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무진한 유튜버의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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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무진한 유튜버의 세상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20.03.26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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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 / 다채로운 유튜버의 세계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면 어떤 것이든 소재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유튜버는 누구나 될 수 있다. 영화를 좋아하는 것만으로도 유튜버가 될 수 있다. 자신의 일상을 영상에 담을 수도 있다. 꼭 얼굴이 나와야 하는 것도 아니다. 해외에 거주하는 한 번역가는 매일 아침 한국 고전문학을 읽고 번역 연습을 하는 모습, 정확히 말하자면 타자를 치는 자신의 손과 책이 놓인 테이블 등의 주변 환경을 영상에 담는다. 이런 영상에도 공감을 하고 구독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흔하지만 낯선 유튜버의 세계를 알아보자.

 

먹방 유튜버 | 한국의 고유명사가 된 먹방(Mukbang)

먹방은 이제 한국에서만 유명한 단어가 아니다. 미국, 일본, 중국, 독일 등 전 세계 사람들이 음식을 먹는 방송먹방이라고 말한다. 영어 표기로는 Muckbang이다. 카메라 앞에서 음식을 먹는 것으로 사람들의 큰 공감을 얻어 먹방으로 제2의 인생으로 살고 있는 사람들이 우리나라에서는 이제 흔한 일이 되었다. 유튜브에서는 포화상태라고까지 할 수 있을 정도로 인기 영상 중 하나이다. 단순히 잘 먹는 것만으로 사람들의 공감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먹방에도 기술이 필요하다.

먹방이 등장하기 시작한 건 2010년 전후다. 먹방을 직역하면 먹는 방송이다. 카메라 앞에서 열심히, 많이, 다양한 음식을 먹는 장면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먹방은 한국에서 아프리카TV 등으로 조금씩 매니아 층을 형성해 나가다 유튜브로도 확장이 되었고, 유튜브가 전 세계적인 플랫폼으로 성장해감에 따라 먹방이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게 되었다. 이제는 외국인의 먹방 유튜브 채널을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다.

지난 2018년 강남구에 위치한 구글 캠퍼스에서는 크리에이터와의 대화-먹방 크리에이터시간이 열리기도 했다. 이날 한국인 4명과 2명의 대만 먹방 크리에이터가 참석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인기 먹방 유튜버가 억 단위의 수입을 버는 것으로 알려져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먹는 걸 좋아해서 먹는 영상을 찍었을 뿐인데, 어쩌다보니 직업으로까지 이어지게 된 것이다.

 

반려 동물과 함께하는 흥미로운 콘텐츠

사랑스러운 동물들은 늘 사람들의 관심 대상이다. 유튜브에서도 그렇다. 특히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반려동물의 하루 일상이나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생활을 영상에 담는 유튜버들이 많다.

주제는 천차만별이다. 시골에서 두 마리 대형견과 할머니, 가족들과 함께하는 한 청년은 할머니와 반려견 두 마리의 일상 속 소소한 에피소드를 매주 한 번 업로드한다. 감자를 깎고 있는 할머니에게 접근해 감사 서리를 해가는 모습은 참 평범함에도 보고 있자면 흐뭇해진다. 나이가 지긋한 할머니와 아이 같이 명랑한 반려견이 보여주는 일상의 모습은 바라만 보고 있어도 행복해진다.

해외의 한 반려동물을 키우는 유튜버는 아예 단편 드라마 같은 구성을 짜서 자신의 반려동물과 함께 영상에 출연한다. 매주 업로드 되는 영상에는 저마다 재미난 이야기가 있다. 반려동물이 해야 할 대사는 자막으로 대신한다.

반려동물로 햄스터를 키우는 국내 한 유튜버는 햄스터를 위한 갖가지 공간을 직접 만드는 과정을 영상에 담는다. 얼굴도 직업도 이름도 공개하지 않고 오로지 공간 제작 과정만을 보여준다. 준비물부터 준비 과정까지 알차게 담겼다. 골판지, 강력 접착제, 줄자, 칼 등 문구점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도구들로 완성도 높은 공간을 만든다. 정보도 놀랍게 디테일하며 치밀하고 현실적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사람의 직업이 건축가가 아닐까 의심해 본다.

그렇게 완성된 공간들은 목욕탕, 극장, 팔각정 등 다양하다. 공간이 완성되면 반려 햄스터가 직접 그 공간을 여기저기 누비면서 즐기는 모습으로 영상은 끝이 난다. 이 채널의 구독자는 48만 명 정도. 자신이 키우는 햄스터와 자신만의 특별한 재능을 활용한 재미난 유튜버다.

 

전문가와 함께하면 영상을 보는 재미도 두 배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한 여성 번역가는 자신이 알고 있는 영어회화 정보를 꾸준히 영상으로 만들어 올리기 시작했다. 사실 유튜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영상 중 하나는 이러한 외국어 학습을 위한 영상이다. 그 중 영어회화가 단연 많다.

이 여성 번역가는 전문가라는 자신의 능력과 함께 미국이라는 환경적 요소를 활용해 자신만의 영어회화 영상을 만들었다. 카페에 가거나 식당에서 주문을 하는 현장 목소리를 담은 것이다. 카페에서 유용한 영어회화가 그날 영상의 주제라면 카페로 가서 자신이 주문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그 다음에 본격적으로 수업을 시작했다. 이런 식으로 꾸준히 영상을 올린 그는 자신이 올린 콘텐츠를 토대로 영어회화 책도 발간했다. 두 아이의 엄마이자 번역가인 그는 이제는 유튜버이기도 하고 저자이기도 한 셈이 됐다.

변호사, 의사 등 전문가들도 속속 유튜브에 등장하고 있다. 보이스 피싱에 대처하는 방법을 알려주거나 일상생활에서 알고 있으면 좋은 법과 관련한 정보들을 알려주기도 한다.

한 의사는 자신이 공부하는 과정을 영상에 담는다. 의사라서 의료와 관련된 전문 정보를 알려주는 뻔한 내용이 아니다. 영상은 한두 시간을 훌쩍 넘긴다. 정말 공부하는 과정 내내 영상이 흘러간다. 책장을 넘기는 소리, 볼펜으로 필기하는 소리, 주변 환경의 소음들이 기분 좋게 들려온다. 누가 이 영상을 볼까 의아하겠지만 이 영상을 구독하는 사람들이 있다. 아마 수험생, 고시생, 또는 밤을 새서 과제나 일을 끝내야 하는 사람들이 아닐까 짐작해본다. 먹방을 보면서 혼밥을 하는 사람들처럼 누군가가 공부를 하는 영상을 보면서 공부를 한다면 혼자 공부하는 외로움도 덜하고 조금 더 열심히 공부할 수 있지 않을까.

 

먹방 말고 쿡방

요리하는 유튜브도 먹방 만큼이나 큰 관심을 받는다. 요리사라서 전문적인 레시피를 알려줄 수도 있겠지만 유튜브 쿡방의 대다수는 평범한 직장인이나 혼자 사는 청년들이 많다. 자취생의 요리 브이로그, 집순이의 간단 요리비법, 아빠가 해주는 요리 등 그 주제도 다양하다.

평범한 요리가 아니라 특별한 디저트를 선보이는 유튜버도 있다. 미니어처 디저트만 만드는 유튜버, 색감에 초첨을 맞춰 알록달록한 디저트 만드는 과정을 알려주는 유튜버 등 자기가 좋아하는 취향을 요리에 접목해서 이색적인 쿡방을 선보여 인기를 얻고 있는 유튜버가 많다.

 

따라하다 보면 나도 전문가

기타를 가르쳐 주거나 드로잉 기법, 수채화 채색, 인물화에서 피부톤 완성하기 등 자신이 가진 문화예술적인 재능을 함께 공유하는 유튜버도 있다. 최근 취미생활을 즐기고자 하는 직장인이 늘어나면서 이러한 영상 콘텐츠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구독자 입장에서는 공짜로 수업을 듣는 셈이고 영상을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누군가가 좋아해주고 함께 공유한다는 기쁨을 만끽할 수 있다.

/ 권민정 객원기자 withgmj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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