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관리 케이스 : 다시금 새기는 적성과 흥미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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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관리 케이스 : 다시금 새기는 적성과 흥미의 중요성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11.04.21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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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B & RECRUITING : 경력관리 케이스


다시금 새기는 적성과 흥미의 중요성




 

김 민 숙  ㈜제이엠커리어 컨설턴트

 

초등학교 우등졸업, 중학교 우등졸업, 과학고 조기 수석졸업, 우리나 라 최고의 한국00기술원 졸업. 이정도 스펙이면 혹시 교수나 과학자? 아니 다. 고객은 7년 복무 후 전역한 직업군인 K씨다. 아니 왜? 그의 이력서를 보고 느꼈던 나의 첫 궁금증이었다.

 

센터에 등록된 K씨에게 센터 서비스안내와 담당컨설턴트 소개를 겸해 전 화를 걸었다. 그는 기다렸다는 듯이 반갑게 전화를 받아 주었다. 회원가입 을 하고 ‘언제나 전화가 오나’ 하고 기다렸다는 것이다. 전화를 먼저 주 시지 그랬냐고 묻자 정해진 순서에 의해서 전화가 올 것 같아 기다리고 있 었다는 말씀이었다. 대부분은 서비스를 신청하고는 잊고 있었다는 듯이 ‘아!’ 하는 것과 사뭇 다른 반응이라 기분이 참 좋았다.

전화상담 도중 회원가입 시 기록된 내용을 살펴보니 이해가 돼 웃음이 나왔다. K씨는 전역장교 출신이었다. 아마도 수동적인 조직문화 탓인가 싶 어서였다. 많이 기다렸던 만큼 바로 질문이 쏟아져 들어왔고 요청하는 부분 들이 너무 많아 대면상담을 권하니 흔쾌히 응하고는 바로 다음날 방문을 했 다. 전화상으로도 느꼈지만 밝고 당당해 보이는 표정에 인상이 좋은 30대 남성이었다. 센터에서 하는 일과 본인이 받을 수 있는 서비스에 대해 세세 히 물어보았고 여러 가지 서비스 중 구체적으로 이력서클리닉, 면접클리 닉, 진단도구 사용, 채용정보 제공 등 센터가 할 수 있는 대부분의 서비스를 원했다.

 

적성에 맞지 않는 대학과 전공 선택

먼저 군 경력 외에 그의 일반 스펙이 궁금해 이력서를 요청했고, 이력 서 작성은 처음이라며 벤치마킹할 수 있는 샘플을 원해 파워이력서 샘플을 제공했다. 이력서를 받아보고 놀란 것은 우리나라 최고의 대학이랄 수 있 는 한국00기술원 졸업자이고 전공이 산업경영이며, 그 이력으로 직업군인 의 길을 걸었다는 점 때문이다.

사연인즉 초등학교, 중학교 때부터 탁월하게 공부를 잘해 당연히 과학고 로 가야 되는 줄 알았고 과학고에서도 역시나 조기 수석졸업까지 해 우리나 라 최고 두뇌들의 집합소인 한국00기술원에 입학했다.

그러나 문제는 그때부터였다. 우수한 성적에 맞춰 선택한 대학과 학과 는 그에게 고통이었고 성적은 저조했다. 급기야 자퇴 결심까지 했는데 주변 의 만류로 대안을 모색해 경영과목들은 성적이 좋았던 점을 고려해 전과를 해 산업경영으로 졸업할 수 있었다.

또한 아까운 시간을 낭비하고 본인의 적성과 무관하게 졸업하고 난 후에 도 피하듯 직업군인을 선택했고 7년 복무 후 2009년 하반기 전역을 했을 때 는 벌써 30대가 돼 있었다. 사회에 나와서도 똑똑한 머리를 믿고 전문자격 증에 도전했지만 생활고와 책임감 때문에 전념하지 못했던 탓인지 2차에서 실패했고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센터의 문을 두드리게 됐노라고 했 다.

K씨의 초조함은 정점에 달해 있었다. 센터를 내방했을 때도 자신이 이 나이에 대기업과 괜찮은 중소기업에 취업할 수 있는지, 기업의 급여수준, 근무내용은 무엇인지 질문이 많았다. 심지어 커리어컨설턴트 입장에서 냉정 하게 판단했을 때 본인의 취업가능성이 몇 %나 되는지 솔직하게 말해 달라 고 수차례 질문하는 그의 모습에서 초조함을 느낄 수 있었다.

담당컨설턴트의 답변은 한결같고 단호했다.

“선생님은 100% 취업하십니다. 지금 당장이라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자 신의 적성과 흥미를 고려하지 않은 선택으로 10여 년이라는 긴 시간을 흘려 보내지 않으셨습니까? 그러니 이번에는 선생님 자신에게 집중해 정말 어떤 직업으로 즐겁게 일하고 평생 먹고 살 수 있는지 고민해 보십시오. ‘넘어 진 김에 쉬어간다’는 말이 있잖습니까? 생활고로 사모님께 눈치가 보이겠 지만 다행히 소득활동 중이니 몇 달만 더 참아달라고 사모님과 진솔한 대화 를 나눠 보시죠?”

이렇게 해서 그는 MBTI검사, STRONG검사, 가치관검사로 적성과 흥미 그 리고 가치관까지 알게 된 후에야 비로소 자신을 제대로 알게 됐다며 이런 경험을 좀 더 일찍, 아니 중학교 때 했더라면 본인의 인생이 달라져 있었 을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내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 늦지 않았으니 이제 부터 다시 시작하자고 격려의 말을 해드렸다. 한편으로는 똑똑한 분의 적성 과 흥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 참 손해구나 싶 었다.

 

‘급할수록 돌아가라!’

우리나라는 머리가 좋고 똑똑한 아이들이 가는 곳이 과학고나 외고 등으 로 딱 정해진 것 같고 진학지도 또한 그렇게 하고 있다. 하지만 한번쯤 진 단도구를 통한 적성과 흥미를 파악해 진학지도가 이루어졌더라면 15년의 세 월을 돌아와서 후회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 아닌가? 그래도 이분은 나은 편 이다. 아직 30대이니 일하는 80세까지 50여 년의 세월이 남아있질 않는가? 자기소개서의 그의 생활신조를 보면 ‘달려가다 넘어졌을 때, 성공하는 사 람은 앞을 쳐다보고 실패하는 자는 뒤를 쳐다본다’였다. 잘못된 선택으로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짐작할 수 있었다. 다시는 뒤돌아보고 싶지 않음이 느껴졌다.

상담과 진단을 통해 얻어진 결과로 우리는 전문영업을 선택했고 나이 장 벽이 덜한 제약영업으로 수차례 도전을 시도했다. 하지만 서류전형도 통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R&D, 중소기업 기획·마케팅 분야로 타 깃마케팅을 병행 실시했다. 계속적인 실패에 상처를 받기도 했지만 내색하 지는 않아 안쓰러움이 더해갈 무렵 제약사로부터 면접제의를 받았고 맞춤이 력서, 맞춤가상면접, 이미지 메이킹 등의 철저한 준비로 2차 임원면접을 거 쳐 합격의 영광까지 안게 됐다. 그는 이제 당당한 남편과 두 딸의 아빠로 서 자신 있게 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지난 연말에 K씨에게서 안부전화가 왔다. 잘 다니고 있다며, 입사 후 공 인회계사 시험에 1차 합격해 영업팀에서 재무팀으로 재배치됐으며 연봉도 많아졌다고 전했다. 그는 컨설턴트가 말했던 사이드전략이 통했다고 말했 다. 처음엔 ‘진입장벽이 비교적 덜한 영업직으로 입사에 성공하고 재배치 를 통해 희망부서로 옮길 수 있다’는 조언에 공감을 할 수 없었는데, 실제 로 자신에게 그 일이 생겼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만약 처음부터 재무팀을 원했다면 그는 자격미달로 불합격했을 것이다.

구직활동 시 조급함으로 인해 준비 없이 지원만 반복하면 불합격 역시 반복되고 그 원인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에너지만 낭비하게 된다. 그는 자신 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게 해주고 조급함을 핸들링 해주는 분을 만나 현재 의 자신이 있게 됐다며 연신 고마움을 나타냈다.



[월간 리크루트 2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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