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꿰뚫는 창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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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꿰뚫는 창업가!
  • 오세은 기자
  • 승인 2017.04.27 09: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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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민 로컬디자인무브먼트 대표

2015년도 네이버지도 및 파워링크에 따르면, 우리나라 ‘코워킹 스페이스(Co-working Space)’는 25개로 집계됐다. ‘코워킹(Co-working)’이라는 용어는 1999년 디코벤(Bernie Dekoven)에 의해 처음 사용되었고, ‘코워킹 스페이스(Co-working Space)’라는 용어가 처음 등장한 것은 2005년이다. ‘코워킹’은 말 그대로 한 공간 안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자신들의 가치관과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것이다. 아직까지 국내에서 ‘코워킹 스페이스’를 운영하는 곳이 많지 않지만, 전세계적으로 ‘코워킹 스페이스’가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고 서로의 가치관과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공간이 점차적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읽어낸 로컬디자인무브먼트 김수민 대표를 만나보자. ‘로컬디자인무브먼트’는 공간디자인을 주로 하는 디자인회사다. 현재 마포구 서교동에 위치한 ‘로컬 스티치’라는 코워킹 스페이스를 만들어냈으며, 주 타깃층은 스몰비즈니스 사업체다.

▲ 로컬디자인무브먼트 김수민 대표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이해한 일하는 방식의 변화
시나리오 작가, 사진작가, 영상 제작자, 디자이너, 프리랜서처럼 다양한 아이디어를 가진 직업은 정형화된 오피스에 앉아서 업무를 보기보다 이동하면서 업무를 보는 경우가 많다. 이런 직업군을 가진 사람들에게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로컬 스티치’다. 며칠 머무를 수 있도록 잠자리를 제공하며,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공용 공간도 마련되어있다. 이런 공간을 만든 김수민 대표는 일찍이 사람들의 일하는 방식이 변화하고 있음을 읽어냈다.
“전 세계적으로 회사에 소속되어 어느 정도 시간이 되면 승진하는 방식은 이제 점차 사라지는 추세에요.신입사원으로 회사에 들어가도 사수에게 배울 수 있는 것들은 얼마 되지 않죠. 워낙 인터넷이 발달해서 사수에게 일일이 물어보지 않아도 되고요. 이전 세대의 신입사원이 학습했던 방식이 이제는 통용되지 않는 거죠.”
그는 그동안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지내왔기 때문에 이처럼 일하는 방식이 변화하고 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고 한다.
100세 시대라고 하는 요즘. 평생직장이라는 단어를 이전만큼 접하기는 어려워졌다. 앞으로 건강한 육체로 일을 할 수 있는 날보다 그러지 못한 날들이 길어질 세대들에게 직업고민은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하다. 건축을 전공한 그도 건축과 관련된 일을 평생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한다. 하나의 전공으로 먹고 살 수 없다면 다른 전문지식을 배우는 것이 답일 수 있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것이 자신만의 전문성을 쌓는일이라고 생각해요. 친하게 지내는 사진작가가있는데 그 친구에게 사진을 배운다면 제가 나중에 건축 관련 사진을 전문적으로 찍을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러면 그때는 디자인회사 대표이면서 동시에 건축 관련 사진을 찍는 프리랜서로 일을 할 수 있겠죠.”

‘코워킹 스페이스’시장
미국 코워킹 스페이스 사례들만 알았던 그는 작년에 유럽을 다녀오고 나서 느낀 점이 많았다고 한다.
“보통 미국 코워킹 스페이스는 스타트업이나 특정 분야 사람들이 사용하는 공간이었어요. 그런데 유럽의 코워킹 스페이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변호사, 회계사, 패션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 외에도 전통적인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더라고요.”
유럽의 코워킹 스페이스 서비스는 우리보다 몇 년 앞서 있다. 그는 ‘우버’라는 회사가 이용하는 코워킹 스페이스가 굉장히 인상 깊었다고 밝혔다.
“가장 인상 깊었던 케이스가 ‘우버’라는 회사가 이용하는 코워킹 스페이스 <spaces>였어요. 우버는 사원수가 다른 회사들처럼 정해져 있는 게 아니라, 늘 유동적이었어요. 몇 달은 200명이 함께 일하고 또 다른 몇 달 동안은 10명이 일하는 곳이었죠. 그런데 spaces는 우버가 원하는 서비스를 모두 제공해 주더라고요. 예를 들면 이번 달에는 10좌석을 사용했지만 다음달에는 100좌석을 사용할 예정이라고 하면 이에 맞춰주는 서비스를 제공하였죠. 그리고 우버의 직원이 애완견을 키우고 싶다고 하면 spaces에서 애완견을 키울 수 있게 허락하고 애완견을 일정 기간 분양 받아 데려오더라고요.”
네이버나 삼성도 현재 이와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직원들의 복지와 일하는 환경을 개선하여 직원들이 일하는데 좀 더 집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하지만 중소기업이나 10명 이내의 규모가 작은 회사들은 직원들의 업무환경을 개선해주는 데 한계가 있다. 이런 어려움을 겪고 있는 회사에게 코워킹이 원하는 서비스를 대신 제공한다.
“한국에서의 코워킹 스페이스는 아직 시작 단계이기 때문에 이용 금액이 저렴하지만 서서히 정착되고 안정되면 식·음료 서비스, 쾌적한 업무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부동산 서비스 사업은 시장의 논리대로 
코워킹 스페이스가 국내에 뿌리를 내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되면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에서도 코워킹 스페이스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런 부분에 대해 염려하지 않는다고 한다.
“코워킹 스페이스가 부동산 서비스 산업의 일종이기 때문에 대기업들은 이와 비슷한 사업을 이미 준비하고 있어요. 하지만 대기업이 뛰어든다 해도 어려워질 것이라는 부정적인 생각은 하지 않아요. 오히려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바이오 기술이나 IT산업 기술력에 대한 스타트업의 권리는 철저하게 보장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사실 코워킹 스페이스는 전통적인 부동산 서비스 군에 가깝기때문에 시장 논리대로 가는 것이 맞는 거 같아요. 대기업이 로컬디자인무브먼트와 같은 사업을 가지고 시장에 들어온다고 했을 때 시행착오를 겪는 위험부담은 대기업이 더 클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의 말처럼 일하는 방식 자체가 변화하면서 자본을 가진 대기업도 코워킹 스페이스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는 코워킹 스페이스에 들어와 사람들이 일하는 방식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는 것이 먼저라고 말한다. 대기업이 코워킹 스페이스 사업에 뛰어든다는 것 자체가 국내 코워킹 스페이스 시장이 이전보다 커진다는 점이기 때문이다.

나만의 승부수
이제 막 국내에 알려지기 시작한 코워킹스페이스에 대해 그는 더 활성화되어야 건강한 사회라고 강조한다.
“저는 코워킹 관련 일들이 중요한 산업지표라고 생각해요. 작게는 1인에서 10인 이내의 소규모 회사들이 지속적으로 자신들의 자본을 구축해 살아남을 수 있는 회사들이 많아야 건강한 사회죠. 반대로 이런 회사들이 많아지지 않으면 지속가능한 사회가 아닌 것이고요. 요즘 대기업에서 신입사원을 대규모로 채용하지 않는 것도 개인적으로는 이해가 갑니다. 모든 인재들을 끝까지 책임질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내벤처 방식이 점차 확대되고 있고요. 삼성만 보더라도 국내 직원수는 미국지사 직원 수와 비슷해요. 하지만 미국지사 삼성직원들은 스타트업에 가깝죠.”
그는 어떤 특정한 시기가 다가오기 전에 ‘나만의 승부수’를 던질 수 있는 경쟁력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그 시기를 넘어서면 경쟁력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올해 30대 후반으로 접어든 저도 지금은 디자인 회사를 운영하고 있지만 이 일을 평생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 않아요. 그렇기 때문에 ‘로컬 스티치’를 창업했고 여기서 다른 사람들과 협업해서 다른 분야의 전문성을 쌓으려고 합니다.”
그는 지금이 자신만의 경쟁력을 찾을 수 있는 시기라 판단하여 ‘로컬 스티치’라는 공간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특정한 시기를 맞이하지 않은 세대들은 자신만의 경쟁력을 찾을 수 있는 무기를 지금부터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그는 코워킹 스페이스를 준비하는 예비 창업가들과 다른 창업을 준비하는 예비 창업가들에게 조언을 잊지않았다.
“코워킹 스페이스에 관련한 어떤 경험도 없이 이 분야에 뛰어드는 건 무리가 있어요. 호텔 서비스, 식·음료 서비스, 셰프 등 관련된 일을 먼저 접해보셨으면 해요. 그리고 코워킹스페이스가 일종의 부동산 서비스업이니까 관련된 업무를 간접적으로 경험을 해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해요. 저는 앞으로 코워킹과 셰어하우스 중간단계 콘셉트로 사람들한테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제공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현재 스타트업을운영해가고 있지만 비즈니스에는 ‘안정적인 시기’라는 것은 없는 거 같아요. 클라이언트와 비즈니스를 진행할 때 항상 시간과 자원이 부족할 때가 많아요. 하지만 부족한 것들에 대해 불평하지 않고 주어진 조건들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는지를 면밀하게 들여다 봅니다. 창업을 하고나서 당장 눈에 보이는 효과가 나타나지 않더라도 ‘중·장기적으로 좋은 방향으로 나갈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 희망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글·사진┃오세은 기자 ose@hkrecru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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