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문화를 사랑하는 영국 청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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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화를 사랑하는 영국 청년들!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20.03.26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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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 / 일상 유튜버
출처: 영국남자 유튜브 채널
출처: 영국남자 유튜브 채널

안녕하세요. 저는 조쉬, 저는 올리고요. 저는 영국남자입니다. ...유튜브 채널 영국남자의 오프닝 멘트다. ‘영국남자는 유튜브를 즐겨 보는 2030세대 중에 알 만한 사람들은 모두 아는 채널이다. 채널 구독자 수가 370만 명에 달할 정도로 인기도 매우 높다. 조쉬와 올리는 현재 유튜버가 본업이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다. 재미로 시작한 일이 어쩌다 본업이 된 것. 이들에게 벌어진 일을 살펴보자.

오프닝 멘트대로 유튜브 채널 영국남자는 조쉬와 올리라는 이름을 가진 두 영국 남자가 만들어가는 채널이다. 이 둘은 한국 문화를 사랑하는 영국청년들이다. 지금으로부터 5년 반 전에 런던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모르는 사람들한테 한국을 알려주는 걸로 영상을 만들었던 것이 그 시작이었다.

조쉬가 카메라 앞에 서고 올리가 촬영을 맡았다. 영국인들에게는 생소한 한국 음식을 알려주고 김치전 같은 음식을 직접 만들어 보기도 했다. 영상을 본 한국인 몇몇이 한국 과자와 불닭볶음면을 보내줬고, 한국인들이 보내준 음식을 영국 친구들과 나눠 먹으며 한국 음식을 소개하는 영상을 찍기 시작한다.

그 중 불닭볶음면을 먹은 영국인들 반응영상으로 유튜브를 보던 한국인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게 된다. 한국인에게도 매운 불닭볶음면을 영국인들이 먹는다니. 지상파에서는 전혀 볼 수 없는 내용에 호기심이 발동한 한국인들이 먼저 반응을 보였다. 불닭볶음면을 먹는 영국인들의 반응도, 그 모습을 본 한국인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그 이후 한국의 치킨, 김밥, 김치, 김치볶음밥, , 안주, 믹스커피, 호떡, (tea) 등 한국의 문화를 보여줄 수 있는 음식을 자신의 주변 영국인들에게 알려주고 그 음식을 먹은 생생한 반응과 솔직한 소감을 영상에 담았다.

 

퇴근 후 친한 친구와 함께하던 가장 즐거운 생활

한국을 향한 이들의 애정은 조쉬에서 출발했다. 조쉬의 유창한 한국어 실력을 보면 어느 정도 가늠이 된다. 12살 때부터 대학교를 가기 직전까지 중국에서 살았던 것은 그의 독특한 성장 배경 중 하나다. 조쉬는 중국의 한 국제학교에 다녔는데 그곳에서 한국인 친구들을 사귀게 되었고 조금씩 한국 문화에 빠지게 된다. 한국어를 전혀 할 줄 모르는 조쉬에게 한국인 친구들은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허물없이 대해 주었고 중국에서 지내는 동안 한국인 친구들과 돈독하게 지냈다고 한다.

한국인, 그리고 한국에 대해 더 알고 싶어진 그는 대학교에 진학, 한국 언어와 문화를 전공으로 학사학위를 취득했다. 그리고 진짜 한국을 알기 위해 고려대학교에서 1년 교환학생 자격으로 한국으로 와서 공부했다. 한국인 친한 친구가 있고 한국어를 전공하고 한국으로 교환학생까지 온 영국인. 한국을 사랑하는 만큼 한국어 실력이 유창한 이유다. 당연히 그의 주변 영국 친구들도 한국을 알게 되었는데 그 중 한 명이 바로 올리다. 대학교 동창인 조쉬와 올리는 20대부터 단짝으로 친한 친구 사이였다.

처음 영상을 만들기 시작했을 때는 재미 반 열정 반이었다. 친한 친구와 함께 하는 일종의 즐거운 취미생활이랄까. 그도 그럴 것이 영상을 한 두 개씩 올리던 초기에는 두 사람 다 정규직으로 일하고 있었다. 영상을 전문으로 배워본 적도 카메라 촬영을 해본 적도 없었다. 그래서 초기 영상을 보면 카메라 앞에 선 조쉬의 모습도 어색하고 화면 화질도 지금처럼 좋지 않다. 영상 구성도 허술하다. 그저 자신들이 좋아하는 한국 문화를 좋아하는 친구들에게 소개하면서 즐겁고 유쾌한 시간을 영상에 담는 것 자체가 재미 있었기 때문에 두 사람은 계속 영상을 만들었다.

그들은 일주일에 한 번 정해진 날에 새로운 영상을 업로드했는데, 둘이서 영상을 찍고 편집을 하면서 밤을 새고 각자 자신의 일터로 가기를 1년 넘게 했다고 한다. 그렇게 열정적으로 영상을 만들었던 가장 큰 이유로 댓글로 자신들의 영상에 응원을 해주고 공감해주는 사람들 덕분이었다고두 사람은 자신들의 영상에서 언급하기도 한다.

물론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잘 하지는 못하지만 좋아하는 친구와 함께 좋아하는 영상을 만든다는 기쁨, 영상을 만들면서 힘들어도 재미있게 즐기는 자신들의 모습에서 그들은 자연스럽게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일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두 사람도 영상에서 우리가 정말 사랑하는 일이었기에 가능했었던 일이라고 회상한다.

그렇게 자신들이 만든 영상에 책임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내용을 구상하고 영상을 제작하며 아낌없이 자신들의 시간을 투자한 두 사람. 하지만 두 가지 일을 병행하는 것은 갈수록 힘들어졌고 고민 끝에 하던 일을 그만두고 유튜버의 길에 전념하기로 결정한다. 그 이후 1~2년 간은 올리가 살던 집 거실에서 촬영을 했다. 거실을 스튜디오로 활용한 것이다.

 

나의 직업은 전문 유튜버

매주 영상을 하나씩 올린다. 정해진 날짜와 시간에 영상을 업로드한다. 이를 어기지 않는 것은 채널을 구독하는 사람들과 팬들과의 약속이기 때문. 이쯤 되면 거의 지상파 방송이나 다름없다. 다른 점이 있다면 TV 방송은 1시간이 기본인데 유튜브는 최대 15분을 넘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영국남자5년 동안 계속 발전해 나갔다. 초반에는 한국 음식을 먹은 반응 영상에서 한국 수능 영어를 본 영국인들 등 주제에 깊이감을 더했다. 한국에 영국 친구들이나 부모님을 데려와 한국 문화를 직접 경험하게 하기도 했다. 그들은 기존 구독자를 잃지 않으며 새로운 구독자를 만들기 위해서 자기들만의 웃음 코드와 철학을 잊지 않았다.

덕분에 구독자가 늘었다. 처음에는 몇 백 명, 다음에는 몇 천 명, 몇 십만 명으로 꾸준히 늘어났다. 그 결과 현재 영국남자의 구독자 수는 370만 명에 이른다. 한국인만 있는 건 아니다. 구독자 국적은 국경을 넘나든다. 전 세계 사람들이 구독자다. 그래서 영국남자 댓글에는 이쯤 되면 한국 문화 홍보자로 정부에서 표창장을 수여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라는 한국인들의 재미난 코멘트들도 종종 볼 수 있다.

새로운 시도와 도전은 멈추지 않는다. 구독자 수가 늘고 매체로서의 전문성이 입증되면서 작년부터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타들을 인터뷰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영국남자에 출연한 스타들은 데이비드 베컴, 윌 스미스, 크리스 헴스워스 등 대부분 거물급 스타들이다.

유명 스타라고 해서 콘셉트가 달라지는 건 아니다. 데이비드 베컴과 함께 한우를 먹고, 윌 스미스에게 한국 뷰티 제품을 알려주며, 크리스 햄스워스에게 한국 과자를 소개한다. 어벤저스:인피티니 워에 출연한 베네딕트 컴버배치, 폼 클레멘티프, 톰 히들스턴, 톰 홀랜드 등 4명의 배우들과는 김밥을 함께 먹었다. 대부분 영화 홍보를 위해 한국을 방문했을 때 잠깐의 짬을 내 인터뷰를 한다. 10분 내외의 짧은 시간이지만 한국 음식을 함께 먹으면서 한국을 알리고 영화 이야기도 한다.

최근에는 손흥민 선수와도 함께 했다. 이렇게 한국인 스타들과 촬영을 할 때는 반대로 영국 음식을 소개해 주기도 하고, 정통 한국인에게 한국 음식 먹는 방법을 조쉬와 올리가 배우기도 한다.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렸을 때는 평창으로 가서 동계올림픽 시리즈를 찍어 한국으로 온 수많은 해외 선수들에게 한국 음식을 알려주며 유쾌하고 재미난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최근 조쉬와 올리는 졸리(jolly)라는 이름의 유튜브 채널을 새로 만들었다. 영국남자의 규모가 커지면서 자칫 잃어버릴 수 있는 초심과 정체성을 잡아주는 채널이다. 졸리에서는 영국남자 초반 영상처럼 출연진도 내용도 구성도 소박하고 단출하다. 채널이 두 개로 늘어나면서 영국남자는 더 이상 두 사람 만으로는 운영할 수 없게 되었다. 현재 조쉬와 올리는 촬영과 편집, 자막 등을 함께 도와줄 친구이자 직원들을 고용해 작은 팀을 만들고 있다. 영국남자 팀은 한국과 영국, 그리고 세계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면서 영상을 만들어 즐거움을 주고 있다.

/ 권민정 객원기자 withgmj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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