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와 일자리 위해, 폴리텍으로 ‘U-TURN’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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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와 일자리 위해, 폴리텍으로 ‘U-TURN’하다
  • 최성희 기자
  • 승인 2018.09.18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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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 직업교육

2018학년도 한국폴리텍대학(이하 폴리텍) 2년제 학위과정 신입생 8,662명 중 1,334명은 전문대 중퇴 이상의 ‘고학력 유턴입학자’였다. 이는 전체 신입생 중 15.4%가 다른 대학을 졸업하거나 혹은 다니다가 직업교육을 받기 위해 폴리텍에 입학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입학자 중 전문대학 중퇴 이상의 고학력자의 비율이 10년 전 3.1%인 것과 비교해 5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일자리를 갖기 위해 새로이 기술을 배우려는 고학력자들이 늘어난 것. 유턴입학으로 새로운 꿈을 찾은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폴리텍은 청년 고용 창출과 중소기업 기술인력 양성을 통해 고용 미스매치를 해소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폴리텍은 ‘기능대학’으로서 고등교육법에 따른 전문대학이 다기능기술자과정이나 학위전공심화과정을 운영하면서 직업훈련과정을 병설 운영하는 교육·훈련기관이다.
이러한 기능대학은 산업현장에서 필요한 인력을 양성하고 근로자의 직업능력개발을 지원하기 위하여 설립된 것이다. 최근에는 일학습병행제와 NCS의 확산, 지역산업 맞춤형 인력양성 등 일자리 영역에서 그 역할을 다하고 있다.

 

 

 

취업난 속 고등직업교육기관으로서 일자리 창출
폴리텍의 2년제 학위과정의 취업률은 매년 80%가 넘는다. 2016년 기준 82.9%의 취업률을 기록했으며 취업유지율도 92.1%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학위과정 졸업생은 2년제 학위과정 7,003명, 공학사과정 183명 등 총 7,186명이다. 그밖에 전문기술과정 수료생은 4,651명, 기능장과정 수료생은 179명, 다문화가정 청소년들을 위한 기술계 대안학교인 다솜고등학교 졸업생은 44명이다.

지난 2월 폴리텍은 전국 34개 캠퍼스에서 졸업·수료생을 배출했다. 약 1만 2천 명에 달하는 졸업·수료생들은 현장 맞춤형 교육을 받은 인재들로 즉각 실무에 투입됐다. 폴리텍은 우량 취업처 관리를 위해 기업전담제를 내실화하고 ‘참人폴리텍’ 경력개발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 개개인의 눈높이에 맞는 맞춤형 취업지도를 실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폴리텍은 취업의지가 높은 대졸 미취업자를 대상으로 신산업 학과와 연계된 고급 직업훈련과정인 하이테크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오는 2022년까지 모집인원을 현재 545명에서 945명으로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이는 4년제 대학 졸업자 이상 고학력자를 대상으로 한 고급 직업교육과정으로 데이터융합 SW과, 임베디드시스템과, 생명의료시스템과 등 3개 학과가 운영 중에 있다. 더불어 고교단계 직업교육 기회 확대를 위해, 비진학 일반계고 학생을 대상으로 한 직업교육 위탁 과정 특화캠퍼스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

이처럼 폴리텍은 구직난 속의 구인난이라는 미스매치 현상이 부각되는 때에 맞춤형 직업교육으로 졸업생들을 적재적소에 배출하고 있다. 지난 50년간 일자리 창출과 경제성장에 기여해 온 폴리텍의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되는 때이다.

 

 

INTERVIEW 장성욱 융합기술교육원 임베디드시스템과 수료생/나노바이오라이프  

연봉보다는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하세요

 

Q.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한국폴리텍대학 융합기술교육원 임베디드시스템과 2기 수료생 장성욱입니다. 저는 현재 의료기기 벤처기업인 나노바이오라이프에서 현장진단검사기기를 개발하는 임베디드시스템 개발자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Q. 4년제 대학 졸업 후 폴리텍대학의 직업교육과정에 재입학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수능 점수에 맞춰서 전공불문하고 4년제 대학에 원서를 넣었죠. 그렇게 토목공학과에 입학했습니다. 졸업 후 건설회사 현장관리직으로 취업했어요. 전공 분야였지만 회사를 다니면서 적성에 맞지 않는 일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스트레스 받는 일인지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맞지 않는 직무와 강도 높은 업무량에 2년을 조금 못 채우고 퇴사했습니다.
퇴사 후 서른이 넘은 나이였지만 어렸을 적부터 관심이 있었던 펌웨어 분야에 도전해보고 싶었어요. 교육기관을 알아보던 중 한국폴리텍대학 융합기술교육원의 하이테크 교육과정에 대한 정보를 접했습니다. 마침 원하는 분야를 교육시켜 주는 임베디드시스템과가 있어서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관련 분야에 종사하는 지인들도 해당 과정의 커리큘럼 등에 대해 우수하다고 말해 입학을 결심하게 되었죠.

Q. 한국폴리텍대학 직업교육 과정 중 ‘하이테크과정’이 어떤 과정인지, 어떤 장점이 있는지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하이테크과정은 대학 졸업자들을 대상으로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분야를 교육받을 수 있는 과정입니다. 장점이라면 우선 좋은 시설과 장비들을 갖추고 있어서 최적의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다는 점이죠. 또한 아무래도 미취업자들은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다시 교육을 받는 것이 망설여질 수 있는데 교육비, 식비 등을 전액 국가에서 지원 받고 교육 수당이 별도로 나오기 때문에 부담 없이 교육받을 수 있었습니다.

Q. 전혀 접해보지 않은 전공이었는데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이고 어떻게 극복했나요?
10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전기전자공학 기초부터 회로설계, 펌웨어 프로그래밍, PLC 등 여러 과목을 공부해야 했습니다. ‘전공자도 아닌데 이렇게 많은 것을 다 배울 수 있긴 한가?’ 하는 걱정이 앞섰죠.
하지만 실무 위주의 체계적인 교육과 좋은 시설, 그리고 교수님들의 열정적인 강의와 함께 힘이 돼 준 동기들 덕분에 개발자가 되기 위한 기초를 다질 수 있었어요. 사실 교육 초반에는 하루하루 강의내용을 따라가기 벅찰 때가 많았죠. 배운 내용을 복습하고 과제를 하느라 강의 시간 종료 후에도 다들 강의실에 남아있다 보니 자연스레 학습 분위기가 조성 돼서 수료하기까지 많은 동기 부여가 되었습니다.
수료 후 바이오와 광학공학, 임베디드 및 헬스케어 분야에 특화된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벤처회사에 입사해 연구원으로 일하게 됐어요. 비록 비전공자이지만 교수님들 덕분에 좋은 회사에 취업할 수 있었고, 개발자로서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고 있습니다.

Q. 실제 근무현장에서의 적응기가 궁금합니다.
저 같은 경우 신입이라고 하기에는 나이가 많았기 때문에 다른 직원들이 불편해 하진 않을까라는 걱정이 앞섰습니다. 하지만 융합기술교육원에서 교육 받을 때 다양한 나이대의 사람들과 협업하며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경진대회도 나갔기 때문에 실제 근무에서도 빨리 적응할 수 있었어요. 회사 분위기도 수직적이지 않고 소통이 잘 돼서 즐겁게 일하고 있습니다.

Q. 취업 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후배 취업준비생들에게 전하고픈 조언이 있으시다면?
자신의 소질과 적성을 잘 고려해서 직업을 선택하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연봉도 중요하지만 적성에 맞지 않는다면 취업에 성공했다는 기쁨은 잠시이고, 얼마가지 않아 퇴사에 대한 고민이 들 것입니다.
요즘은 인턴 사원 되기도 하늘의 별따기라 미리 현장 경험을 쌓을 수 없다면 자신이 희망하는 분야의 선배들에게 조언이라도 많이 들어보시길 바랍니다. 특히, 혼자 준비하기보다는 직업교육으로 눈을 돌려 보기를 권합니다. 직업교육이라고 하면 왠지 수준 낮고 시설도 별로고 취업처도 별로일 거라는 편견을 갖는 사람이 많은데요. 실제 접하고 나면 최신 장비에 고급기술을 배울 수 있고, 취업처도 우량업체와 연계돼 있어 원하는 조건의 취업에 성공할 수 있을 거예요.

Q. 앞으로의 계획이나 포부가 궁금합니다.
임베디드 분야에 발을 내딛은 지 1년도 안 되어서 공부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습니다. 다룰 줄 아는 프로그래밍 언어도 늘리고 싶고, 하드웨어 쪽도 전공자들에 비하면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꾸준히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시작이 늦은 만큼 남들 걸을 때 뛰어서 능력으로 인정받는 임베디드 개발자가 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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