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의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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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의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죠!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19.07.03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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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영 식물세밀화가

원예학을 전공한 이소영 식물세밀화가는 20대 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 하고 싶은 일, 해야 하는 일은 무엇일까로 늘 고민하던 학생이었다. 우연한 계기로 식물을 관찰해 그림으로 기록하는 일의 매력에 빠진 그는 나의 전공을 살려 식물세밀화가를 할 수 있겠다라고 생각했고 정말 그렇게 됐다. 식물세밀화는 물론, 많은 사람들이 식물에 관심을 갖고 식물 보전의 필요성을 인지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자신의 식물세밀화 이야기를 다양한 콘텐츠로 만들어 대중에게 알리는 일에도 열심이다.

 

대학교에 갓 입학했던 당시 이소영 작가의 꿈은 정원 디자이너였다. 전공은 원예학이었지만 타 학과의 조경, 플라워디자인 과목까지 들을 정도로 열정이 넘쳤다. 그러던 어느 날 듣게 된 수업을 계기로 그의 꿈은 180도 달라졌다.

수목학개론이라는 수업에서 교정에 있는 나무를 관찰하고 그려서 도감을 만드는 과제가 있었어요. 그때 처음으로 식물을 관찰하고 형태를 그렸는데 너무 재밌더라고요. 식물을 꾸준히 관찰하고 기록하는 일이 나와 맞는 일이구나를 처음 느꼈던 순간이었어요.”

이 작가는 자신의 그림을 보고 칭찬해 주시는 교수님들의 말에 힘을 얻기도 했다. 자연스럽게 더 잘 그리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식물세밀화와는 조금 다른 개념이지만 식물 그림을 그리는 선생님을 찾아가 2년 간 그림을 배웠다. 대학교 4학년 때 그는 식물세물화가가 되기로 결심했다.

식물 그림을 배우면서 제가 가진 식물에 대한 지식과 애정을 살려 식물세밀화가가 되면 할 수 있는 일이 무궁무진할 것 같았어요. 외국의 경우 식물학자들의 식물그림이 중요한 기록물로 데이터화 되어 이용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는 그런 작업이 이제 막 시작되고 있을 때였거든요. 그림으로 기록해야 할 우리나라 식물종이 정말 많은 거죠.”

식물을 찾아 세계를 여행하다

첫 직장으로 국립수목원에 들어갔다. 4년 간 근무하면서 식물세밀화 작업에 열중했다. 그의 그림은 학회 발표 자료로 사용되는 등 우리나라 자생식물의 연구와 발견, 기록에 중요한 기여를 했다. 국립수목원에서 보낸 4년은 놀라운 일들의 연속이었고, 하루하루는 식물세밀화가로서 우리나라 식물의 중요성을 연구하고 기록하는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끼게 해준 소중한 시간이었다.

하지만 보다 깊이 있는 식물 공부를 위해 안정적으로 다니던 수목원을 그만두고 대학원에 진학했다. 외래식물의 식물종을 직접 관찰하고 그리러 세계 여러 나라를 여행하기도 했다.

식물을 그리기 위해서는 그려야 할 식물종이 필요하다보니 그 식물이 사는 장소에 가느라 외국을 많이 다녔어요. 이들이 어떤 형태로 살고 있는지 직접 눈으로 보고 관찰해야 정확한 기록을 할 수 있거든요

이소영 작가가 세계 여러 곳을 다니며 그린 그림과 기록한 데이터를 정리해 출간한 책이 바로 <식물산책>이다. 그가 식물이 있는 곳을 찾아가서, 그곳에서 식물을 관찰하는 일련의 과정을 식물 장소를 매개로 쓴 내용으로, 친절한 그의 목소리로 따뜻하게 이야기해 주는 책이다. 20184월 출간된 이 책은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책’, ‘일반인들도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식물책이라는 평을 받으며 일반 대중에게 큰 관심을 받았다.

그가 책을 출간한 이유는 무엇일까.

식물세밀화라는 단어조차 생소하신 분들이 많은데 이 책을 통해 식물세물화가 무엇인지 이야기해 드리고 싶었어요. 식물세밀화가가 하는 일에 대해서도 쉽게 설명드리고 싶었고요. 무엇보다 이런 이야기를 통해 조금이라도 더 많은 사람들이 식물에 관심을 가지셨으면 하는 마음이 컸고요. 그리고 연구하고 기록하는 것 이외에 식물세밀화가가 가지는 사회적 책임에도 고민했어요. 식물을 연구하고 기록해야 하는 궁극적 목적이 식물 보전을 위한 것이라면, 연구만큼 중요한 일은 보다 많은 사람들이 식물에 관심을 갖게 하고 식물을 왜 보존해야 하는지 인지하도록 유도하는 일라고 생각했어요.” 그 고민의 대한 해답으로 그가 선택한 방법이 식물이 있는 장소를 책으로 보여주는 것이었다.

식물 이야기를 매개로 식물의 중요성을 알리고파

식물세밀화를 더 많이 알리고 식물의 아름다움과 중요성을 전하고 싶은 포부를 가진 이 작가의 행보는 책 출간 이외에도 다양하다. 식물세밀화를 그리는 과정에서 생각한 자신의 사유나 연구 결과물을 신문 칼럼으로 연재하기도 하고, 온라인을 활용해 식물 라디오를 진행하며 자신의 목소리를 직접 담기도 한다. 식물연구기관이나 학교, 화장품회사 등 식물을 매개로 다양한 일을 펼치기도 했다. 모 포털사이트의 로고 디자인으로 한국특산식물을 그린 식물세물화를 적용하기도 했다.

저는 기존의 식물세밀화가 도감이나 전시로만 활용되는 게 늘 아쉬웠어요. 식물세밀화는 연구목적뿐 아니라 사람들에게 식물을 이야기하는 교육과 대중적인 전시에도 좋은 매개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예를 들자면 식물을 원료로 하는 약이나 화장품의 패키지로 활용해 사람들에게 식물이 이렇게도 쓰입니다라고 이야기할 수 있고요. 그러면 사람들은 , 식물이 이렇게 유용하구나. 정말 가치가 크네. 우리가 좀 더 제대로 가꾸고 보존해야겠다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실제로 그는 아모레퍼시픽 의뢰로 프리메라 브랜드의 패키지 디자인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를 위해 화장품 원료로 사용되는 민트, 라벤더, , 후추 등의 식물을 직접 키우며 1년 반에 걸쳐 6종을 그렸다고.

앞으로의 계획도 그동안의 행보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이소영 작가. 대중에게 식물의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는 매개체를 넓히고 활용되는 영역도 확장시키고 싶단다.

그래야 식물세밀화가로 활동하려는 사람들도 늘어날 거고 그만큼 기록물도 많아져서 식물 연구, 종국에는 식물종 보존에 도움이 되겠죠. 물론 제 본업인 식물세밀화가로의 역할에도 충실하면서 말이에요. 학술연구와 식물세밀화 영역을 넓히는 작업도 꾸준히 해나갈 겁니다. 하루도 게을리 보낼 수 없는 나날의 연속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지만 그럼에도 제가 할 수 있는 일이고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권민정 객원기자 withgmj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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