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인은 불안 증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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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인은 불안 증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19.11.04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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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진 교수의 커피이야기

우리의 일상에서 불안 자체는 대단히 흔한 증상이다. 해마다 약 4,000만 명의 미국 성인이 임상적으로 심각한 불안을 겪고 있을 정도로 불안은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정신질환이다. 행동심리학자들은 불안이 충격적인 사건에 대해 잘못 학습된 반응의 결과라고 말하며 충격을 준 사건과 그때의 주위 환경이 연관되어 초조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고 주장한다.

우리가 자주 마시는 커피 속의 카페인도 불안과 관계가 있다. 미국 미시건 대학의 John Greden은 카페인과 불안 사이의 연관성을 폭넓게 연구했다. 그에 따르면 카페인에 더 민감한 사람이 있기는 하지만 카페인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거의 모든 사람이 불안을 경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1974불안 또는 카페인 중독: 진단의 딜레마에서 이런 시도와 관련해 간과되고 있는 사실은 카페인의 대량 섭취, 즉 카페인 중독이 약리 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그리고 그 약리 작용으로 인한 증상은 불안 신경증과 본질적으로 구분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논문에서 월터 리드 미 육군의료센터에서 근무할 당시에 만났던 세 명의 사례자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뤘다. 첫 번째 사례자는 어지러움, 떨림, 호흡, 곤란, 두통, 부정맥을 호소하는 27세의 간호사였다. 처음 그녀는 불안반응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남편이 베트남으로 발령될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원인이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시기적 요인을 제시했다. 이 간호사는 자신의 증상이 새 커피메이커를 샀던 시점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을 추적해 알아냈다. 그녀는 커피메이커를 사고 하루에 10~12잔의 진한 커피를 마시기 시작했고, 하루 1,000mg 이상의 카페인을 섭취했던 것이다. 이 사례자의 경우는 치료가 간단했다. 카페인을 중단하자 거의 모든 증상이 사라졌다. 일주일 동안은 힘들었지만 그 후로는 훨씬 좋아졌다.

그 뒤 John Greden은 불안이 카페인 소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관찰하여 카페인에 대해 약리학적 조사 수단을 활용해 공황장애나 다른 불안장애의 병리 생리학에 관한 연구를 진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습관적으로 카페인을 소비할 경우, 카페인으로 인한 불안감이 야기되지 않을 수도 있다. 불안유발효과에 내성을 일으키기 때문.

피터 로저스는 400명 이상의 피험자들에게 250mg의 카페인과 위약을 주고 먹기 전과 후의 각성도 및 불안과 두통을 관찰했다. 이 연구에서 그는 유전적으로 카페인 유발불안증의 소인을 갖고 있는 피험자라도 카페인의 효과에 대한 내성이 발달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많은 해외 연구에서도 밝혀졌듯이 카페인은 수면장애와 불안증세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페인은 뇌의 신경물질인 도파민을 증가시킨다. 도파민이 지나치면 쇼핑, 도박 범죄처럼 충동적인 행동과 연관된다. 바람직하다고 여겨지는 동기와 나쁘다고 여겨지는 뇌 속 충동의 원리가 유사해진다. 쉽게 말해 좋고 나쁨에 대한 구별 없이 충동적으로 행동하게 된다.

한 번 중독된 뇌는 계속적으로 충동을 느끼기 위해 더 많은 카페인을 요구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커피잔으로 손이 간다. 그리고 이를 중단할 경우 불안, 손 떨림, 분노와 같은 감정을 일으키게 된다. 지나친 도파민의 증가는 수면방해와 소화불량을 일으키고 눈을 자극하며, 이런 행동이 반복될 경우 뇌는 더 큰 자극을 추구하기 위해 더 많은 카페인을 요구하게 된다.

이것이 커피의 부작용일까. 아니다. 카페인의 부작용이다. 이런 증상을 경험한 사람들에게는 커피뿐만 아니라 카페인이 들어있는 초콜릿, 코코아, 녹차, 콜라 등의 섭취를 자제해야 한다. 카페인이 매우 민감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글 / 김수진 교수(백석예술대학교 커피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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