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이 한국에서 하나의 식문화로 자리매김하도록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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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이 한국에서 하나의 식문화로 자리매김하도록 할 것입니다!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19.06.03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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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경 수드비 대표

홍수경 수드비 대표는 미국 대학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하고 미국, 하와이 등지에서 외교와 관련된 일을 했다. 그러던 그는 돌연 일을 그만두고 와인 큐레이션 업체 수드비(Soo de Vie)’를 창업했다. 그가 창업을 결심한 이유는 예기치 못한 교통사고 때문. 그는 사고 이후 한 번뿐인 인생을 어떻게 하면 주체적으로 살 수 있을지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했다이에 대한 답은 모든 것을 스스로 일궈볼 수 있는 창업만이 가져다줄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위워크 역삼 2호점에서 홍 대표를 만나 수드비의 창업과정과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우연한 교통사고, 삶을 되돌아보다

홍수경 대표는 대학 졸업 후 취업해 별다른 걱정 없이 자신의 일에 만족하면서 살아왔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큰 교통사고를 당했고, 그때 병상에 누워 있으면서 처음으로 인생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게 됐다.

사고가 꽤 크게 나 병원에 오래 있었어요. 병원에 있으면서 가장 많이 생각한 건 바로 인생이었습니다. 사실 철학자가 아니고서야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일반인들이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크게 생각해 보지는 않잖아요, 저 또한 그러했습니다. 그런데 사고를 당하자 이렇게 갑자기 죽을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게 되었죠. 특히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해 많이 고민했습니다. 고민 끝에 당시 하던 외교 일을 그만두기로 했어요. 일이 즐겁기는 했지만 가슴이 뛰는 일은 아니었기 때문이었죠.”

회사를 그만 둔 그는 중국 연변에서 한 달간 휴식기를 보내면서 자신이 하고 싶은 진짜일을 찾기로 했다. 그러던 중 그곳에서 우연찮게 한 사업가를 만났고, 그의 제안으로 그는 가슴이 뛰는 진짜일을 찾게 되었다고.

연변에서 혼자 여행을 하던 중 중국에서 와인을 판매하는 사업가 한 분을 만났습니다. 그런데 이분이 제게 중국의 한 와인 행사에 와서 보르도 와인을 설명해 줄 수 있느냐고 하더라고요. 보르도에서 나고 자란 저로서는 주저할 이유가 없었죠. 이후 저는 그 행사에서 보르도 와인을 열심히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그때 가슴이 뛰면서 바로 이거다라는 생각이 뇌를 스쳐갔습니다(하하). ‘이 일을 당장 한국에서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던 거죠. 행사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와 실천에 옮겨 탄생한 것이 바로 수드비입니다(웃음).”

 

성장 잠재력이 큰 국내 와인시장 노크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국내 와인수입액은 지난 201214,726만 달러, 201418,218만 달러, 201619,145만 달러로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연간 1인당 와인 소비량은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과 같은 서양 국가가 한국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와인수입액은 증가하는 추세이지만 유럽과 비교해 한국은 여전히 와인 소비량이 적은 편에 속한다. 그런데 그는 어떤 이유에서 와인 소비량이 적은 한국에서 와인 사업을 시작하게 된 걸까.

한국에서 지내면서 주변 지인들에게 와인 좋아하세요?’라고 물으면 99.9%좋아는 하는데 잘 몰라요라고 하시더라고요. 이처럼 거의 같은 대답이 나오는 게 저는 신기했어요. 그런데 이를 달리 생각하면, 이미 와인 시장이 크게 조성된 유럽보다는 시장은 작지만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 한국에서의 사업성이 높다는 걸 의미하죠. 그래서 수드비를 창업하게 되었습니다.”

수드비는 201710월에 탄생했다. 홍 대표가 직접 지은 수드비(Soo de Vie)’는 한자어 ()’와 프랑스어 ‘de Vie()’를 합친 합성어로, 직역하면 삶의 물이다. 그는 와인이 생명의 물이 되길 바라는 신념으로 이름을 이와 같이 지었다고 설명했다.

수드비는 기업과 개인을 상대로 와인 큐레이션을 진행하는 스타트업으로 홍 대표를 포함해 직원은 3명뿐이다. 빠른 시간에 크게 성장한 여타 다른 스타트업과 비교해 회사 규모는 매우 작은 편이다. 그러나 수드비는 지난해 7봄이(Bomi)’ 와인을 출시하면서 국내 와인 시장 등에 수드비 이름을 알리는 데 성공했다.

“‘봄이는 남북정상회담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탄생된 와인입니다. 정상회담이 열린다는 소식을 접한 뒤 통일과 관련된 와인을 출시하고자 독일에서 생산하는 와인을 찾아봤습니다. 왜 독일이었냐 하면 통일하면 독일이니까요. 그렇게 독일에서 생산하는 와인을 찾던 중 독일 통일 이후 통합된 독일적십자의 와이너리를 발견하게 됐어요. 이후 그곳과 수드비가 파트너십을 맺으면서 그곳 와인을 한국으로 들여와 판매했습니다. 그 와인이 바로 봄이입니다.”

봄이는 국내 와인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뿐만 아니라 각국 대사관의 여러 행사에 소개되기도 했다. 그는 나라 간의 가교 역할을 위해 일반인이 할 수 있는 일은 얼마든지 있다수드비는 그 가교 역할을 와인 큐레이팅을 통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봄이봄의 아이라는 뜻이다. ‘봄이와인에 부착된 라벨에는 통일이라는 희망의 씨앗이 독일에서 한국으로, 나아가 세계로 퍼져나가기를 기원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와인에 대한 한국인들의 진입장벽 낮추고 파

홍 대표는 수드비의 사업 모델이 블루오션이라서 좋은 점이 많지만, 개척하는 블루오션인 만큼 힘든 점도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수드비만이 갖는 경쟁력으로 수드비만의 미래를 그리고 싶다고 말했다.

수드비의 현재 목표는 와인에 대한 한국인들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겁니다. 한국인들 중에는 와인을 어렵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꽤 많아요. 때문에 우리는 지속적으로 와인 큐레이팅을 통해 한국인들이 생각하는 와인에 대한 고정관념을 없애고자 하는 작은 소망을 갖고 있습니다. 더불어 수드비가 갖는 경쟁력은 대표인 저를 포함해 모든 직원들이 그 누구보다도 와인을 잘 알고 있다는 점입니다. 스토리가 담겨있는 와인이 무엇인지, 그리고 이것이 어디에서 만들어지는지 등을 잘 알고 있죠. 우리는 이러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와인이 한국에서 하나의 식문화로 자리매김하도록 정진해 나갈 것입니다. 이것이 수드비가 그리는 미래이기도 하고요.”

그는 최근 중국 상해에 수드비 지사를 설립했다. 그는 중국에서의 와인 소비가 꾸준히 늘고 있는 점을 감안했을 때 향후 이곳에서 많은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최근 한국무역협회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와인시장은 시간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중국의 중산층이 늘어나면서 와인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인터뷰를 마치며 그에게 그동안 한국인들에게 물었던 와인 좋아하세요?’라는 물음에 대한 답으로 조금은 알죠라는 말을 언제쯤 들을 수 있을 것 같으냐고 묻자, 그는 10년 뒤(하하)? 그때까지 열심히 달리겠습니다!”라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사진 | 오세은 기자 ose@hkrecru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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