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발상황 대처능력 200%, 행사기획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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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발상황 대처능력 200%, 행사기획 전문가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20.02.26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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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직업 / 행사기획 전문가

결혼식, 이벤트, 행사를 기획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고 진행하는 행사기획 전문가. 제한된 예산, 주어진 시간 안에서 고객맞춤형 최고의 행사를 기획하고 준비해야 한다. 행사 총 책임자라 할 수 있는 기획전문가는 음식, 공연, 물리적인 도구, 환경 조성을 책임지고 적재적소에 직원들을 배치해야 한다. <세라비, 이것이 인생>에서는 행사 기획이 완성되는 고된 과정을 인생에 비유해 유쾌하게 그려냈다.

제작: 프랑스(2017)  감독: 올리비에르 나카체, 에릭 토레다노   출연: 장 피에르 바크리, 질 를르슈, 수잔 클레망 외    장르: 코미디
제작: 프랑스(2017) 감독: 올리비에르 나카체, 에릭 토레다노 출연: 장 피에르 바크리, 질 를르슈, 수잔 클레망 외 장르: 코미디

영화 이야기 | 무슨 일이 있어도 행사를 완성해야 한다

맥스는 웨딩 이벤트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이다. 결혼을 앞둔 의욕이 넘치는 신랑 피에르로부터 의뢰를 받아 17세기에 지어진 고성에서 결혼식 행사 준비에 돌입한다. 맥스는 자신과 오랜 시간 함께 손발을 맞춰온 웨이터, 요리사, 사진가, 가수 등 팀원을 모으고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가지만 왠지 시작부터 예사롭지 않다.고성에 도착해 첫 번째로 마주한 장면은 언성이 높아질 대로 높아져 말싸움이 한창인 직원들의 모습이다. 자기주장이 강한 총괄 매니저 아델과 공연을 책임질 밴드 리더 제임스가 서로의 고집을 굽히지 않는 것.

화난 아델을 애써 진정시키지만 문제는 또 다른 곳에서도 발생한다. 나오기로 했던 직원 두 명이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다. 까다로운 의뢰인은 고성에서 웨이터들이 17세기 의상과 가발을 쓰기를 원하고 웨이터들은 이에 맥스에게 불만을 토로한다. 일을 도와주러 온 처남 줄리앙은 도움이 되기는커녕 단어 하나에도 토를 단다. 게다가 신부가 자신이 예전에 사랑했던 여자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줄리앙은 행사 내내 신부에게 눈을 떼지 못하고 치근덕거린다.

의뢰인인 신랑 피에르는 모든 것이 불만이다. 장식부터 분위기까지 예상과 다르다며 불평한다. 축사까지 직접 가져왔는데 그 양은 회고록 수준으로 두껍다. 게다가 가장 큰 문제는 공연이다. 애초 피에르는 유명 DJ를 요청했었다. 세련되고 시크하고 절제된 결혼식 공연이 진행되길 바랐는데, 맥스가 부른 밴드 리더이자 가수 제임스는 정반대로 목소리가 크고, 그야말로 소란하고 촌스럽다.

우여곡절 끝에 결혼식의 막이 올랐다. 하지만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대타로 들어온 직원의 실수로 냉장고 선이 끊어진 탓에 메인 요리로 준비한 양고기 요리는 상해버렸고, 맥스는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소금을 듬뿍 뿌린 페이스트리를 에피타이저로 내보낸다. 짠 음식을 먹으면 물을 마시게 되고 사람들은 식욕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결혼식 참석자들이 신랑의 기나긴 축사를 들으며 에피타이저를 먹는 시간 동안 맥스는 음식을 조달하기 위해 발로 뛴다. 이 업계에서 마당발인 그는 마침 결혼식 행사를 진행 중인 동료에게 도움을 청하고 여유분의 음식을 조달할 수 있게 된다.

여전히 직원들은 실수 연발이다. 사진기사는 사진을 찍기는커녕 먹기에 바쁘다. 신랑과 기 싸움을 하던 제임스는 결국 신랑이 제발 하지 말라고 당부했던 촌스러운 이벤트를 해버리고 만다. 피날레에서 신랑은 신부를 위한 하늘에서 걸어나오면 입맞춤을 하는 서프라이즈 이벤트를 준비하는데, 직원들의 실수로 그만 하늘 위로 날아가 버리고 만다.

결혼식은 점점 혼돈으로 치닫는다. 준비해 둔 폭죽도 타이밍과 다르게 터져버린다. 동시에 오래된 성이어서 전기를 한꺼번에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는 맥스의 신신당부를 잊고 아무렇게나 전기를 사용하는 바람에 돌연 모든 전기가 끊겨버린다. 궁극으로 치닫는 혼란을 견디다 못해 맥스는 기절까지 하고 만다.

 

현실 속 직업 이야기 | 행사 전문가

행사기획자는 결혼식, 기업 이벤트, 지역 진흥을 위한 시사회, 축제 등 다양한 행사를 기획하고 기획에 맞게 실행해야 한다. 기획을 실행하기 위한 설문조사, 시장조사, 관련 자료 분석은 물론 이를 실행할 수 있는 팀원 조성도 필요하다.

성공적인 행사를 위해서는 고객 욕구가 우선이다. 이를 위해 기획단계에서부터 촘촘하게 고객이 원하는 욕구에 따라 기획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행사 범위와 형식을 계획하고 적당한 예산을 세운다. 행사에 필요한 직원을 고용해 팀을 구성하는 것도 필수다. 필요하다면 행사 프로그램에 관한 홍보자료를 준비하고 행사의 홍보도 한다.

행사 진행에 필요한 물리적인 환경 역시 조성해야 한다. 비디오, 오디오 장비, 인쇄물, 보안, 음식 등 모든 준비를 갖춰야 한다. 정해진 예산에 한해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구매에 관한 리스트를 작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기획력은 기본으로 갖추고 있어야 한다. 필요한 인력을 뽑고 팀을 조성해 적재적소에 인력을 배치하는 추진력, 지도력도 중요하다. 무엇보다 기획 전부터 의뢰자와 치열한 논의를 거쳐야 하므로 원만한 대인관계가 요구되며, 체력소모도 많은 직업이므로 강인한 체력과 어떠한 상황에서도 버틸 수 있는 정신력도 갖추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직업은 협동심, 사회성, 적응성 등의 성격을 가진 사람들에게 유리하다.

대학교에서 공연예술학, 예술경영학 등의 전공을 통해 공연기획 전반에 대해 배울 수 있다. 또한 방송아카데미 및 사설학원의 공연기획 프로그램에서 교육을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꼭 관련 전공이어야만 진출 가능하기보다 관련 회사에 입사하여 실무진으로 경험을 쌓으면서 행사기획자로 성장할 수 있다. 보통 공연을 좋아해서 대학로나 축제 등의 자원봉사, 인턴을 통해 일을 배우면서 기획자가 되기도 한다. 관련 국가자격증으로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주관하고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시행하는 컨벤션기획사(1,2) 등이 있다.

 

영화 VS 직업 | 위기 대응 능력은 필수

맥스의 위기 능력은 모든 단계에서 빛나지만 그 중 단연은 메인 요리 사건이 아닐까. 직원의 실수로 양고기가 상해버린 상황에서 맥스는 소금 페이스트리를 지시한다. 페이스트리에 소금을 듬뿍 쳐서 짜게 만드는 것이다. 짠 에피타이저를 먹은 사람들은 갈증이 나기 마련이고, 물을 마시게 된다. 웨이터들은 의도적으로 계속 물을 제공하고 사람들의 식욕은 점점 떨어진다. 이는 베테랑만 아는 수법으로 맥스는 소금 페이스트리로 메인 요리를 조달할 시간을 마련한다.

아무리 철저하게 준비를 해도 돌발상황은 언제 어디에서 발생할지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행사기획전문가는 다양한 경험이 중요하며 위기 대응 능력이 중요하다. 상황에 맞는 정확한 판단력은 필수다. 파티 문화가 흔한 외국은 오랜 시간에 걸쳐 결혼식 행사를 진행하지만 우리나라는 외국처럼 장시간 행사를 진행하지 않기 때문에 영화에서처럼 다사다난한 일들이 일어날 경우는 적다. 그럼에도 이 영화는 상당히 현실적이다. 감독이 실제 결혼식 웨이터로 일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만든 작품이기도 하다.

| 권민정 객원기자 withgmj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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