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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는 방법이요? 나를 돌아보는 것에서부터 시작입니다!김민식 MBC 드라마국 PD
오세은 기자  |  ose@hkrecru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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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1호] 승인 2018.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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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민식 MBC 드라마국 PD[사진=오세은 기자]

10월 초 김민식 PD와 인터뷰가 있던 날 여유있게 약속장소로 향했다. 약속 장소에 도착해 문을 열고 들어가니 책을 읽는 모습이 자연스러운 한사람이 눈에 띄었다. 김민식 PD였다. 그는 50분 일찍 도착해 책을 읽으며 기다렸다고 했다. 김 PD는 1년에 책 200권 이상 읽는 독서광이다. 그가 운영하는 블로그에 그 기록이 있다. 그는 좋아하는 일을 찾아 그것에 집중하다가 PD의 길로 들어섰고, 그 과정에서 독서가 많은 도움이 됐다고 했다. 지난 8월 종영한 MBC 주말드라마 <이별이 떠났다>로 8년만에 복귀한 그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사표 내는 게 쉬웠던 이유
1996년 MBC에 입사한 김민식 PD는 시트콤 <뉴논스톱>, <!느낌표>를 연출하고, 2007년 드라마국으로 자리를 옮겨 <내조의 여왕>, <이별이 떠났다> 등을 연출했다.

김민식 PD의 이력은 다소 특이하다. PD가 되기 위한 전통적인(?) 길을 걷지 않았기 때문. 그는 공대를 나와 외국계 회사에서 영업사원으로 2년간 일하고, 좋아하는 영어를 더 배우고자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에 진학했다. 그러다 지인들의 추천으로 MBC PD공개 채용에 지원하였고, 덜컥(?) 붙어 PD가 됐다.

“저는 단 한번도 PD를 꿈꿔 본 적이 없어요. PD가 꿈이었다면 왜 공대에 진학하고, 왜 영업사원으로 일했으며, 왜 통번역대학원에 갔겠습니까? 사실 대학은 꿈보다는 그냥 제게 주어진 성적으로 갔습니다. 외국계 회사도 다른 기업에 모두 떨어져 들어가게 되었고요. 제가 영어에 관심이 많고, 또 열심히 한 덕분에 입사했지만 영업사원으로 일하면서 스트레스가 많았어요. 외국어도 활용하면서 근무할 줄 알았는데 영어를 쓰는 일이 거의 없었거든요. 그래서 저녁에 영어 학원을 다니면서 그 한(?)을 풀었지요. 그러다가 영어에 좀 더 집중하고 싶어 통번역대학원에 들어갔습니다. 대학원에서 공부를 하면서 통역사가 되고 싶은 욕구가 생겼어요. 통역사 일을 잘 할 자신도 있었고요. 그래서 회사를 그만 뒀습니다. 무작정 그만 둔 게 아니고, 하고 싶은 일을 찾았고 그 일에 욕구가 생겼기 때문이었죠. 저는 자신이 좋아하는 새로운 일에 욕구가 커지면 그곳으로 옮기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제게 퇴사는 어려운 결정이 아니었습니다.”

관심이 많고 잘하고 싶은 영어를 배우면서 통역사의 길로 들어서고자 했던 그에게 대학원은 꿈도 꿔보지 않았던 새로운 길을 안내했다. 통역사가 아닌, PD가 되도록 마중물의 역할을 했던 것.

“외교관 자녀, 유학파 출신, 재미교포 등등 실력이 출중한 분들이 모두 대학원에 모여 있더군요. 다들 영어 실력 향상에 관심이 많았고 열심히 공부했죠. 그런데 같이 놀러 가면 제가 가장 잘 놀았어요. 사람들을 즐겁게 했죠(하하). 그때 모두들 저에게 그러더라고요. ‘끼가 정말 아깝다, 방송사에 한 번 지원해봐라’라고요. 그래서 MBC에 지원하게 됐죠.”

 

   
▲ 그는 "드라마 피디는 다른 사람이 만든 영상을 보는 사람이 아닌 글을 보고 자신만의 영상을 떠올릴 수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사진=오세은 기자]

PD가 말하는 PD
김민식 PD는 초·중·고등학교에서 멘토로 마이크를 잡고 있다. 청소년들의 인기 직업인 PD로 근무하고 있어서인지 학생들에게 다양한 질문을 받는다. 그 중 자주 받는 질문이 있다고.

“보통 PD가 되기 위한 방법과 역량을 물어요. 그때마다 저는 ‘당신이 갖고 있는 당신만의 색깔을 방송사에서는 필요로 합니다’라고 말해요. 우리나라 시청자는 5천만 이상입니다. 이 분들이 정해진 기준에 따라 프로그램을 볼까요? 아니거든요. PD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콘텐츠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데 불특정 다수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 수 없어요. 때문에 제작자, PD는 자신만의 색깔이 분명 있어야 합니다. 좋아하는 게 분명 있고, 잘하는 게 있으면 그것을 끝까지 가져가야 해요. 그래야 자신의 색깔을 갖게 됩니다.”

   
▲ [사진=본인 제공]

많은 사람들이 갖는 궁금증 중의 하나가 드라마를 많이 보면 드라마 PD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하지만 그는 방금 말한 ‘자신만의 색깔’을 재차 강조했다.

“드라마를 많이 본다고 해서 PD가 되지는 않아요. 저도 드라마를 많이 보는 편은 아니고요. PD는 다른 사람이 만든 영상을 보는 사람이 아니라, 글을 보고 자신만의 영상을 떠올리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으면서 이미지를 떠올리는 훈련이 필요하죠. 그렇다고 이 방법이 정답은 아니에요. 저처럼 책을 많이 읽어서 PD가 된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거든요. 저는 PD가 되고 싶다면 무엇보다 자신만의 색깔, 즉 자신만의 특징이 어떻게 콘텐츠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고민해 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드라마 PD가 된 이유는 평소 책을 읽으면서 그 내용을 영상화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PD가 되고 싶다면 자신이 왜 PD가 되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알고 도전해야 합니다.”

그는 많은 독서량이 MBC 공채 전형 준비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책을 읽으면 자기소개서와 면접을 별도로 준비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 [사진=본인 제공]

좋아하는 일, 직업으로 연결해야
많은 전문가들은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직업군도 변하고, 미래 세대는 최소 6개의 직업을 갖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렇다면 앞으로 사회에 진출할 세대는 직업을 찾을 때 어떤 기준을 세워야 할까? 김민식 PD는 과거 자신의 세대들이 찾았던 방식으로 직업을 찾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고 말한다.

“제가 구직활동 했을 때와는 달리 지금은 인공지능과 로봇이 활약하는 시대에요. 이러한 시대에서 가장 먼저 기계로 대체되는 일자리는 시키는대로, 매뉴얼대로 하는 일이에요.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자신만의 독창적인 ‘어떤’것을 가져야 노동시장에서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봅니다. 자신이 잘 하는 그 무엇인가를 찾아야 하죠.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을 스스로 자꾸 들여다보세요.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게 될 것입니다. 저는 통역사가 되려고 영어 공부를 한 게 아니에요. 영어가 좋아서 공부 했고 그러다가 통역사라는 길을 알게 된 거죠. PD도 그렇고 작가도 그러해요. 주변에서 책 읽고 매일 아침 글을 쓰니까 퇴직하고 전업 작가로 살면 되겠다고 이야기 하는데 순서가 잘못 됐어요. 독서가 좋고 글 쓰는 게 좋으니까 언젠가 전업 작가가 될 수 있는 것이죠. 지금의 10대 20대들도 직업을 찾는데 있어 돈보다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지금 시대는 남들이 다 쌓는 스펙은 경쟁력이 될 수 없고, 이는 시대착오적이라 생각합니다. 이제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고 그것이 직업이 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것이 곧 삶의 행복으로 연결되기 때문이죠.”
 

 

   
▲ 그는 “청춘의 특권 중 하나는 실패로부터 자유로워 질 수 있다는 것”이라면서 “꿈과 직업에 거창한 희망을 담지 말라”고 말했다. [사진=오세은 기자]

청춘의 특권은 ‘실패로부터 자유로워질수 있다는 것’
김민식 PD는 비제작부서로 발령이 났을 때 그동안의 연차 일수를 모아 한 달간 남미로 배낭여행을 갔다. 그가 택한 곳은 유명 관광지가 아닌, 인적이 드문 한적한 곳이었다. 놀기 좋아하는(?) 그는 여행지에서 스스로 노는 방법을 글쓰기로 대신했다. 그때 쓴 글이 지난해 출간된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이다. 그는 노는 방법을 스스로 찾는 것도 진로를 설정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초등학생들은 학교 끝나면 태권도장으로, 피아노학원으로 온종일 바쁘게 지내요. 심심할 틈이 없어요. 학원을 가지 않으면 친구와도 놀 수가 없고요. 그런데 학교와 학원에만 있으니까 온전히 자신만의 시간이 없어요. 사람은 자신이 심심할 때 하는 것들이 있어요. 특히 어렸을 땐 그 시간이 매우 중요하고요. 그 시간을 통해 진로를 결정짓기도 해요. 그런데 지금의 20대는 이런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어요. 저는 기성세대에게 일정부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는 학교, 학원 등으로 바빠 자신의 시간을 가질 수 없는 아이들을 보면 안타깝다며, 성년이 되면 스스로를 위해 고민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80년대 대학생들은 민주화 운동을 열심히 했어요. 그 이유는 그러고도 취업에 아무런 걱정이 없었기 때문이에요. 졸업만 하면 취업이 됐어요. 그런데 지금은 취업문이 계속 좁아지니 다른 곳에 신경 쓸 수가 없어요. 그리고 부모들도 ‘좋은 대학에 들어가야 한다, 좋은 기업에 들어가야 한다’고 항상 말하죠. 지금의 20대는 부모와 사회의 주문에 충분히 응했어요. 그런데 이런 요청에 부응하고 사회에 나왔는데 사회가 자신을 찾지 않는 거죠. 방황할 수밖에 없어요. 그 동안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고민해 보지 않았기 때문에 더 그러하죠. 그래서 저는 스무 살이 되면 자신을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라고 말씀 드리고 싶어요. 사람은 놀 때 자신을 발견할 수 있어요.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너무 열심히 살아서 노는 법을 모르는 것 같아요. 노는 것도 실력이거든요.”

그는 청춘의 가장 큰 특권은 ‘실패로부터 자유로워 질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꿈과 직업에 거창한 희망을 담지 말라고 당부했다.

“우리나라 직업은 약 2만 개 정도가 있다고 해요. 그 중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꿈의 직장’과 ‘직업’은 제 생각에 20개 정도 되는 것 같아요. 중·고등학교 때 꿈을 적어낼 때 의사, 변호사 등을 적죠. 그런데 이런 직업은 극소수잖아요. 그 극소수가 아닌 다른 직업은 실패한 삶인가요? 아니죠. 꿈을 이야기 하는 건 의미가 없다고 봐요. 왜냐하면 꿈을 이야기할 때는 사람들이 타인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직업만 이야기해요. 마치 그런 직업만이 옳은 선택인 것처럼요. 직업과 꿈에 의미를 두지 말고,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찾으세요.좋아하는 것을 찾고, 이를 열심히 하면 잘 하게 됩니다. 그리고 청춘의 가장 큰 특권은 실패할 수 있는 자유를 누리는 거예요. 실패는 자신을 돌아보는 좋은 기회이기도 합니다. 어떤 실패여도 괜찮습니다. 실패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특권을 갖고 이를 최대치로 활용해 보세요!”


글·사진│오세은 기자 ose@hkrecru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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