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없는 요리사'가 되기 위한 첫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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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 없는 요리사'가 되기 위한 첫걸음
  • 최성희 기자
  • 승인 2018.07.20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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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스시베이 요리사
호주 최대의 회전 초밥 체인점 스시베이(Sushi Bay). 이곳에서 일하는 전형성 요리사는 인천재능대 호텔외식조리과 출신이다. 그의 꿈은 불을 켜서 열을 가해 요리를 하듯 인생을 요리하는 ‘국경 없는 요리사’가 되는 것. 요리사의 꿈을 향한 그의 열정은 국경을 넘어섰다. 근무 반년 차인 그에게 그의 해외진출 이야기를 들어봤다. 

  

 
요리사, 그리고 호주를 꿈꾸다  
전형성 씨는 어릴 적 부모님이 직접 해주신 음식을 맛보며 느낀 즐거움을 더 많은 사람과 공유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의 이러한 생각은 요리사가 되겠다는 꿈으로 발전했고 그를 요리의 현장으로 이끌었다. 고등학교 재학시절에는 부모님 몰래 일식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해 조리자격증학원에 등록하기까지 했다. 꿈을 이루기 위한 그의 이러한 노력은 성과로도 이어졌다. 고등학생 신분으로 양식, 한식, 일식 요리사 자격증을 땄으며 국제외식조리 경연대회에 나가 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학원에 등록하고 남은 돈으로는 셰프들의 책을 사서 읽었습니다. 에드워드 권의 「일곱 개의 별을 요리하다」, 박찬일의 「지중해 태양의 요리사」, 노민영의 「씨즐 삶을 요리하다」, 이준의 「뉴욕 레시피」 등을 읽으면서 요리사의 꿈을 키웠습니다."
 
꿈을 실현하기 위해 그는 호텔외식조리과에 진학했다. 호텔외식조리과는 LINK+육성사업선정 대학인 인천재능대의 대표적인 산학협력 중심 학과다. 2016년 2학기 군 제대 후 복학해 교육부 사회맞춤형 사업 WCCA(World Class Culinary Art) 인재반에 들어가 핵심 직무능력 향상 교육을 수료했다. 이 반은 해외취업과 연계돼 있어 학과 내에서도 경쟁이 치열했다. 
 
“WCCA반에 들어가기 위해 다면적인 과정을 거쳤습니다. 학과 서류전형, 교수님들의 면접 심사, 해외 산업체 인사부 팀장과의 화상 면접을 차례로 거쳤죠. 면접 때에는 해외취업을 꿈꾸는 이유와 호주의 외식 트렌드에 대한 까다로운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평소 제가 가지고 있던 생각을 영어로 답변했고 그 결과 WCCA반에 최종 합격했습니다.”
 
그가 해외 요리사를 꿈꾸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기자의 질문에 현실적인 답변을 내놨다.  
 
“고등학교 여름방학 시절 현장 경험을 한 후로 제 꿈은 해외에서 활동하는 요리사가 되는 것으로 발전했습니다. 국내 요리업계의 열악한 여건을 몸소 체험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일부 유명 셰프들을 제외하면 대다수 셰프들이 생각보다 어려운 환경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 일본, 호주 등은 요리사라는 직업이 자신의 전문성을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환경이 갖추어져 있습니다.”
 
 
 
현지 재료로, 현지인들의 입맛에 맞게 요리하기
요리사는 끊임없이 연구하고 실험을 이어가는 직업이다. 요리사는 자신이 나고 자란 출신지역에서도 고객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 더구나 해외인 호주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현장에 투입되기 전 학교에서 정규 교과목인 WCCA 고급일식조리, WCCA 캡스톤디자인 수업을 수강했습니다. 프로그램에는 호주 스시베이 전문가가 학과를 방문해 현지 메뉴, 현지 적응 프로그램, 현지 매장의 고급 일식조리 실습, 호주위생법 수업 등을 진행했습니다. 이러한 수업들은 호주 현지인들의 입맛을 파악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호주 취업에 필요한 일종의 적응훈련을 마친 셈이죠.”
 
적응훈련을 수료했지만 취업준비에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생소한 용어, 다른 환경에서 재배된 재료, 그리고 현지인들의 까다로운 입맛에 적응하기 위해 그는 더 많은 준비를 해야 했다고. 해외취업 준비 중 가장 어려웠던 점을 물으니 커뮤니케이션 문제를 가장 우선으로 꼽았다. 이에 그는 실제 현장에서 어엿한 요리사로 성장하려면 언어능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습과정 중 가장 어렵게 느꼈던 점은 커뮤니케이션 문제였습니다. 한국에서 배웠던 영어표현과 실제 쓰이는 표현이 달라서 잘못된 오더를 받았던 적이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의사소통능력의 문제만이 아닙니다. 근무상황에서 전문용어들과 조리용어들을 암기하는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했습니다. 이에 방학 때 공부에 매진했고 지금도 영어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고 있습니다. 현재 근무하고 있는 주방이 오픈키친 형태라 고객들과의 소통이 더더욱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호주는 남반구에 위치한 만큼 한국과는 자연환경과 원재료에도 많은 차이가 있다. 그는 이를 이해하는 과정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호주의 경우 손님들은 개인 입맛에 따라 ‘스페셜 오더’를 많이 합니다. 주문에 맞춰 스페셜 메뉴를 만들던 중 한국의 대파와 모양새가 비슷한 ‘leek’이라는 재료를 사용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렇게 완성된 요리의 식감이 좋지 않아 다른 스페셜 메뉴를 만들어야 했던 적도 있습니다.”
 
이처럼 호주에서 요리사가 된 그는 몸소 경험한 해외취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다음과 같이 조언했다.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마시길 마랍니다. 저도 취업준비 당시 부족했던 것이 많았지만 그러한 것들을 준비과정에서 보완했고 지금도 배워가면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저처럼 해외취업을 꿈꾸는 분들이 있다면 준비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얻으며 자신의 가치를 찾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는 오늘도 ‘국경 없는 요리사’의 꿈을 이루기 위해 매진하고 있다. ‘천리 길도 한걸음부터’라는 말처럼 매순간이 꿈의 다음 단계로 가는 과정이라고 이야기한다. 
 
“꿈이 있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저는 세계적인 셰프가 되겠다는 꿈이 있기에 행복합니다. 세상은 넓고 요리는 다양합니다. 저는 다양한 해외 요리를 본격적으로 공부해 한식의 세계화를 위한 연구를 진행할 것입니다. 트렌디한 요리의 완성을 위해 끊임없이 지식을 축적하려 합니다. 이를 통해 세계인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창의적인 요리를 연구하고 개발해 나갈 것입니다.”
 
글 | 최성희 기자 ish@hkrecruit.co.kr
사진  제공 | 전형성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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