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커버그의 전공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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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커버그의 전공은 무엇일까?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14.03.25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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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커버그의 전공은 무엇일까?


미국의 한 대학생이 여자친구에게 차이고 그날 밤 ‘매력적인 여성 투표’라는 웹사이트(facemash.com)를 만들었다. 예전 우리나라 예능 프로그램에서 여성 사진 두 장을 계속 비교해서 한 명의 이상형이 남을 때까지 진행했던 그 방식과 닮았다. ‘매력적인 여성 투표’에 사용된 여성 사진은 그 대학의 기숙사의 정보를 해킹해서 얻었다. 몇 시간 후인 새벽 4시에 2만2천 명이 몰려왔다. 대학의 서버는 접속자 폭주로 다운됐다. 그 소문을 듣고 학교 선배가 찾아와 인맥관리 사이트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그는 하버드 대학 학생을 대상으로 그들이 직접 사진과 프로필을 올리고 친구들과 공유하는 서비스를 제작했다. 현재 이 서비스는 10억 명의 회원으로부터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


이 사례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바로 페이스북 CEO 마크 주커버그이다. 페이스북의 성공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인간의 본성인 ‘관계 맺기’를 자극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페이스북이 커뮤니케이션 혁명을 일으킬 수 있었던 것은 주커버그의 인문학적 DNA 덕분이다. 주커버그는 컴퓨터공학과 함께 심리학을 전공했다. ‘사람들이 가장 흥미로워하는 것은 바로 다른 사람들이다’라는 것이 그가 심리학을 선택한 이유였다. 한번 빠져들면 사용을 멈출 수 없는 서비스를 창조한 힘은 인간에 대한 통찰에서 비롯된 것이다.
자, 두 번째 퀴즈를 내보겠다. 애플의 창시자 스티브잡스의 전공은 무엇일까? 그의 전공은 컴퓨터공학도 수학도 아닌 철학이었다. 대학을 6개월 만에 자퇴한 잡스는 대학의 평생교육강좌를 들으며 서체 공부에 몰두했다. 그는 이후 단순한 컬러와 디자인으로 MP3와 핸드폰, 컴퓨터 등에서 세계의 혁신을 주도했다. 애플은 아이폰 개발 이후부터 단독 질주했다. 그 당시 경쟁사인 삼성, LG, 모토로라, 노키아는 애플의 질주를 바라만 보고 있었다. 그 결과 사업 악화에 빠진 모토로라는 구글에, 노키아는 MS에 인수됐다. 모토로라와 노키아 등이 이런 쓴맛을 맛본 이유는 제품을 만들 때 ‘인간의 니즈’를 적극적으로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애플이 가진 기술은 삼성과 LG가 충분히 가지고 있었다. LG와 삼성이 스마트폰 점유율을 그렇게 빨리 높인 것만 봐도 알 수 있지 않은가. 이제 문제의 본질은 기술이 아니다. 어떻게 만드느냐 이전에 무엇을 만들지에 대한 통찰력이 있어야 한다.

요즘 대기업의 화두, '인문학'
최근 우리나라 대기업은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매우 커졌다. 이공계 인재들이 프로젝트에 묻혀서 제품 개발만 하다 보니 창의성이 떨어져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개발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SK C&C는 인문학 토크인 ‘행복콘서트’를 열고 LG전자는 임직원 대상 사내 교육 사이트인 ‘러닝넷’에 ‘EBS 인문학관’ 코너를 개설했다. 임직원 교육뿐만 아니라 채용 트렌드도 바뀌었다. 삼성전자와 삼성SDS는 ‘삼성 컨버전스 소프트웨어 아카데미’를 마련해 소프트웨어 직군에 인문계 출신자들을 채용했다. 인문학적 소양과 감성을 입힐 수 있는 융합형 인재를 키우려는 목적이다. 포스코는 대학 2학년을 선발하여 장학금을 지원하고 졸업 후 입사시키는 ‘포스코 스칼라십’을 운영 중인데, 여기에 뽑힌 기술계 학생은 졸업 때까지 문학, 사회, 철학, 경영 등 회사에서 지정한 수업을 의무적으로 들어야 한다.
기업은 이공계생에게 기대하는 바가 늘었다. 전공은 기본이요, 인문학적 소양도 바란다. 나무와 숲, 둘 다를 볼 수 있는 인재를 원하는 것이다. 자, 이제 우리는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최근 한 대학에서 만났던 성호 씨는 바로 기업이 원하는 통섭형 인재였다. 전자공학을 전공한 그는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쌓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수소문을 해서 시사 동아리에 가입을 했다. 회원은 20명이었는데, 그 중 공대생은 2명이었다. 다른 전공을 하는 친구들과 함께 매주 다양한 주제를 선정해 발표하고 토론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시사상식이 쌓였다. 해외 교환학생을 갔을 때는 경영, 경제 수업을 들으며 팀원들과 토론을 했다. 이를 통해 공대생으로서 부족할 수 있는 경영, 경제 상식을 키웠다. 소득은 하나 더 있었다. 평소 관심을 갖고 있었던 메모리 분야를 어떻게 발전시키면 회사는 물론 고객에게 도움이 될지 논리를 탄탄히 할 수 있었다. 이런 인재를 기업이 몰라볼 리 없었다. 그는 국내 굴지의 전자회사 메모리사업부에 성공취업했다.
당신도 성호 씨처럼 기업이 탐내는 인재가 되고 싶지 않은가? 그렇다면, 당신의 매력에 인문학적 소양을 더하라. 방법은 그리 어렵지 않다. 대학교에서 제어계측공학을 전공한 나는 대학교 때 심리학에 관심이 있어 심리학 교양과목을 듣고 심리학 책을 여러 권 챙겨 읽었다. 이런 노력만으로도 사람의 다양성을 이해하는 데 유용했다. 당신이 졸업을 했다면 철학이나 문학, 예술 관련 책을 몇 권 챙겨보라. 테드 등의 동영상 강의를 듣는 것도 괜찮다. 이렇게 작은 노력이 쌓이면 당신의 매력지수는 올라간다.

나의 인문학적 소양을 강조하라!
인문학은 인간의 조건에 관해 탐구하는 학문이다. 자연과학과 사회과학이 경험적인 접근을 주로 사용하는 것과는 달리, 분석적이고 비판적인 방법을 폭넓게 사용한다. 인문과학의 분야는 다양하다. 철학, 문학, 역사학, 고고학, 언어학, 종교학, 여성학, 미학, 예술, 음악, 신학 등이 있는데, 우선 관심분야부터 읽고 한 분야씩 추가해보라. 대학교 저학년이라면 매학기 인문학 강의를 들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정말 듣고 싶은 강의가 있다면 해당 교수님께 양해를 구하고 청강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지인은 대학교 때 사회학을 전공했는데 폭넓은 공부를 하고 싶어 철학과 수학 전공과목을 수강했다. 다른 학과 전공을 듣다 보니 경쟁에서 밀려 학점은 못 건졌지만 확실히 세상 보는 눈은 넓어졌다고 했다. 입사 지원을 코앞에 두고 있다면, 지원회사의 추천도서를 읽는 것도 좋다. LG그룹은 <창의력에 미쳐라> <생각지도 못한 생각지도> <노자 강의> <느림과 비움의 미학> <마흔 논어를 읽어야 할 시간> 등을, SK이노베이션은 <시에게 과학을 묻다> <한국 음악의 거장들> <민주주의 내부의 적> <근대를 말하다> 등을 추천했다.
인문학적 소양을 쌓았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표현하고 강조하라. 말하지 않으면 아무도 모른다. 채용 전 과정에 이를 어필해야 한다. 고객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전공공부는 물론 인문학적 소양을 쌓았다고 자기소개서에 적어라. 이러한 노력은 취업 뿐 아니라 당신의 삶에도 도움을 줄 것이다. 인문학을 처음 접한 직장인들은 대부분 인문학 공부를 통해 마음의 안정을 얻는 힐링 효과를 경험했다고 입을 모은다. 그동안 쌓은 전공지식에 인문학적 소양을 더하라. 당신이 제2의 주커버그와 스티브잡스가 될 날이 멀지 않았다. 
 
임영찬
커리어프렌즈 대표 컨설턴트, ‘이공계 성공 취업스토리’ 커뮤니티 운영
<뽑히는 이공계 취업>, <인턴은 전략이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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