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된 자가 두드리는 문은 쉽게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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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된 자가 두드리는 문은 쉽게 열린다
  • 오명철 기자
  • 승인 2020.03.26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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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취업 스토리 / 이기강 한국공항공사

한국공항공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기강 씨는 EOD 업무를 맡고 있다. 그는 해군 UDT에서 7년간 근무하고 전역과 동시에 취업에 성공했다. 하지만 그는 취업에 성공하기까지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자신이 지원한 직무가 흔한 직업이 아니어서 정보를 찾기도 어려웠고, 또 채용인원도 극소수였기 때문. 채용시장의 난관을 극복하고 성공적으로 사회에 진출한 이기강 씨를 만나본다.

 

등대 없는 바다에서의 항해

이기강 씨는 직업군인의 길을 걷다 전역을 결심하고 사회에 진출하기로 결정했다. 전역을 결심한 후 전역 후에도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 ‘가장 내 적성에 맞는 일은 무엇일까?’ 등을 고민했다고. 전역 후 취업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성공취업이 매우 힘들 것이라 생각했기에 이 고민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다.

직업군인이라면 누구나 겪는 고민일 것입니다. 저도 오랜 기간 고민했고요. 고민 끝에 결론을 내렸습니다. 7년간 UDT에서 특수작전, 폭발물처리 업무를 사명감을 갖고 해왔고, 또 제가 갖고 있는 이러한 경력은 전역 후 사회에서도 빛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죠.”

그는 폭발물처리요원(EOD)을 채용하는 인천국제공항공사의 2019년도 전반기 채용을 목표로 삼아 도전했다. 하지만 사회로의 첫 발은 생각처럼 순탄치 않았다. 그가 원하는 직종이 워낙 소수만을 채용하는 직종이어서 취업정보나 사례를 찾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는 시작단계부터 막막함을 느꼈다. 이렇게 그의 등대 없는 바다에서의 항해는 시작되었다.

 

나침반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묵묵히 나아가다

무엇부터 해야 할지도 모르는 채로 취업준비를 시작했어요. 그래서 공기업 취업을 목표로 하는 취준생들의 인터넷 카페에 가입해서 정보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카페의 회원들 또한 저처럼 취업준비생들이었고 소수직종이라 그런지 막막해하기는 마찬가지더라고요.”

그래도 그곳에서 여러 정보들을 얻을 수 있었다. 비록 검증되지 않은 여러 정보들이었지만 이 정보들을 토대로 그는 먼저 지난 인천국제공항공사 채용공고를 확인하고 가산점 항목을 확인하였다. 가산점 항목에는 소형견인차 운전면허, 1종 대형 운전면허, 화약류관리 자격증 등 여러 가지가 있었다. 그 중 시간이 부족하여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부분은 제외하고 단기간에 가산점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은 모두 도전해 취득했다.

두 번째는 영어공부였다. EOD직이 일반 사무직이 아닌 현장직에 가까운 직종이긴 하지만 인천국제공항공사를 목표로 하는 만큼 토익성적은 기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에 그는 퇴근 후 저녁식사를 서둘러 해결하고 곧장 독서실로 향해 독서실 마감 시간인 새벽 1시까지 토익공부에 매진했다.

처음 토익 공부를 시작할 때에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정확하게 문제를 풀며 유형을 익히는 연습을 했습니다. 점차 유형이 익숙해지면서 시험시간과 같은 제한시간을 두고 문제를 풀었고요. 토익은 문제수가 많은 편이라 집중력을 잃지 않는 것도 중요해요. 저는 집중력을 잃지 않고 끝까지 문제를 푸는 것에도 집중했습니다. 또한 공부할 때마다 모르는 단어가 보이면 메모해 두었다가 매일 외우는 것도 소홀히 하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처음 목표했던 점수인 750점보다 훨씬 높은 830점이라는 점수를 2달 만에 취득했죠.”

세 번째로 준비한 것은 블라인드 채용인 NCS 공부였다.

토익시험 이후에는 공기업의 필기전형인 NCS를 중점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지원하는 직종별로 NCS의 과목이 다르기 때문에 지난 채용공고문을 참고하여 제가 공부해야 할 과목을 확인하고 그에 맞게 공부했습니다. NCS는 시간과의 싸움이기에 정확하게 푸는 연습보다 빠르게 문제의 답을 찾아내는 방법을 연습했어요. 그렇게 공부하다보니 시간이 오래 걸리는 유형과 단기간에 답을 찾을 수 있는 유형을 구분하는 시야를 기를 수 있었죠. 이를 토대로 실제 시험장에서 어떤 문제를 빠르게 풀고 어떤 문제를 나중에 풀지에 대한 전략을 세울 수 있었습니다.”

 

나침반을 잃어버린 항해

그렇게 공부를 하는 중 입사지원 시기가 되어 실전에 나섰다. EOD 직종은 경력직 채용이고 조건은 ‘EOD 관련부서에서 3년 이상 근무였기 때문에 7년을 UDT에서 근무한 그는 경력사항에 있어 부족한 점이 전혀 없었다. 그래서 입사지원서 작성에 매진했다.

자기소개서의 질문은 그 동안의 군 생활을 하며 겪었던 어려웠던 점과 극복했던 방법 등 업무에 관련된 내용들, 그리고 사회성에 대한 질문도 섞여 있었습니다. 저는 7년간의 군 생활 경험과 토익 성적을 취득하기까지 노력했던 점들을 토대로 내용을 작성하여 제출했습니다.”

입사지원을 한 뒤에도 그는 꾸준히 NCS를 공부하며 서류전형 이후의 필기전형을 준비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업무 차 서울로 출장을 갔다가 근무지 진해로 내려오는 KTX 안에서 한통의 문자를 받았다. 그것은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 온 서류전형 불합격 통보 문자였다. 그는 순간 머릿속이 하얘지고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서울에서 내려오는 3시간 동안 멍하니 창문만 바라보았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컴퓨터를 켰어요. 혹시나 해서였죠. 합격자 발표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결과는 같았어요. 서류전형 불합격, 정말 생각지도 못한 결과였습니다. 그동안의 준비와 노력이 모두 물거품이 되었다는 생각이 드니 앞날이 막막했습니다. ‘생계를 위해 전역 취소 신청을 해야 하나?’라는 고민도 하게 되고, 저만 바라보고 있는 아내와 두 아이들에게 너무 미안하고 괜히 전역해 가족들이 고생하는 건 아닌가 걱정이 되었죠.”

 

다시 돛을 펼쳐 더 넓은 바다로

서류전형 불합격 통보 후 그는 무너진 정신을 다시 붙잡으려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이미 지난 과거는 잊고 앞으로의 일에 더 집중하기로 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의 다음 채용을 목표로 잡고 더 완벽히 준비하기로 결심했다. 그때 한국공항공사에서 후반기 채용이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는 한국공항공사에도 도전하기로 하고 지금까지 해왔던 노력을 계속해서 이어나가기로 했다.

다행히 같은 공항운영 공기업에 같은 직종이어서 준비해야 할 것이 많이 중복되었습니다. 가산점 항목도 모두 준비되어 있었고, 토익성적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다른 지원자에 비해 유리했죠. 그래서 계속해서 NCS 공부를 이어나갔습니다. 시간적 여유가 생겼으니 더 실력을 갈고 닦아 후반기에는 꼭 취업에 성공하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첫 실패의 고배를 마신 후 NCS 공부를 약 한 달째 이어가던 날, 한국공항공사의 후반기 EOD요원 채용공고가 발표되었고, 그렇게 그에게 두 번째 기회가 왔다.

두 번째 기회와 함께 찾아온 한줄기 빛

한국공항공사 채용공고가 발표된 뒤, 전역을 앞둔 군 간부들을 위해 다양한 전직준비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방전직교육원에 입교하였다. 입교 전 자기소개서와 직무기술서를 작성하는 등 서류전형을 준비하던 중 입교하였다.

국방전직교육원의 교육 내용에는 자기소개서에 어떤 내용이 포함되어야 하는지, 면접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등 많은 좋은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저는 서류를 준비하던 중에 들어갔기에 적절한 시기에 좋은 정보들을 많이 습득할 수 있었죠. 교육이 끝나면 숙소에서 배운 대로 서류를 작성했습니다. 지금까지 부족한 정보로 인해 서류 준비가 매우 힘들었는데, 국방전직교육원에서의 교육내용은 저에게 어두운 바다의 등대와 같은 희망이 되어 주었죠.”

그 중 그에게 가장 큰 도움이 되었던 프로그램은 1:1 맞춤 컨설팅이었다. 교육기간 중 신청을 통해 전문컨설턴트와 1:1 매칭이 되었고 매칭과 동시에 서류전형 준비 컨설팅을 시작했다. 컨설턴트는 자기소개서 및 직무기술서의 첨삭은 물론 입사지원서의 전반적인 부분을 검토하고 수정해 주었다. 혼자서 해오던 일을 전문적인 관점에서 다시 잡아주고 필요한 부분은 더 강화해 주니 그에겐 든든한 지원군이 생긴 셈이었다.

국방전직교육원 교육을 수료한 뒤 그는 필기전형과 면접전형을 동시에 준비했다. 개인적으로는 NCS를 지속적으로 공부하고 컨설턴트와는 시간약속을 정해서 모의면접을 연습했다.

처음 모의면접을 할 때는 긴장도 많이 되고 다리를 떨거나 입술을 깨무는 등 저도 모르던 안 좋은 습관들이 나왔어요. 면접자로서 엉망인 모습이었죠. 게다가 질문에 대해 미리 준비한 답도 머릿속에서 맴돌기만 하고 유창한 답변이 나오지는 않았습니다. 컨설턴트께서 계속적인 모의면접을 통해서 의상이나 안 좋은 습관, 답변 내용들까지 세세하게 컨설팅해 주셨습니다. 또한 제게 부족한 부분을 정확하게 파악하여 보완할 수 있게 도움을 주셨고, 제가 강한 부분은 더욱 부각될 수 있는 스킬도 알려 주셨어요.”

 

목적지에 다다르다

그렇게 스스로의 노력과 국방전직교육원의 프로그램 덕분에 그는 한국공항공사의 서류전형과 필기전형을 모두 통과하였다. 이제 남은 것은 면접전형. 하지만 그를 담당해준 컨설턴트도 공항공사 EOD로의 취업사례를 찾지 못해 면접정보를 제공하는 데 애를 먹었다. 워낙 소수 채용이고 특수직무였기 때문.

그래도 그는 실망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자료를 찾았다. 컨설턴트도 여러 경로를 통해 면접자료와 정보를 수집했다. 그때 담당 컨설턴트의 동료가 그가 서류전형에서 고배를 마셨던 인천국제공항공사 EOD요원 면접을 컨설팅해 주고 있었다. 그에게는 천운과도 같은 행운이었다.

정말 목적지를 앞둔 상황에서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이었습니다. 저는 그분을 통행 인천국제공항공사 EOD요원의 면접전형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고 한국공항공사 면접전형을 준비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최종 면접 전날까지 단체면접, 개인면접, PT면접 등 모의면접을 하며 최종 진단을 마치고 긴장감을 가득 안고 최종 면접전형에 임했습니다.”

결국 그는 한국공항공사 EOD요원에 최종 합격했다. 국방전직교육원의 훌륭한 여러 프로그램 덕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현재 김해국제공항의 EOD요원으로서 공항과 공항이용객의 폭발물 위협에 대한 안전을 책임지고 있다.

그는 같은 직업군인의 길을 걷고 사회진출을 앞둔 이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저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았던 취업준비 기간을 보냈습니다. 이 기간은 정말 힘들고 지루한 기간이었습니다. 저는 그럴 때일수록 나는 전역을 하고도 빛을 낼 수 있는 경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라는 자신감을 잃지 않았어요. 분명 저처럼 취업실전 도중에서 실패를 겪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래도 긴 항해를 멈추지 마시고 계속해서 도전해야 합니다. 그래야 다음 기회가 주어졌을 때 확실하게 그 기회를 잡을 수 있습니다. 항상 준비하고 있는 사람이 두드리는 문은 쉽게 열린다는 것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 오명철 기자 mcoh98@hkrecruit.co.kr

사진제공 / 이기강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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