그만큼 노력을 해 야 한다. 또한 실패했다고 해서 바로 꿈을 포기하는 사람은 꿈을 이룰 자격 이 없다.

 주위에서 이것저것 하다가 두 마리 토끼를 다 놓치는 경우를 많 이 봤는데, 진로를 정했으면 주위 상황에 신경 쓰지 말고 내 갈 길만 가야 한다. 기상청에는 업무 특성상 합격자 중 대기과학과 출신이 많다. 그래서 비전공자인 내가 과연 입사할 수 있을까 반신반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20 살 때부터 생각해 온 길이고, 기상청을 목표로 준비해 온 시간을 생각하며 ‘오로지 이 길이 내 길이다’라는 마음가짐으로 준비해 달콤한 열매를 얻 을 수 있었다. 이에 기상청을 준비하고 있는 후배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 이 있다.

 “경쟁률이나 비전공자, 이런 것들에 신경 쓰지 말고 내가 공부하 는 만큼, 내가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온다는 것을 믿고 준비하면 언젠가는 기상인이 돼 있을 것입니다.”  

    글·사진│김선정 기자 trustme@hkrecruit.co.kr



[월간 리크루트 20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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뿡뿡이 2022-01-14 01:07:00
건승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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