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종 구

경희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취업진로지원처 연구실장

전환기(2002년~현재) 인턴사원제

1997년 12월, IMF 체제에 돌입한 한국 기업사회는 1984년부터 실시해오 던 기업형 인턴사원제의 주도권을 1998년 6월부터 2001년 연말까지 정부와 대학에 각각 넘겨주었다. 1980년 이후 한국 대졸 취업시장에서 취업난이 가 장 먼저 표출된 때가 바로 이 시기였다. 기업조직의 슬림화, 소수 수시채용 에 의한 채용규모의 급감 등 대졸 취업시장이 경색국면을 맞이하면서 고학 력 실업사태는 국내 사회 전반에 걸쳐 사회문제로 급속히 부상했다.

IMF형 인턴사원제가 기업형 인턴사원제로 다시 돌아온 시점은 IMF 체제 가 어느 정도 마무리된 2002년 1월부터였다. 기업들은 1984년부터 도입했 던 대졸 공채의 또 하나의 방법이었던 인턴사원제를 다시 재계했다.    

전환기 인턴사원제의 특징은 인턴사원의 기간이 기업에 맞게 탄력적으 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1980년대 및 90년대와는 다른 패턴이며 국내 기업들이 직무 특성에 맞게 이 제도를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것 을 보여준다. 인턴사원제를 운영하는 기업 수가 급증한 것도 주목해야 한 다. 2008년 9월 현재, 국내 300대 기업 가운데 72개 업체가 인턴사원제를 도입했으며 공채 대신 인턴사원제만으로 직원을 채용하는 기업도 생겨나고 있다.

2000년대 인턴사원제의 가장 큰 특징은 직무위주로 인턴사원제를 운영한 다는 사실이다(표 3 참조). 기존처럼 단순직과 허드렛일에서 벗어나 인턴사 원의 전공에 맞게 자신들이 원하는 직무위주로 배치해 기초직무에서 전문직 무에 이르기까지 인턴실습을 시키고 있다. 이는 입사 전에 직무 및 조직문 화를 사전 체험시켜 향후 정규 입사 시 직무숙련도를 한층 더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인턴사원 입문교육도 기존에 비해 많이 개선됐다. 인턴사원에게도 정규 신입사원에게 적용하는 OJT 프로그램을 투입하고 있다. 인턴사원의 주된 업 무는 정규사원에 준하는 업무를 직접 하거나 측면지원 및 보조하는 만큼 대 부분의 일이 직무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인턴사원에 대한 업무 강도가 매우 높은 만큼 인턴수료 이후 정규 입사율도 높아지고 있다. 300대 기업 72개 인턴 도입업체 가운데 인턴수료자의 60% 이상을 정규 직원으로 입사시 키고 있다. 자사 인턴수료자의 경우 정규 공채 지원 시 서류전형을 면제시 키는 기업도 급증하고 있으며 서류전형을 하는 기업은 일정 점수를 부여하는 이점을 주고 있다. 어떤 형 태로든 입사에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주는 분위기다. 이는 엄청난 비용의 인 턴실습비용을 지불하고 인턴사원 교육을 시키는 만큼 고과평가에서 우수 수 료자를 대상으로 직접 채용을 고려하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 당연한 일이 다.

최근 기업들의 인턴사원제도의 대상은 4학년 1학기 재학생이 대부분이 다. 삼성 계열사 정도만 상반기 인턴대상을 인문사회계열 3학년 2학기 학생 들에게도 기회를 주고 있다. 이외 거의 모든 기업이 4학년 1학기 재학생을 인턴 대상으로 삼고 있다. 이는 한 학기 전에 사전검증한 후 다음 학기에 실시되는 정기 공채 때 채용해 현업에 투입하겠다는 기업들의 의도가 담겨 있다. 최근 인턴사원을 선발하는 전형방법은 1980~90년대와는 달리 정기공 채와 다름없다. 기업들이 인턴사원에게 두는 비중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의 미한다. 지원서와 자기소개서를 요구하며 평가기준은 외국어, 학점, 재학경력관리 등 공채와 매우 유사하 게 진행되고 있다. 공채와 다른 것은 서류전형을 통과할 경우 인턴이 끝난 후 면접을 실시한다는 점이다. 이는 인턴실습 후 고과평가와 묶어서 면접 을 실시하기 때문이다.

인턴사원에 대한 처우도 많이 달라졌다. 100만원 수준에서 지급하는 기 업들이 대부분이며 최저 지급액이 60만원 정도로 기존에 비해 처우가 두 배 이상 개선됐다. 물가상승률에 따른 처우개선도 있겠지만 우수인재 확보 차원에서 이것 또한 투자 개념으로 생각하며 기업 홍보효과도 동시에 얻겠 다는 생각이 깔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