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모디슈머(Coffee Modisumer)에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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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모디슈머(Coffee Modisumer)에 도전~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20.08.05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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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진 교수의 커피이야기

예전 우리나라에는 통행금지라는 제도가 있었다. 국가가 강제한 이 제도는 한국 사람들의 일상생활에서 빨리빨리문화, 택시 합승, 새치기, 속도전, 조급증, 속전속결주의 등의 문화 조성에 영향을 미쳤다. 그래서인지 주문도 빨리, 식사도 빨리를 외치는 성격 급한 한국인을 겨냥한 최적의 카페가 요즘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 카페 거리로 인기가 많은 강릉의 강릉항(구 안목항)이다. 그곳은 커피자판기로 유명한 곳이다.

세계 최초의 자동판매기는 기원전 215년 고대 이집트의 신전에 있던 성수자판기라고 한다. 동전을 넣으면 레버가 있는 접시에 떨어지며 밸브를 열면서 물이 흐르게 되는 구조라고 한다. 현대의 자동판매기는 1880년대 영국과 일본에서 각각 등장한 엽서자판기와 담배자판기가 그 시초이고, 우리나라의 커피자판기는 1977년 롯데산업에서 일본 샤프로부터 도입한 것이 최초이다.

10년 전만 해도 전국에 10만 개가 넘을 정도로 지하철, 회사 복도, 길거리, 대학교 곳곳에 커피자판기가 흔했다. 하루 1000잔 넘게 팔리는 곳도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아 원재료를 조달하는 자판기 관리인도 있었다. 하지만 커피자판기는 지금 거의 사라지고 있다. 그 자리를 편의점이 대신하고 있다.

편의점 커피 시장 규모는 1조 원이 넘는다. 한 점포에서 판매하는 커피 품목은 평균 120. 최대 160가지 커피를 파는 곳도 있고, 한국인 2명 중 1명은 편의점에서 커피를 사 마신다고 한다. 편의점 커피 시장은 이제 가격 경쟁을 벗어나 품질 경쟁단계로 돌입하고 있다.

CVS라고 불리는 편의점은 미국에서 시작되었고, 한국에는 1989년 사우스랜드사의 세븐일레븐이 처음 들여왔다. 편의점의 급속한 증가는 생활패턴이 다양한 현대인의 생활에서 소비자 가까이에 있고, 24시간 영업, 다양한 상품 구비, 신속한 구매 등을 통해 편리성이라는 무형의 서비스까지 제공해 주기 때문이다. 소규모이므로 상품선택, 구입, 계산 등이 신속하게 이루어져 커피 음료도 쉽고 빠르게 구매할 수 있다. 이렇게 빠르고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음료를 RTD 음료라 하는데 커피음료도 해당된다.

RTD‘Ready To Drink’의 약자로 바로 구매해 바로 마실 수 있는 편의성을 강조한 제품이다. RTD 커피음료에는 컵, , 페트커피 등 150종 이상이 있다. 지난 2월부터 세븐일레븐에서 독점 판매하고 있는 빙그레 커피음료 아카페라의 감성 아메리카노페트병 겉면에는 시() 한 구절이 실려 있다. 편의점과 출판사, 커피 제조사가 협업한 사례로 주목받기도 했다.

얼마 전, 방송에서 두 가지 라면을 함께 요리하는 방법이 소개되면서 관련 제품의 판매량이 크게 증가하였다. 이를 모디슈머(Modisumer)라 한다. 이는 수정하다, 변형하다라는 뜻의 ‘Modify’와 소비자(Consumer)가 합성된 단어로, 제조사에서 제시하는 일반적인 방법이 아니라 자신의 취향에 맞게 새롭게 창조해 사용하는 것을 뜻한다.

모디슈머들은 편의점 커피에도 열광하고 있다. 각 재료를 조합해 나만의 커피를 만들고 레시피를 공유하는 등 커피만들기 재미에 푹 빠져 있다.

무더운 여름 밤, 커피 전문점이 문 닫은 심야시간대에도 마실 수 있고, 레시피만 알면 내 마음대로 만들어 먹는 모디슈머가 되어 보는 건 어떨까.

글 / 김수진 교수(백석예술대학교 커피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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