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라이프스타일 크루를 만들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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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라이프스타일 크루를 만들고 싶어요!
  • 이은지 기자
  • 승인 2021.02.25 15: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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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파워 / 이수지 달리운동장 대표

복권 당첨과 같은 큰 행운이 찾아온다면, 여전히 내가 있는 지금 이곳에서 현재 하는 일을 하며 살아가겠다는 선택을 할 수 있을까. 모두가 예상하듯, ‘로또가 되면이라는 가정 하에 펼쳐지는 상상의 대부분은 지금 나의 일이 아니다. 이수지 달리운동장 대표는 로또가 당첨되어도 나는 주저 없이 지금 내가 하는 일을 선택하겠다라고 말한다. 10년간의 직장생활 끝에 선택한 지금의 일상이 미래를 위해 버텨야 하는 인생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가 직접 몸소 겪은 고통과 극복, 그리고 그것을 초석 삼아 시작하게 된 운동 강사로서의 삶과 N잡러로 살아가는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10년의 직장생활을 청산하고 난 뒤, ‘이수지라는 이름 석 자 앞에 붙을 수 있는 수식어가 더 많아졌다. 스스로를 ‘N잡러라고 표현하는 그는 실제로 운동 강사이자 달리운동장이라는 운동 공간 운영자이기도 하면서, 운동처방 석사과정 대학원생이다. 포포포라는 독립 매거진의 영업자 및 에디터이자 외국인도시민박업(에어비앤비)의 호스트이기도 하다. 7세 딸의 엄마로 육아에도 열심이다.

 

가족과 함께하는 삶을 위해 퇴사, 그리고 창업

모두에게 같은 24시간이 주어지는데, 어떻게 그는 이 모든 것을 감당하고 있는 걸까. 그의 일과가 궁금했다.

월요일, 수요일, 금요일에는 오전 7시부터 오후 5시까지 1:1 PT‘SNPE 바른자세척추운동’(이하, SNPE) 수업을 합니다. 본캐는 운동 공간을 운영하는 운동 강사거든요. 코로나 상황으로 실내체육업이 장기간 집합금지 되기도 해서 온라인 실시간 화상 회의로도 운동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강사로서 수업을 하지 않는 화요일과 목요일에는 운동처방 및 건강관리 전공의 석사생으로 수업을 듣기 위해 학교에 다닙니다. 주말에는 그 외의 활동을 해요. 주중엔 본캐, 주말엔 부캐로 활동하고 있는 셈이죠.”

요가, 필라테스 등에 비해 SNPE 바른자세척추운동은 아직 생소한 종목이다. SNPE 바른자세척추운동은 Self Natural Posture Exercise의 약자로, 도구를 이용해 척추 본연의 자세로 만드는 셀프 운동 테라피이다. 이수지 대표는 협회의 공식 SNPE 2급 강사자격증을 취득하여 SNPE 중심의 GX 운동 스튜디오인 달리운동장을 운영하는 한편, 올해 ‘SNPE 운동 동작별 타깃 근육의 근활성도와 관련한 실험연구 논문을 준비하고 있다.

현장 마케팅 업무가 많았던 조직에서 계속 성과를 내면서 육아를 병행하기에는 당시 많은 어려움이 있었어요. 일도 중요하지만 일을 하면서 나의 시간과 건강, 가족과 함께하는 삶을 가장 우선적인 가치로 놓을 수 없어 퇴사하기로 결정하고 갭이어의 시간을 가지게 되었는데요, 이때 그동안 본격적으로 해볼 기회가 없었던 운동을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운동하는 것을 좋아했지만 업으로 삼을 만큼 본격적으로 해보지는 않았거든요. 대학에 다닐 당시에도 운동을 좋아해서 본전공인 국문과와 함께 스포츠경영학을 연계 전공하기도 했습니다. 지금도 운동과 운동에 대한 공부를 병행하고 있는데요, 공부를 하면서 해부학적으로, 또 신경학적으로 인체의 움직임과 심리 상태가 삶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배우고 있습니다. 그것들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나누면서 사람들의 몸과 마음이 좋아지는 것을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몸과 삶의 밸런스를 찾기까지

많은 운동 중 왜 SNPE를 선택하게 되었을까. 처음부터 SNPE는 아니었다. 처음엔 줌바 피트니스 자격증을 취득하여 요가, 필라테스, 줌바 등 다양한 GX(Group Exercise)를 메인으로 할 수 있는 운동 스튜디오 달리운동장의 문을 열었다.

생각보다 준비가 덜 된 채로 창업을 해서 과중한 업무 처리가 반복됐습니다. 반복되는 과로로 목 디스크가 터져서 응급실에 실려 갔는데 아이를 낳는 고통보다 더 심한 고통을 느낄 정도로 아팠어요. 디스크가 터지기 전에도 일자목인 상태에 오른쪽 어깨가 심하게 안쪽으로 말려들어가 있었고, 승모근과 어깨 부분의 통증이 심했어요. 체형의 밸런스가 무너져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운동을 해왔던 거죠. 디스크는 제 몸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웨이트 운동을 한 결과였습니다. 운동하는 공간을 운영하는 사람이 자신의 몸 하나 케어하지 못했다는 좌절감에 빠졌죠. 디스크가 터져 입원 치료를 받고, 퇴원한 이후에도 도수치료와 마사지샵을 전전하며 통증을 이겨내야 하는 날들이 이어졌어요. 그때 처음 SNPE라는 운동을 접했습니다.”

한 주에 한 번, 도수치료사, 마사지사의 손에 맡겼던 본인의 통증이 스스로 할 수 있는 운동을 통해서도 나아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실제로 그는 SNPE를 시작한 이후, 16개월 동안 한 번도 도수치료나 마사지샵을 찾지 않았다.

가끔 호흡이 안 될 정도로 통증이 극심했는데, SNPE를 시작하고 점차 나아지는 것을 온몸으로 느끼면서 이 운동을 전문적으로 공부해서 나와 같이 디스크를 안고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어야겠다고 결심했어요. 그래서 달리운동장도 SNPE 위주로 리뉴얼하게 되었습니다.”

SNPE의 가장 큰 효과는 몸의 밸런스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오랜 시간 책상에 앉아 모니터를 바라봐야 하고, 어디서든 휴대폰을 확인하는 현대인 대부분은 자세가 한쪽으로 치우쳐 있다. 한쪽으로 치우쳤다는 것은 반대쪽이 그만큼의 보상을 하게 되는 것인데 이때 통증이 유발된다. 수많은 어깨 결림과 허리통증, 다리 저림 등의 통증이 몸의 불균형에서 시작된다.

SNPE는 기구를 활용한 꾸준한 운동으로 몸의 구조를 자연스러운 본래 상태로 되돌리고 균형을 찾아서 몸이 긴장할 일이 없게 만드는 원리의 운동이다. 균형을 찾은 몸이 긴장할 일이 없어지면 통증도 점차 사라진다.

사람은 사람에게서 많은 에너지를 얻는다

20201월부터 현재(20211)까지 체육시설업의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률은 0.5%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2.5단계로 정부 지침이 격상되고 체육시설이 고위험군으로 지정되어 전면 집합금지 대상이 되었다. 30만 운동종사자들이 생계의 위협을 느끼는 상황.

이수지 대표는 자영업자, 소상공인의 입장을 체감하며 1인 시위, 온라인 시위 등에 참여하며 개선책을 요구하는 활동들을 전개하고 있다. 당장 다음주도 예측할 수 없는 이 상황이 자영업자들에게는 가장 큰 위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 이 어려운 순간을 견디게 하는 힘은 어디서 나오는지 물었다.

직장에 다닐 때는 로또가 당첨되면 직장을 그만두고 여행을 떠나야지, 하고 싶은 일을 찾아야지라는 생각을 했어요. 근데 최근에 로또가 당첨되어도 지금 하는 일들을 계속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생각이 들었을 때, ‘, 내가 정말 행복하구나라는 확신이 들었죠. 꾸준한 운동을 통해 내 몸의 변화를 보고, 같이 운동하는 사람들과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고받으면서 운동을 통해 더 건강해져 가는 게 제 평생의 소명이 아닐까요. 물론 자영업자는 매일 매일이 힘든 것 같아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공간 운영상의 피해를 많이 입었지만, 원망할 곳도 없거든요. 집합금지로 운영이 금지되어도 월세와 관리비는 내야 하고, 추운 계절에 사용이 중단되니 수도와 보일러 등의 시설에도 문제가 생겨서 수리비까지 들고 있거든요. 오늘도 수도관이 터져서 물바다가 됐다는 제보가 들어왔어요(하하). 하지만 힘든 상황이라고 해서 반드시 불행해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이 상황을 해결하는 과정 속에서 스스로가 더 단단해지고, 함께하는 사람들과 더 연대하게 되거든요. 이번 상황을 계기로 온라인 수업 운영 시스템을 만들고 운영하는 것에도 도전하게 되었어요(웃음).”

보통 피트니스 센터에서 진행되는 요가 등의 GX는 서비스 종목인 경우가 많다. 1:1 피티샵 등의 프라이빗 운동공간이 늘어나는 것도 요즘 이 업계의 추세. 이런 흐름에도 이 대표는 왜 여러 명이 모여 그룹으로 운동하는 GX를 메인으로 삼게 되었을까.

운동을 하면서 스스로 몸의 통증을 케어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구조를 바꾸고 점진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배웠어요. 꾸준히 점진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함께하는 것이 좋다는 사실을 느꼈고요. 매일 함께 즐겁게 운동할 수 있는 곳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그룹 운동을 메인으로 달리운동장을 창업했습니다. 사람은 사람에게서 많은 에너지를 얻잖아요. 커다란 몸의 움직임을 통해 발산되는 에너지가 그 어떤 에너지보다 서로에게 더 긍정적이고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지 않을까요?”

 

다양성이 존중되는 건강한 라이프스타일 만들고파

이 대표의 꿈은 건강한 라이프스타일 크루를 만드는 것이다. 건강하게 먹고, 건강하게 움직이는 삶을 꾸리는 데 필요한 진짜 정보들을 많이 나누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회사나 조직이 아닌 팀으로 일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일명, ‘무경계 팀워크’.

무경계 팀워크는 꼭 소속되고, 근무지가 있는 형태가 아니라 자유롭게 서로 도움이 되는 내용들을 나누면서 일의 시너지를 내고 수익도 프로젝트 당 배분하는 형태의 활동 방식인데요, 능동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일을 선택하고 적극적으로 임하는 데에는 최적의 방식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실험을 해보고 있습니다.”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하며 운동 강사와 몸을 공부하는 학생으로서 그는 운동을 굶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식사 한 끼는 굶을 수 있어도 3일 내내 굶는 것은 굉장히 힘든 일이에요. 운동도 식사와 같은 개념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인간은 움직이지 않으면 아플 수밖에 없는 존재거든요. 오랜 기간 식사를 하지 않으면 아프게 되는 것과 같아요. 요즘 뇌신경계 트레이닝이 운동을 공부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굉장히 이슈인데요, 내가 몸을 움직이도록 뇌가 신호를 보내는 것이고 이때 쓰는 뇌신경을 트레이닝한다는 개념이에요. 현대인들은 뇌신경 자체가 둔화되어 있어요. 움직임이 많지 않아서이기 때문인데, 움직임을 통해 감각을 깨울 수가 있어요. 생활 속에서 계속 움직임이 있어야 해요. 실제로 애플 워치는 기본적으로 30분마다 한 번씩 자리에서 일어나라는 알람을 보내줘요. 몸을 가만히 두는 것이 가장 좋지 않은 상태거든요. 30분에 한 번씩이라도 움직이라는 신호인 거죠. 100세 시대는 이미 눈앞이고, 120세 시대가 올 텐데 건강하게오래 살아야 하지 않을까요?”

이수지 대표는 운동뿐 아니라 일상 전반에서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한다. 그가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데 가장 필요한 키워드로 꼽은 것은 다양성의 존중이다.

운동 강사라는 본캐 덕분에 운동이라는 키워드로 접근할 뿐이지 삶 전반에서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하고 있어요. 실제로 아이 하나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정신에 입각해 이루어진 마을공동체 안에서 공동 육아를 하고 있어요. 서로 자신이 가장 잘 하는 것으로 도움을 주고받으면서 아이를 키워요. 내가 부모로서 때론 틀릴 수 있지만, 또 다른 어른의 다른 모습이 내 아이에게 귀중한 자산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참 감사하죠. 이게 가능하려면 다양성이 확보되고, 각기 다른 한사람 한사람 그 자체로서 존중받아야 하는 것 같아요. 다양성이 존중되니까 답이 없는 것처럼 느껴져서 답답했던 현실이 다르게 보이더라고요.”

이왕 하루하루 차곡히 살아야 하는 삶이라면 먼 미래를 꿈꾸면서 지금의 행복을 빚지기보다 매 순간을 조금 더 유쾌하고 의미있게 살고 싶다는 그의 말 속에서 행복하다는 진심과 함께 건강한 라이프스타일로 한 발짝 내딛는 사람들을 향한 응원을 느낄 수 있었다.

* 달리운동장이 궁금하다면 > linktr.ee/dalliplayground

/ 이은지 객원기자 leeeunji_0220@daum.net

/ 이수지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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