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삶을 키워드로 정리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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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삶을 키워드로 정리해보세요”
  • 최성희 기자
  • 승인 2018.06.25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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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사원 성공취업 스토리 | 홍주희 ASML CS 엔지니어

남들보다 결코 좋은 스펙을 지니지 않았지만, 특유의 꼼꼼함과 차분함으로 반도체 분야 재취업에 성공할 수 있었다는 홍주희 씨. 직무 특성상 끊임없이 변화하는 장비 동향과 공정 장비에 적응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다양한 설비 경험을 바탕으로 전문성을 쌓아 5년 후 고객에게 신뢰감을 주는 전문가가 되겠다는 포부로 업무에 적응 중이다. 그의 취업 이야기를 들어본다.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2016년 2월에 졸업한 공주대 제어계측공학전공 12학번 홍주희입니다. 저는 지난 5월부터 ASML CS엔지니어로 일하고 있습니다. 고객사에 있는 ASML 장비를 양산 라인에서 지원하는 업무를 합니다.

저는 졸업 전 중소기업에 조기 취업이 되어 일을 하면서 이직 준비를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번번이 실패의 쓴맛을 보기도 했습니다. 이에 2017년 11월에 퇴사를 감행해 재취업에 집중했고 결과적으로 이직에 성공했습니다.

초반에는 대기업만 준비하다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삼성, SK하이닉스와 같은 반도체 회사에 장비를 제공하는 외국계 기업의 존재를 알게 되었습니다. 상세히 조사해보니 ASML은 포토공정에서 가장 기술력이 높은 회사였으며, 새로운 장비와 기술을 끊임없이 들여오기에 계속 공부할 수 있다는 점에 큰 매력을 느꼈습니다.

Q. 전공을 살려 취업을 하셨습니다. 대학 시절 어떠한 방법으로 전공지식을 쌓았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혼자 공부하기보다 연구실에서 실습하며 선배들과 전공피드백을 나눴습니다. 아마 제가 연구실 생활을 하지 않았더라면 지금과 같은 전공지식을 갖추지 못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3, 4학년 방학 때에는 전공과목 세미나와 실습과목 세미나를 진행하였습니다.

전공공부를 할 때에는 이론과목을 바탕으로 실습과목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했습니다. 대개 이론적 전공과목보다 마이크로프로세서, 모터제어, PCB 설계 같은 실습 과목을 열심히 수강하고 이를 졸업작품에도 활용하여 전공역량을 배양할 수 있었습니다. 기억에 남는 실습은 플라이백 컨버터 방식의 SMPS를 직접 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전기기기 과목에서 배운 변압기식을 활용하여 실제 변압기에 EI코어를 넣고 권선을 감아 원하는 전압·전류를 출력한 기억이 있습니다.

 

Q. ASML은 외국계 기업입니다. 취업하기 위해 서류전형과 영어테스트는 어떻게 대비하셨는지요?
외국계 기업의 채용과정은 보통 서류제출▶영어테스트▶1차 면접▶2차 면접의 형태로 이루어집니다. 우선 서류작성의 경우, 이력서를 정해놓지 않은 기업의 경우 대개 COVER LETTER와 RESUME로 작성합니다.
COVER LETTER는 ‘본인이 이 직무에 왜 지원했는지’, ‘자신이 어떤 강점이 있어서 이 직무에 적합한지’, ‘자신이 이해한 직무는 무엇인지’ 등을 워드 한 장 정도 분량으로 작성하는 겁니다. RESUME는 본인 정보, 교육, 경험, 봉사활동, 자격증 등 자신의 이력을 간략히 1장으로 축약하는 형태입니다. 무조건 번역기로 돌리기보다는 최대한 읽으면서 부자연스러운 단어를 어울리게 바꿨습니다.

영어테스트는 원어민분과 영어로 10분 정도 대화하는 형식으로, 쉽게 말해 OPIc 영어테스트와 비슷합니다. 스크립트를 외우면 편하겠지만, 대개 그 질문 범위 안에서 나오지 않을 확률도 있기에 한 주제를 놓고 친구한테 대화하듯 끊임없이 연습했습니다.

 

Q. 면접에는 어떻게 임했는지 그 노하우가 궁금합니다.
면접은 사실 ‘나’라는 제품을 판매하는 장소입니다. 저는 면접 전에 스스로의 삶의 발자취를 생각했습니다. 자신에 대해 잘 알아야 답변도 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선, ‘왜 내가 이 직무에 적합한지’에 대한 생각을 정리했습니다.

면접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연습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거울 앞에서 ‘내가 답변할 때 어떤 표정이며, 어떤 자세를 취하는지’를 직접 확인했습니다. 평소 습관을 기르는 작업도 중요합니다. 학부 연구생 시절에는 교수님 앞에서 발표하는 경험을 하면서 눈을 마주치며 말하는 습관이 자연스레 길러졌습니다. 

1차 면접을 준비할 때에는 취업커뮤니티에서 ASML 면접 후기를 보고 분석했습니다. 여기에 제가 가지고 있는 역량을 키워드로 추출했습니다. ‘회사’, ‘회사전공’, ‘여성’, ‘도전’, ‘협업’, ‘개인’, ‘성격’, ‘전공’ 이렇게 분류하고 보니, 대강 130개 정도의 키워드가 나왔습니다. 1분 자기소개를 제외하고, 나머지 답변은 키워드별로 외웠습니다. 전체 다 외우려 하면 아예 기억이 안 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키워드를 기억해야만 갑작스러운 질문에도 내 머릿속에서 원하는 키워드를 꺼낼 수 있습니다. 미리 키워드로 자신의 역량을 정리하면 주도적으로 면접을 이끌어 나갈 수 있습니다. ‘꼼꼼함’이라는 ‘성격’ 키워드를 예로 들면, ‘내가 꼼꼼함이란 경험을 갖고 있으니’라는 이야기로 그에 대한 면접관들에게 질문을 이끌어냅니다. 

2차 면접은 3대1로 45분 동안 진행되었습니다. 2차 면접에서는 5대1로 진행됐던 1차 면접과는 달리 보다 더 심도 깊은 질문이 주어졌습니다. 전공 관련 이력, 맡았던 프로젝트 등 경험을 업무별로 상세히 쪼갠 후 ‘어떻게 기여할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생각했습니다. 어떤 삶을 살아왔고 앞으로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했습니다. 대답을 할 때에는 ‘배웠습니다’, ‘대화로 해결했습니다’와 같이 말투를 겸손하게 풀어서 썼습니다. 

 

Q. 마지막으로 취업을 준비하는 구직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무턱대고 아무 기업에 지원서를 제출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위치에서 어떤 기업을 바라보고 자신이 어떤 스펙을 채워야 하는지, 전공능력은 어느 정도인지 각자가 본인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덤덤해지셔야 합니다. 마음을 평온히 유지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저도 서류전형에서 숱하게 많이 탈락했습니다. 하지만 모든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았습니다. 면접 가는 길에는 음악으로 마음을 평온히 유지했습니다. 항상 ‘내가 남들에 비해 낮은 스펙이니 인정하고 더 부족한 곳을 메우자’라는 생각으로 취업준비에 임했습니다.

그리고 취업준비 기간이 길어지더라도, 하루하루를 헛되이 흘려보내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누군가 잔소리를 늘어놓더라도 인정하고 흘려보내며 마음을 다잡으셨으면 합니다. 차분히 자신의 이력들을 상세히 정리하고, 묵묵히 할 일에 집중하면 좋은 결과가 반드시 뒤따라올 것입니다.

 

글 | 최성희 기자 ish@hkrecruit.co.kr
사진 | 홍주희 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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