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스펙으로 무장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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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스펙으로 무장할 필요가 없다!
  • 권민정 기자
  • 승인 2015.06.26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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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이슈 분석

수많은 대학민국 학생들은 대학 입학을 목표로 수능 공부를 치른다. 학벌주의가 팽배한 한국 사회에서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학생들과 학부형들은 갖은 애를 써야 한다. 대부분의 학생이 비교적 공부하기 수월한 문과를 선택하는 이유다. 대학을 선택할 때도 학생들은 전공을 고려하기보다는 수능 점수에 맞춰 조금이라도 더 높은 대학에 입학한다. 많은 사람들은 이런 현상을 문제점이라고 보지 않았다. 문제가 될 것이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 우리가 알아야 할 변화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그 원인은 어디에 있는지 알아보자.

 인문계와 이공계 졸업생 간 취업률 격차 커
  현재 대한민국 청년 실업률이 10%를 기록했다. ‘OECD 직업역량 전망 2015’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기준 핵심생산 인구(30~54세) 실업률 대비 청년(15~29세) 실업률은 한국이 3.51배로 22개 OECD 조사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게 나타났다.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우려한 ‘청년고용절벽’은 벌써 시작됐다고 봐도 무관하다.
  특히 심각한 것은 인문계와 이공계 학생 간의 취업률 차이다.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4년제 공학계열 취업률은 65.5%를 기록했으나 인문계열의 취업률은 20.1%가 낮은 45.5%를 기록했다. 이는 건강보험DB연계취업률로 해외취업자와 교내취업자, 영농업 종사자, 그리고 건강보험 직장 가입자가 모두 ‘취업자’ 로 포함된 수치다.
  한 달에 60시간 이상 근무하는 자는 모두 직장가입자 대상자로 구분된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이 수치는 비정규직도 포함된 수치라는 말이 된다. 보통 평일 알바만 하더라도 하루에 5시간씩 한 달만 일해도 총 100시간으로 60시간이 훌쩍 넘는다. 그렇다면 대학교 졸업생 중 정규직으로 취업한 공학계열 학생과 인문계열 학생 수의 차이는 실제로 어마어마할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공급자 위주 대학 전공
   대학의 전공이 공급자 위주로 돼 있다는 점은 이와 같은 문제를 낳은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인력수요자인 산업계 측면은 전혀 고려되지 않은 것이다. 급변하는 세계 경제사회에 발맞춰 그에 맞는 인재를 키우기 위해선 대학과 산업계와의 연계가 중요하다.
  하지만 국내 대학은 그 중요성을 조금 늦게 깨달은 것 같다. 한국고용정보원은 지난 4월 ‘청년층 인력수급 전망’ 에 대한 보고서를 내놨다. 향후 10년간 노동시장에서 공학계열대학 졸업자에 대한 수요는 133만 7000명인 데 비해 공급은 105만 9000명으로 27만 8000명의 인력이 부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인문사회계열 졸업자 수요는 147만 6000명인 반면 공급이 153만 7000명에 달해 6만 명 정도가 초과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은 현재 정보통신분야의 인재는 턱없이 부족하고 인문계열 인재는 과잉인 상태라 볼 수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대 졸 신입사원의 85%를 이공계에서 뽑은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전문성에 대한 선호
   구직시장에서는 갈수록 이공계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은 이미 구직자뿐만 아니라 취업자들도 느끼고 있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인문계 출신 취업준비생과 직장인 52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인문계 취업준비생의 88.2%가 이공계 학생에게 부러움이나 박탈감을 느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취업준비생들이 어떤 때에 부러움이나 박탈감을 느꼈는지 묻자(*복수 응답), 상대적으로 취업이 쉬워 보여서가 71.0%로 가장 높았고, 전문성이 있어 보여 (49.4%), 이공계열 학문이 실용적인 것 같아서(26.0%) 순이었다. 시간 여행이 가능하다면 인문계 취준생은 다시 인문계를 선택했을까?
  인문계열 취업준비생에게‘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이공계로 진학하거나 복수전공을 하시겠습니까?’ 라고 묻자 82.1%가 ‘그렇다’ 고 답했다. 이공계 학과를 전공하고 싶은 이유(*복수 응답)를 묻자, 전문성이 있어 보여서(64.7%), 상대적으로 취업이 쉬워 보여서(63.7%)가 1~2위를 다퉜고, 이어 이공계열 학문이 실용적인 것 같아서(27.9%)의 순이었다. 인문계 학생들이 이공계 학생들을 보며 가장 부러워하고 있는 부분은 한 마디로‘전문성’에 대한 것이다. 이것은 기업이 구직자들에게 요구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고용노동부와 대기업 관계자들이 말하는 NCS 중심의 능력평가 방식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채용 시 직무에 연관된 능력을 중요하게 보겠다는 말이다. 문제는 대부분의 한국 대학생들이 평균적으로 4년 동안 학교를 다니면서 능력을 쌓지 못한다는 거다.
  일단 전공과 직업 선택에 있어 청년들의 인식이 어떤지 살펴보자.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의 사회지표를 보면 지난해 4년제 이상 대학 졸업자는 43%, 4년제 미만은 35%만이 전공이 직업과 일치한다고 답했다. 실제로 대학생들은 취업을 위해 포기할 수 있는 취업조건 1순위로 전공분야와의 적합성을 뽑는 상황이다. 학생들이 4년이란 시간을 엉뚱한 데에 소비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학생들은 스펙을 쌓는다. 전공공부는 취업과 관계없기 때문에 학생들은 졸업 후 취업 공부를 시작한다. 그리고 자격증을 따고 여러 스펙으로 자신을 무장하게 된다.
  이제 이런 문화는 도태될 것이다. 이젠 대학교 4년 동안 자신만의 전문성을 키워 취업 및 진로를 설계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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