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인턴체험기 : 김유진 피난처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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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인턴체험기 : 김유진 피난처 인턴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11.11.3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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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 POWER : 나 의 인턴체험기

 

나중이 아닌, 지금 할 수 있 는 것을 찾아야!

 

김 유 진 피난처 인턴(한동대학교 법학 과 05학번)

 박해 때문에 다른 나라로 피난하여 자신의 나 라로 돌아갈 수 없는 사람들을 난민이라고 한다. ‘피난처’는 이런 난민들 에게 피난처를 제공하는 난민지원전문단체이다. 난민 문제, 아직은 생소할 수 있지만 먼 나라의 이야기는 아니다. 세계에는 3000만의 난민이 있고 한 국에도 파키스탄, 미얀마, 방글라데시, 에티오피아, 콩고 등 세계 각지에 서 온 2천 명이 넘는 난민신청자들이 있다.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한 학생이 라고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진지한 눈빛을 보여준 김유진 씨. 자신의 입장 을 대변할 수 없는 사람들을 돕고 싶다고 말하는 그녀를 만나본다.

 

법학을 전공한 유진 씨는 대학 시절 1년 동안 해외봉사 를 다녀왔다. 봉사를 목적으로 간 것이긴 했지만, 주인이 아닌 객의 입장으 로 타국에서 지낸다는 것이 정말 쉽지 않음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분쟁지역이라는 이유도 있었지만, 비자도 잘 나오지 않아서 맘고생 이 심했다.

“해외 봉사에 참여하기 전까지는 외국인에 대해 특별 히 관심을 가져 본 적이 없었어요. 그런데 막상 제가 외국에서 이방인의 생 활을 하고 나니까 국내에 있는 외국인들의 삶에 관심이 생기더라고요. 한국 에 돌아와서 저의 전공을 활용하면서 뭔가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찾다 보니 ‘피난처’ 인턴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유진 씨도 이주민이나 외국인노동자들은 언 론을 통해 들어서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만, 난민이나 난민지원기관에 대 해 전혀 알지 못했기 때문에 난민이 박해를 피해서 온 사람들이라는 것도 피난처에 지원하면서 알게 되었다. 유진 씨는 난민이 점점 증가하고 있는 시점에서 법률적으로 이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 고민하기 시작했 다.

 “피난처 인턴은 기본적인 교통비 정도만 지급되 기 때문에 돈을 바라고 하는 일은 아니에요. 정말 난민을 돕는 것에 대한 진심이 있어야 하고, 열정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면접 때도 지원 동기에 대 한 질문을 가장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꼭 법학과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이 분야에 대한 관심이 있다면 지원이 가능한데, 능통하진 않더라도 외국어 를 잘하면 일을 하는 데 훨씬 유리할 수 있어요. 저는 전공이 법학이라서 외국어능력이 그렇게 뛰어나진 않았는데, 실제 현장에서 일하고, 필요한 말 들을 외우고, 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니까 저절로 생존영어가 늘더라고요. 정말 많은 것을 배우고, 발 전시킬 수 있었습니다.”

 작고 사소한 것에 성실해야

 피난처의 공식 인턴 임기는 1~6개월로, 주 2~4회 (최소 주2회, 6개월 이상) 정도 일을 하게 된다. 유진 씨는 올해 2월부터 인턴을 시작해서 8월에 공식적인 활동은 마쳤지만, 자신이 맡은 사건에 대 한 책임감과 열정으로 아직도 피난처 일을 돕고 있다.

“제가 하고 있는 일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분들도 계 시는데, 간단히 말하면 난민에 대한 법률적 지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 나라에 난민 신청을 한 분들은 난민으로 인정받기 위해 법적 절차를 밟게 되는데, 낯선 나라에서 언어적인 문제로 인해 도저히 스스로는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라 이를 돕는 것이죠. 법률 상담을 해주고, 인터뷰를 걸쳐서 필 요한 서류를 준비하고, 자료를 번역하고, 법률 문서를 작성, 통역하는 등 재판 준비 뿐 아니라 현장에서도 난민들의 입장에서 의사전달을 합니다. 난 민으로 인정받을 확률이 굉장히 낮기 때문에 재판에서 거절되는 일이 다반사이고, 그런 경우 재소송을 통해 서 미흡한 자료를 다시 보충해 기회를 얻게 됩니다.”

 일반인이, 그것도 학생의 신분으로 소송에 참여한 다는 것이 쉽게 할 수 있는 경험이 아니고, 학문적으로만 알았던 부분을 현 장에서 직접 경험해 볼 수 있기 때문에 유진 씨에게는 피난처 인턴 경험은 그 무엇보다 큰 도움이 되었다.     유진 씨는 전공 이 법학이지만 다른 인턴들의 경우, 국제정치, 국제지역, 정치외교 등 글로 벌 사회나 외국어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이 많다. 아무래도 난민들과 소통하 고 함께 일해가려면 외국어나 타 문화에 대한 관심이 꼭 필요하기 때문이 다.

 “지금 제가 맡아서 진행하고 있는 사건은 미얀 마 사건인데, 처음부터 해오던 사건이 아니라 2심 중간에 맡게 된 사건이에 요. 사실 이 사건을 처음 맡고, 여러 가지 서류를 봤을 때는 서면 상으로 뚜렷한 사유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저조차도 확신이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재판에 임박해서 사건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게 됐고, 그 나라의 상황과 여러 가지 정황을 봤을 때 난민 신청을 한 분들이 이해되기 시작했 어요. 조금 늦긴 했지만 최선을 다해 재판을 준비했죠. 하지만, 2심은 1심 그대로 종결되었고, 그 분들에게 정말 죄송했습니다. 이렇게 그만두면 제 자신에게도 너무 부끄러울 것 같다 는 생각이 들어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사건 종료 하루 전날 재개 를 신청했는데, 하늘이 도왔는지 변론의 기회를 갖게 되었어요.”

 미얀마에서 온 새로운 증거와 함께 자료들을 더 보충하고 준비하면서 재심을 기다리고 있는 유진 씨. 끝을 알 수 없는 상태 로 빠질 수도 있는 사건이지만, 자신의 입장을 대변할 수 없는 사람들을 도 울 수 있다는 생각에 그 부담감의 무게가 그리 크게 느껴지지 않는 듯 했 다.

 “제가 그 분들을 도울 수 있는 이유는 그 분들보 다 한국말을 더 잘한다는 것과 한국이라는 곳에 더 익숙하기 때문인 것 같 아요. 제가 얼마나 최선을 다하느냐에 따라, 또 얼마나 더 수고하느냐에 따 라 한 사람의 인생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새삼 다시 깨닫게 되었죠. 작 고 사소한 것들에 더욱 성실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꿈을 향해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어

 난민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인종차별, 정치적 견 해, 국적, 특정집단, 종족분쟁, 반정부 운동 등 난민협약에 의거하여 일정 자격요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하지만 난민으로 인정을 받는다고 해도 체류 허가만 받을 뿐 경제적 지원이나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그 어떤 지원도 없 기 때문에 그 이후의 삶에 대한 지원정책이 다급한 실정이다.

 “피난처의 이호택 대표님이 난민에 대해 하신 말 씀 중에 가장 와 닿았던 것이 바로 ‘난민은 용감한 사람이다’라는 말이었 어요. 사실, 난민이라고 하면 그저 불쌍하고, 동정 받아야 할 대상이라는 생각이 컸었는데, 대표님의 말씀을 통해 난민은 삶에 대한 강한 의지와 신 념을 가지고 미래를 꿈꾸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죠. 그리고 개인 적으로는 인턴생활을 통해 제가 가지고 있던 꿈으로 한걸음 더 나아간 것 같습니다. ‘지금 많은 것을 준비해서 나중에 꼭 큰일을 해야지!’가 아니 라 지금 내가 있는 위치에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거든요. 작은 일이라도 지 금 당장 할 수 있는 일들을 해 나가다보면 멀게만 느껴졌던 꿈들이 현실로 다가올 것이라 믿게 되었습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찾아서 방향을 설 정했다면, 꿈만 꾸지 말고, 현재에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서 실천하고 경 험해보길 추천합니다!”  

 

  글·사진|이상미 기 자 young@hkrecru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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