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유저 인터뷰 : 사람냄새 나는 SNS로 흘러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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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유저 인터뷰 : 사람냄새 나는 SNS로 흘러가야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12.06.15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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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30주년 기획특집Ⅱ SNS유저 인터뷰

 

 

사람냄새 나는 SNS로 흘러가야

 

 

시대와 기술은 달라도, 무언가를 통해 사람들은 계속 해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서로 소통하길 원한다. 그런 사람들의 니즈는 통신, 인터넷이라는 기술을 발전시켜 왔고, 지금의 현 시대는 그 모든 것 이 SNS라는 단어에 집중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사람들 은 시대마다 발전해 온 통신기술을 어떻게 이용해 왔을까?

 

이광형(33세, 전문직)

 

 중학교 2학년 때 친척 형이 하이텔의 전신인 케텔 (ketel)을 사용해 채팅방에서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것을 보고 재미있어 보 여서 처음 PC통신을 이용하기 시작했다는 광형 씨. 그는 그날 바로 용산에 가서 모뎀을 구입해 와 집에 설치했다.

 “그때 모뎀 속도가 2400bps 정도였어요. 지금과 비교하면 터무니없는 속도였죠. PC통신을 이용해서 게임을 받기도 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1MB 정도의 게임을 받는데 4~5시간정도 걸렸던 것 같아 요. 그때는 인터넷이 아니라 전화선을 이용했기 때문에 다운 받는 동안에 는 다른 사람이 전화를 해도 통화 중인 것으로 표시됐어요. 한 달에 많게 는 몇십만 원씩 전화비가 나오기도 했죠. PC통신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서 회선이 부족해지자 접속자가 집중되는 밤 10시~12시에는 접속하기 위해 대기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어요.”

 그 당시 PC통신은 하이텔, 천리안, 나우누리가 대 표 주자였는데 모뎀 속도가 점점 빨라지면서 사용자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 어났고, 사용료가 없는 무료 PC통신도 생겨났다.

  PC통신을 통해 채팅이라 는 서비스가 처음 생겼고, 관심사가 같은 사람들끼리 모이는 동호회 커뮤니 티가 활성화되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은 게시판에 글을 올리고 답글을 다는 방식으로 서로 이야기를 나눴다. 그 당시에는 온라인 공간에 모임을 만들려 면 누군가가 회원들을 모아 회사에 신청서를 내야 방을 개설해 주었기 때문 에 지금처럼 무분별하게 모임이 생기지 않았고, 같은 동호회 회원들끼리는 서로 간에 예의를 지킬 줄 알았다.

“통신상에서 만나는 정팅(정기채팅)뿐 아니라 번개(갑 작스런 모임), 정모(정기모임)라는 신조어가 그때 처음 생기기 시작했어 요. PC통신을 통해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이 굉장히 큰 즐거움이었고요. 저는‘뮤직매니아’라는 음악 동호회에서 활동했는데 그 당시 부시삽 (sysop), 즉 운영진으로 활동했죠. 오프라인에서 사람들을 만나기도 했는 데 온라인으로만 알다가 처음으로 얼굴을 보니 조금 어색하기도 했지만 정 기적으로 만나다 보니 금방 친해지고 편해졌어요. 그렇게 또 하나의 네트워 크가 형성된 거죠.”

 지금은 사회 전반적으로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편 이지만, 그 당시만 해도 커뮤니티 모임이 굉장히 활성화 되어 있었고, 특 히 관심사가 같은 사람들끼리 만나면 시간 가는 줄 몰랐다.

 “PC통신을 통해서 게임 동호회 활동도 했었는 데, 오락실을 빌려서 대전이나 대회를 열어 겨루기도 했어요. 양재역에 PC 통신 게임 동호회 사람들이 자주 모이는‘메가존’이라는 오락실이 있었는 데 지금은 아마 없어졌을 거예요. 사람들이 PC통신을 통해 테이프나 CD가 아닌 MP3로 음악을 공유하기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불법 MP3 다운로드가 시 작되었다고 볼 수 있죠.”

 

변화하는 환경만큼이나 유행 변화 도 빨라

PC통신이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을 때쯤, 인터넷 이 보급되기 시작했지만 그 당시의 모뎀 사양으로는 접속이 어려웠기 때문 에 한동안은 큰 변화가 없는 듯했다. 하지만 점차 모뎀의 사양이 높아지면 서 속도가 빨라지자 PC통신 유저들은 하나 둘씩 인터넷의 세계로 발을 들 여 놓기 시작했다.

 “결정적으로 케이블 모뎀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접속 속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졌어요. 그러다 보니 사람들은 인터넷을 더 편리한 서비스로 인식하기 시작했죠. 텍스트 위주였던 PC통신에서 그림 위주의 인터넷으로 사용 환경이 변했는데, 기존 PC통신 3사는 빠른 시대의 변화에 대한 대응이 늦었고, 대안을 찾았을 땐 이미 인터넷 포털서비스 주 자들이 앞지른 다음이었어요.”

 당시 인터넷에서는 커뮤니티 공간으로 가장 먼저 ‘다음 카페’가 만들어졌고, 이어서 라이코스 클럽, 프리챌 등이 성행했 다. PC통신에서 동호회 활동을 하던 사람들은 인터넷의 새로운 공간을 찾 아 정착하기 시작했다. 인터넷의 최대 강점은 모임 공간을 개개인이 자유롭 게 만들 수 있다는 것과 자신만의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하 지만 지금처럼 클릭 몇 번으로 만들 수 있는 시스템은 아니었고, HTML이라 는 전문적인 기술이나 툴을 이용해야 했다.

 “인터넷이 활성화되면서 관심이 같거나 친목을 위한 모임외에 새로운 사람을 찾거나 예전 친구를 찾는 획기적인 서비스가 나타나기 시작했어요. 대표적인 것이 바로‘아이러브스쿨’이었죠. 그때가 아마 제가 대학에 들어갔을 때였는데, 실제로 아이러브스쿨에서 연락이 되 지 않았던 동창을 찾기도 했어요. 하지만 군대 갈 때까지 성행했던 그 서비 스는 제가 제대할 때쯤이 되니 하향세를 타더라고요. 인터넷이 발전하는 속 도만큼이나 IT분야의 유행은 정말 빠르게 변화한다는 걸 느꼈죠.”

 광형 씨가 제대한 후, 그 유명한 싸이월드가 등장 했다. 홈페이지가 다운이 될 정도로 기하급수적으로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싸이월드의 인기는 식을 줄 몰랐고 사람들의 니즈에 맞게 서비스도 발달하 기 시작했다.

“주변에 싸이월드를 안 하는 사람을 찾기가 어려울 정 도로 그 인기는 대단했어요. 파도타기를 통해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과도 관계를 맺는 일이 많았죠. 서로의 미니홈피를 방문하면 서 소식을 전했고, 자신을 표현하는 공간을 꾸미는 것도 색다른 즐거움이었어요. 오프라인에서 는 힘든 소통이 온라인에서는 가능했던 거죠. 아마도 온라인이기 때문에 부 담감을 덜 느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이때까지만해도 SNS라는 용어는 생소했 다. 그 시발점이 된 건 바로 스마트폰의 보급.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해 외 서비스도 국내에 스마트폰이 사용되기 시작하면서부터 본격적인 성장세 를 탔다.

 “굳이 컴퓨터가 없어도 핸드폰으로 거의 모든 소 통을 다 할 수 있게 돼서 어떤 이슈나 사건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이나 정보 도 정말 빠르게 퍼지는 것 같아요. 어쩌다가 물건을 사거나 어느 곳을 갈 때도 사람들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요. 하지만, 정보유출 사건 처럼 개개인의 정보가 쉽게 유출된다는 것이 가장 큰 부작용이겠죠. 과거 와 비교했을 때 점점 더 사람냄새가 없어지는 것도 문제고요. 과거에도 커 뮤니티나 모임이 있었지만 지금처럼‘마녀사냥’같은 건 전혀 없었거든요. SNS를 더욱 활성화 시킬 수 있는 기술과 시스템이 발전하더라도 이를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가는 건 이용자 들의 몫이라고 생각해요. 앞으로의 SNS는 사람냄새가 나면서도 빠르게 정보 가 흐르는 그런 모습이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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