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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 녹아든 커피 한잔김수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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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1호] 승인 2018.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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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옛날부터 행복해지려는 방법을 추구하는 데에 관심을 기울여 왔다. 심리학자 에이브러햄 매슬로(Abraham H. Maslow)가 지적한 것처럼, 사람의 욕구는 어느 단계를 달성하게 되면 계속하여 더 높은 단계를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절대적 행복’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다.

또한, 행복도를 수치화(정량화)시키는 것도 불가능하다. 행복에는 '만족', '기쁨', '즐거움', '재미', '웃음', '보람', '가치감', '평온감', '안정', '의욕', '희망' 등 여러 요소가 포함된다. 이들 각각의 단어들이 의미하는 행복은 조금씩 다르다. 행복을 바라보는 개인의 가치관에는 차이가 있다. 당사자의 주관적인 가치관에 의해 심리적으로 만족감을 얻는지 여부가 좌우되기도 한다.

행복이 예방약 역할을 함으로써 건강한 사람의 수명을 늘릴 수 있다는 증거는 아주 많다. 하지만, 행복이 이미 발병한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지는 불분명하다. 행복이 인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이유는 행복으로 인해 발생된 심리적 효과 때문일 것이다. 행복을 느끼면 평생 동안 스트레스 반응에 노출되는 횟수가 줄어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줄어든다.

행복한 마음은 면역기능을 강화하고 무력감을 약화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자들은 ‘행복’을 두 종류의 기분 좋은 감정으로 나누었다. 하나는 긍정적인 일을 기대할 때의 감정이고, 또 하나는 그것을 실제로 경험할 때 느끼는 감정이다. 예를 들어, 사람들은 발리에서 보낼 휴가를 상상할 때나 좋은 실적으로 연말에 받을 상여금을 어떻게 쓸지 계획할 때, 사랑하는 사람과 첫 키스를 하는 상상을 할 때 행복감을 느낀다.

즐거운 일을 기대하며 행복감을 느낄 때는 뇌의 쾌락 중추인 측좌핵 부위가 환하게 빛난다. 이 부위를 활성화하는 신경전달 물질로는 도파민이 손꼽힌다. 도파민은 좌측 전전두엽 피질과 측좌핵의 감정 중추 사이에서 긍정적인 감정을 조절한다. 도파민수용체가 민감한 사람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기분이 더 좋은 편이다. 도파민은 기본적으로 목표를 추구해서 성취할 때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신경전달 물질이다. 이러한 신경전달 물질들은 사랑의 감정이나 육체적인 즐거움 같은 다른 종류의 행복감을 느끼게 한다. 예를 들어‘포옹 호르몬’이라 불리며 짝짓기의 달콤함을 느끼게 해 사랑에 빠졌을 때나 자식을 끌어안을 때 분비되는 옥시토신에 주목하면 행복감이 건강에 미치는 방식을 이해할 수있다.

사람들은 대부분 스트레스와 화, 그 밖의 스트레스 반응을 일으키는 감정을 갖고 있다. 감각적으로 즐거움을 느끼면 강력한 혈관 확정제인 산화질소가 방출되어 혈류가 증가하는데, 산화질소는 장기에 혈류가 부족할 때 생기는 허혈성 손상에서 특정 장기들을 보호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결국 우리의 기분은 도파민과 세로 토닌 같은 신경전달 물질에 의해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고 행복에 도취되기도 한다.

커피 한 잔에는 행복과 추억, 그리고 삶이 녹아져 있다. 심리적 안정을 주는 커피는 그 안의 카페인 성분으로 사람들의 뇌에서 도파민이 형성되는 것을 돕는다. 이것이 커피를 마시면 기분이 들뜨게 되는 이유다.

‘즐겁다’, ‘행복하다’라 불리는 상태는 그 감정을 느끼는 주체의 주관에 따라 바로잡는 것이 가능하며 얼마든지 조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사는 집이 없어 바깥을 떠도는 사람이 있다고 할 때 만일 그 사람이 ‘누우면 침대요 하늘이 이불’이라는 식으로 좋게 받아들이는 경우, 그 ‘바깥’은 그 사람에게 있어서 행복감을 느끼는 주거공간이 되는 것이다. 오늘도 커피가 있어 행복한 날이다. 나의 도파민과 세로토닌을 분비시켜 행복감에 도취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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