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반경과 소리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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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반경과 소리 마케팅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17.10.31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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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매일 수백 번 먹거리를 걱정한다. 전날 잠을 청하면서 내일 아침에 뭘 먹을까 생각하고, 아침에 눈뜨자마자 또 뭘 먹을까를 생각한다. 세세한 고민도 많이 한다. 오늘 아침은 어떤 커피를 마실까, 토스트는 몇 개를 먹을까, 오늘 점심은 누구와 먹을까, 저녁식사는 또 무엇을 먹어야 하나…. 심지어는 시간적 여유가 있는 주말까지도 걱정할 때가 있다.
 고민 끝에 우리는 음식을 결정한다. 우리는 이러한 음식 결정을 집 또는 집과 아주 가까운 주변에서 80% 이상 결정한다고 한다. 우리가 매일 내리는 결정이 바로 주거지 10km 이내의 반경에서 이루어진다는 의미다. 급박하게 돌아가는 사회에서 그리 놀라운 사실은 아닐 것이다.

 이렇게 개인의 음식 반경이 식습관에 미치는 영향을 심리학자 브라이언 완싱크(Brian Wansink)는‘음식 반경’이라고 했다. 그는 사람마다 모두 자신의 음식 반경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우리의 주변에는 있는지조차 잘 모르는 많은 레스토랑과 식품점이 있다. 그 중 실제로 찾아가는 곳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자신이 찾는 카페도 거의 손에 꼽을 정도일 것이다. 그리고 옷을 사야겠다고 생각하면 가는 곳마다 옷 상점이 눈에 들어온다. 식품을 살 때 원산지가 확실한 것만 사겠다는 계획을 세우면 집 주변 채소가게와 시장에서 바로 신선한 토산품을 발견할 수 있다.
 우리의 음식 반경을 잘 살펴보자. 어떤 가게가 자신의 건강한 습관을 더 강화해 주는지, 어떤 가게가 더 싱싱한 제품을 저렴하게 공급하는지, 때로는 직원이 친절한지 자신의 음식 반경을 점검해 보자. 왜 그렇게 먹는지, 어떤 방식으로 먹는지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심리학자 찰스 스펜스(Charles Spence)는‘뇌는 미각에 정 보를 전해주기 위해서 청각에서 나오는 암시자극을 활용한다’는 행동학습과정 이론을 발표했다. 예를 들면, 산악지대를 여행할 때 소가 딸랑이는 방울소리가 들리면 신선한 우유를 곁들인 간식을 떠올린다는 것이다.
 1930년대 뉴욕의 유명한 마케팅 대가 엘머 휠러(Elmer Wheeler)에 따르면, 요리에 대한 장구한 설명보다는 손님의 식욕을 직접 자극하는 게 좋다고 했다. 그는 베스트셀러「잘 팔리는 문장」(1937)에서‘스테이크 대신 소리를 팔아라’라고 조언한 바 있다. 고기의 품질 강조보다 고기를 구울 때 나는 지글지글 소리가 더 입맛을 자극하고, 이 소리로 인해 더 많은 스테이크를 팔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불꽃이 탁탁 튀는 소리든, 석쇠로 지글지글 굽는 소리든 소리가 식욕을 자극한다는 사실은 이미 학문적으로 밝혀졌다.

 카페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카페에 들어서는 순간 원두의 부드러운 향기와 ‘칙칙~’우유 스티밍하는 소리가 우리의 입맛을 더 자극한다. 또한 같은 초콜릿을 먹더라도 배경으로 들리는 소리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고 한다. 초콜릿을 먹으면서 마돈나의 노래 ‘Ray of light'를 듣게 하고 다시 플라시도 도밍고 노래를
듣게 한 실험에서, 높은 톤으로 노래를 들은 사람은 주로 단맛을 느끼는 반면에 낮은 톤으로 들은 사람은 쓴맛을 느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한다. 물론 모든 고객의 입맛에 다 맞을 수는 없지만, 중요한 문제는 ‘적합한’ 음악을 선택하는 것이다. 뭔가 특별한 것을 즐기고 싶은 사람은 클래식 음악이 나올 때 기분이
확실히 좋아진다고 한다.

 가을의 문턱에서 커피 한잔과 함께 부드러운 음악에 취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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