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잔 컬러에 따라 맛도 달라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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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잔 컬러에 따라 맛도 달라질까?
  • 김수진 교수
  • 승인 2015.11.23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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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이야기

컬러는 딱히 ‘이것이다’라고 잘라 말할 수 없는 복잡한 메시지를 갖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컬러가 보내주는 신호에 무의식적인 반응을 하는데, 빨간색을 보면 경계하거나 흥분하고 초록색을 보면 여유가 생기면서 안전하다는 생각을 한다. 기업은 일찍부터 어떤 상품을 생각하면 특정한 색상이 연상되는 ‘컬러 마케팅’을 해왔다. 예를 들면, 코카콜라의 빨간색, 스타벅스의 초록색, 맥도날드의 노란색, 포카리스웨트의 파란색 등이 그것이다. 자기만의 컬러를 정하고 그 컬러 이미지로 자신의 이미지를 만들고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면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수 있다. 그렇듯 이 가을에 가장 어울리는 컬러는 낙엽이미지의 브라운 컬러이다. 바로 커피가 가을 낙엽 이미지의 컬러를 갖고 있다.
2013년 ‘감각연구저널’에 따르면, 코코아를 마실 때는 주황색컵에 마시는 것이 가장 맛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옥스퍼드대학과 스페인 발렌시아 폴리테크대학 공동 연구진이 57명의 지원자를 대상으로 빨간색과 흰색, 주황색, 그리고 크림색의 4가지 색상의 컵에 코코아를 나눠준 후 맛을 평가한 결과, 지원자들은 주황색 컵의 코코아가 진한 맛을 느낄 수 있어 맛있었다는 평가를 내렸다고 한다.
연구를 진행한 옥스퍼드대학 찰스 스펜스 심리학 교수는 “음식을 먹을 때는 반드시 그것을 담을 그릇과 테이블이 필요한데, 이런 것들이 바뀔 때 우리의 미각도 영향을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커피는 어떨까?
지난해 11월 ‘플레이버 저널’에는 흥미로운 연구실험 결과가 게재됐다. 호주연합대학과 옥스퍼드대학 공동 연구진은‘잔의 컬러로 커피의 쓴 맛을 줄일 수 있다’는 바리스타의 주장을 검증하기 위해 36명의 실험 참가자에게 파란색 잔과 흰색 잔, 그리고 투명한 유리잔에 같은 커피를 담아 마시게 했다.
그 결과 피실험자들은 흰색 잔에 담긴 커피를 다른 두 종류의 컵에 담긴 커피보다 더 쓰다고 평가했고, 파란색 잔에 있는 커피는 가장 달콤하다고 평가했다.
연구팀은 “커피의 짙은 갈색이 시각적으로 전달됐을 때 뇌는 이것을 ‘쓴 맛’이라고 인식하는데, 흰색 잔에 담을 경우 그 색이 돋보이게 되므로 더 쓰게 느껴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렇듯 똑같은 커피라도 투명한 유리잔은 덜 쓰게 느껴지며, 파란색 잔은 더 달콤하게, 흰색 잔은 가장 쓴 맛으로 느껴진다는 결과가 나왔다.
신경학자인 데이나 스몰의 말처럼 인간의 두뇌는 색깔에 따라 미리 맛을 예측하도록 구조화되어 있기 때문에‘음식은 시각적으로만 보고도 구별할 수 있다’고 한다. 연구를 이끈 조지 드론 박사는 “컵의 색상이 맛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 연구를 통해 증명됐다”며 “카페 운영자나 식기 제조업체는 담아내는 용기의 색깔도 고려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날씨가 점점 추워지고 있다. 추워지는 날씨만큼이나 커피를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만약 커피가 더 씁쓸하게 느껴진다면, 조지드론 박사의 연구 결과와 같이 화이트 커피 잔을 컬러 잔으로 바꿔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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