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만장 취업수기 : 취업의 지름길 "목표 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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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만장 취업수기 : 취업의 지름길 "목표 설정"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11.09.14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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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B & RECRUITIING : 파란만장 취업수기


취업의 지름길 ‘목표 설정’


 

100여 곳의 ‘묻지마 입사’ 지원. 1승 100패.

하루 3곳, 많게는 7곳에 이력서를 넣었다. 국내에 이름 꽤나 알려진 기 업 중에 내 이름 석 자를 넣지 않는 곳을 고르라면 아마도 더 빠르게 고를 수 있을 것이다. 지난 1년은 이렇게 나에게 고통과 시련의 연속이었다.

대학교를 졸업할 즈음에는 대부분 두 갈래의 길에 서서 고민을 하게 된 다. 하나는 학업을 이어 대학원에 진학하는 길이고, 또 다른 하나는 취업전 선에 뛰어드는 길이다. 나는 평점이 3.6점일 정도로 그다지 공부에는 흥미 를 갖고 있지 않았다. 애초부터 대학원 진학은 생각하지 않았고 막연히 ‘졸업하고 취업해야지’라는 생각만 갖고 있었다. 그리고 2월에 졸업하자 마자 스펙을 위한 유학을 다녀왔다. 1년의 유학생활은 나에게 있어 해외 경 험과 스펙을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으며, 어느 정도 자신감을 품을 수 있는 계기였다.

나는 상반기 공채시즌이 되자 남들이 한번쯤은 다 넣는다는 대기업 위주 로 직무에 상관없이 이력서를 넣기 시작했다.

서류탈락, 서류탈락, 서류탈락, 면접탈락, 면접탈락, 서류탈락…. 한 두 번은 그러려니 했다. 간혹 면접의 기회도 있었으니 단지 ‘운이 없었 다’라는 자기 합리화에만 급급해 탈락 이유는 파악하지 않은 채 상반기 공 채시즌을 마감했다. 그리고 이어진 하반기 공채도 마찬가지로 묻지마 지원 은 계속 됐다. 결과는 역시 탈락의 연속이었다.

스펙이 문제일까? 내 외모가 문제일까?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가? 점점 쌓여가는 스트레스로 얼굴은 그늘지고 대외기피증 같은 것도 생기게 되었 다. 패배자라는 생각에 자괴감에 빠져 그냥 멀리 도망쳐 버리고 싶은 마음 이 간절했다.

1년이란 세월을 그렇게 흘려보내고 2011년 상반기 공채시즌이 다시 시작 되었다. 정말이지 최대한 많은 입사지원을 통해 단 한 곳만이라도 합격하자 라는 생각이 간절했다. 그리고 나름대로 분석해 봤다. 어떤 점이 문제인가?

나의 전공은 회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전공과 무관한 인사부문 을 지원하고 구매부문을 지원했다. 학점 중에 회계가 제일 높았고, 제일 재 미있게 공부했던 전공이었는데도 말이다. 막연히 대기업의 사무직군이라면 무조건 지원했던 내 자신을 되돌아보니 헛웃음만 나왔다. 부끄럽고 창피한 생각이 들었다.

전에 면접에서도 “당신은 회계전공인데 왜 물류부문을 지원했나요?”, “당신은 회계부문이 더 맞지 않을까요?”라는 질문을 받았는데 답변을 못 한 기억이 있다. 그렇다. 난 나와 맞지도 않는 옷을 억지로 입으려고 헛수 고만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때부터 지원했던 기업 중에 회계부문이 아니면 모두 입사지원을 철회 했고, 채용공고 중 회계부문을 세밀히 파악해 지원서를 넣기 시작했다. 결 과는 연속된 서류합격이었다. 서류 통과한 여러 기업체에서 면접을 보았고 결국 최종합격이라는 축가를 듣게 되었다. 수많은 실패 속에 처음으로 이뤄 낸 값진 승리. 드디어 그렇게 바라고 바라던 1승이다. 그 귀중한 1승을 손 에 넣으며 생각해보니 목표 없이 항해하는 유령선처럼 내 자신이 그래왔었 다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지 그제야 깨달았다.

 진정 내가 무엇을 좋아했는지, 무엇을 잘 할 수 있는지를 전혀 생 각지 않고 ‘묻지마 지원’만 했던 지난 1년의 시간. 지금 생각해보면 ‘목 표 설정’이 확실히 있었다면 취업전선에서 1승 무패이지 않았을까 조심스 레 되짚어본다.



[월간 리크루트 20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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