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상황에도 열심히 산 것이 오늘의 저를 만들었습니다!”
상태바
“어떤 상황에도 열심히 산 것이 오늘의 저를 만들었습니다!”
  • 허지은 기자
  • 승인 2017.01.24 15: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경억 서울메트로

어느 날 갑자기 가족의 보금자리가 사라졌고, 대학생이던 그는 가장이 되었다. 무기력한 자신을 마주했고 세상이 버린 것 같았지만 그럼에도 세상을 믿었고 ‘열심히 사는 것이 습관’이 될 정도로 노력했다. 그리고 이제는 새로운 꿈을 꾸며 그것을 이루기 위해 또다시 노력하고 있다. 36세의 나이로 신의 직장 ‘서울메트로’에 합격한 신입사원 김경억 씨의 이야기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법학을 전공하고 다른 공부를 하다가 취업을 결심하고 도전한 끝에 2016년 사무직 법학 분야로 입사했습니다. 현재는 동묘서비스센터 종로5가역에서 현업근무를 하고 있어요. 역무와 일반사무가 주 업무인데, 서울메트로 신입사원이 되면 현업근무부터 시작해 1년 후 본사 근무를 할지 계속 현업근무를 할지 결정하게 됩니다. 현업은 4조 2교대로 근무하고요. 저는 늦은 나이에 신입사원이 되었고 취업을 위해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저처럼 힘들게 살았던 분이나 저보다 더 힘들게 살았던 분에게 아주 조금이나마 제가 힘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 인터뷰에 임하게 됐습니다.

Q. 공기업 취업을 준비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2004년,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살던 곳에서 쫓겨나고 부모님의 건강이 안 좋아지셨습니다. 이런 가정의 어려움으로 제가 생계를 책임지게 되면서 학업을 중단하고 옷 장사를 하던 적이 있었어요. 어려움도 많았지만 고생 끝에 조그마한 제 가게도 열게 됐죠. 하지만 그때 장사를 하면서 행복하지 않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경쟁을 통해 돈을 버는 자영업은 저와 맞지 않았죠. 일이 생계를 유지하는 수단인 것은 맞지만, 동시에 누군가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공기업이라면 행복하게 일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공기업 취업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Q. 서울메트로에 입사할 때 유리한 자격증이나 전공은 무엇인가요?
서울메트로는 NCS를 기반으로 채용을 진행하기 때문에 입사 시 학력과 전공에 제한이 없습니다. 하지만 경영학, 법학, 행정학, 전산학, 교통공학 전공자라면 필기시험을 좀 더 수월하게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그리고 입사 시 직종에 따라 필기시험에 가산점이 부여되는 자격증이 있습니다. 공통 자격증으로 기술사, 기사, 산업기사 자격증 등이 있고, 사무분야는 컴퓨터활용능력 1급 자격증입니다. 그렇지만 저는 이러한 자격증들이 없었어요. 제 개인적은 생각으로는 자격증을 따는 데 소모되는 시간을 다른 곳에 투자하는 것도 효율적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Q. 취업 준비를 어떻게 하셨나요?
 사실 NCS가 도입되면서 저도 기회를 얻게 된 것입니다. 옷 장사를 하다가 못다한 학업을 마치고 싶어 2011년엔 재입학을 했습니다. 밤엔 장사를 하고 낮엔 공부를 해야 했죠. 시간이 없어서 길에서도 책을봤어요. 절실하게 공부하니 재입학 전에 3.0이던 학점이 4.5만점이 되었고 5학기 내내 장학금을 받으며 단과대 수석도 했어요. 하지만 서울메트로에 입사하기 전까지 수많은 실패를 겪었습니다. 거의 모든 공기업에 원서를 넣었지만 서류전형에서 탈락했어요. 공기업도 NCS 도입 전에는 스펙위주의 채용이었으니까요.
 그때 제 은사님이신 모교 경력개발센터의 김세준 교수님을 만나게 되었고 NCS에 대해 처음 알게 됐습니다. 당시는 NCS가 지금처럼 알려져 있지는 않던 때였어요. 저는 교수님이 쓰신 교재를 찾아 읽으면서 NCS에 대비했고 실제로 도움도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지원한 곳에 대해서는 모든 정보를 섭렵했습니다. 서울메트로에 지원했을 때도 1호선이 총 몇 km인지 바로 대답할 수 있을 만큼 철저히 준비했어요. 당시에 이슈가 되던 것을 중심으로 봤고요. 실제로 면접에서 ‘서울메트로에 대해 아는 것을 답해보라’는 질문을 받았는데, 다른 지원자들에 비해 4가지는 더 설명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실제 직무에 대해 알아야겠다는 생각에 면접을 앞두고 무작정 동묘서비스센터에 방문해 일하고 계시는 선배님들께 질문을 드리기도 했어요. 그랬더니 질문에 대해 답도 해주시고 몇 시간 동안 일도 할 수 있게 해주셨습니다. 이 경험을 면접 때 이야기했는데, 반응이 좋았죠. 이런 경험을 이야기 한 지원자는 제가 유일했습니다.
 
Q. 실패로 인한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하실 수 있었나요?
 힘든 상황에서도 노력하고 꿈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어느새 열심히 사는 것이 버릇이 되었어요. 지원할 때마다 최선을 다했죠. 그리고 떨어졌을 때, 제 능력이 부족해서 떨어졌다는 생각에 좌절해 있기보다는 ‘나는 열심히 했고 이번에는 운이 나빴을 뿐이다’생각하며 마음을 다독였습니다. 같은 물이라도 독사가 먹으면 독이 되고 꿀벌이 먹으면 꿀이 되듯이, 저를 필요로 하고 제 잠재능력을 100% 발휘할 곳을 언젠가 찾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아버지께서도 제게 큰 힘이 되어주셨습니다. 취업에 실패할 때마다 ‘괜찮다, 그래도 넌 멋진 사람이다’라고 말씀해 주셨죠.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겸손한 마음가짐입니다. ‘내가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서도 열심히 살아왔으니 대단하지 않느냐’는 식의 자랑보다는, 당당하되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한 과정이 중요합니다. 겸손한 자세가 서울메트로 면접에서도 긍정적으로 어필이 되었어요. 실제로 자랑 섞인 태도는 좋은 점수를 얻기 힘듭니다. 면접장에서 어떤 지원자가 영어로 신나게 자기소개를 하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자신감은 좋았으나 그것이 지나치면 오만하게 비쳐질 수 있죠. 결국 그 지원자는 탈락했습니다.

Q. 앞으로의 각오와 취업준비생들을 위한 격려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는 가장 낮은 곳의 인권이 그 사회의 보편적 인권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낮은 곳의 인권을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회라면 그보다 좀 더 높은 곳은 훨씬 자유로울 테니까요. 꺾여도 좋은 곳은 없고, 외면 받아 마땅한 사람도 없습니다. 지하철을 이용하시는 승객 중에는 장애인, 노약자 등 교통 약자들이 많습니다. 그분들을 모시는 것이 낮은 곳의 인권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사회를 위해 제가 노력해야 할 몫이고요. 앞으로 가장 힘든 분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실패를 겪더라도 어렵다고 힘들어 하지 말고, 최고가 아니더라도 괜찮다고 스스로를 다독이면서 노력하는 자신을 좋아하고 ‘나’는 ‘나’를 더 사랑해주면 됩니다. 지금 부족해도, 실수해도 괜찮다고 생각하면서요. 세상이 요구하는 성공을 이루지 못하더라도 이미 내 자신은 그 존재만으로도 가치 있고 사랑받기에 충분한 존재입니다. 취업을 준비하시는 분들이 꼭 이것을 기억하셨으면 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