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커피가 맛있는 이유, 플라시보 효과
상태바
비싼 커피가 맛있는 이유, 플라시보 효과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21.03.25 16: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수진 교수의 커피이야기
김수진 교수(남서울대학교 호텔경영학과)

어떤 사람을 와 달라고 부르는 것은 '초청'이고, 사람을 불러 대접한다는 것은 초대이다. 어릴 적 생일이면 친구들을 초대해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던 기억이 난다. 생일잔치를 할 때에는 친한 친구들에게 집으로 놀러 오라 미리 이야기하고, 초대하는 내용을 적어 초대장을 작성하며 설레었다. 코로나19로 달라진 요즘은 카톡으로 모든 소통을 대신하는 모습이다.

예나 지금이나 초대를 받으면 선물로 무엇을 준비할까 고민하게 된다. 필자는 요즘 초대를 받으면 선물로 와인을 가져간다. 와인을 살 때 샴페인을 살까? 화인트 와인을 살까? 레드 와인을 살까?’ 고민하고, 그러면서 금액적인 부분도 살펴보고 적당한 와인을 선택한다. ‘비싼 만큼 값을 한다는 말이 있지만 무엇이든 지나치면 모자라니만 못한 법이다.

와인을 고를 때 딜레마에서 해방시켜 주는 것이 있다. 바로 파커 점수 체계(RP)’. 미국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던 로버트 파커는 1978<Wine Advocate>라는 비상업적 와인잡지를 만들어 직접 와인평론을 쓰면서 100점 만점 점수제로 와인평가를 시작했다. 그는 지금 전 세계적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와인평론가로, 세계 각국의 모든 와인을 평가하고 있으며 그가 평가한 점수에 따라 지명도와 판매량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와인샵에 진열된 수많은 와인을 놓고 고민할 때 로버트 파커 평점(Parker Point)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도움이 된다.

커피도 협회나 조직마다 사용하는 평가 방법과 기준이 약간씩 다르다. 하지만, 보통 커핑을 하고 나서 총점을 냈을 때 100점 만점에 80점 이상을 받으면 스페셜티라고 부른다. 스페셜티의 양은 평균 생산량으로 봤을 때 전 세계 커피 생산량의 약 8% 정도, 많아야 10% 정도다. 그만큼 스페셜티는 생산이 어렵고, 10%도 채 되지 않는 스페셜티는 전 세계 바이어들이 나누어 갖는다.

이런 현실을 감안할 때 우리가 스페셜티라고 믿고 마시는 커피들이 정말 스페셜티가 맞을까 하는 의문이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매장들은 대부분 스페셜티 커피 전문매장이다.

독일 본 대학교와 프랑스 비즈니스 스쿨 인시아드(INSEAD) 교수진은 레드와인 한 병에 각각 3유로, 6유로, 12유로짜리 와인이라고 가격정보를 알려주고 실험을 한 결과, 대다수의 실험대상자가 12유로짜리 와인이 가장 맛이 좋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세 가지 맛 모두가 같은 병에서 나온 것이었다. 결국 가격이 맛을 느끼는 데 강력한 영향을 준 것. 이것이 플라시보 효과다.

하지만 모두가 마케팅 플라시보 효과에 넘어가는 것은 아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성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유난히 플라시보 속임수에 잘 넘어간다는 뇌 실험의 증명도 있다.

에티오피아에서 기원한 이 씨앗, 오늘날 전 세계에서 네 번째로 가치가 높은 작물이 바로 커피나무다. 커피나무에는 초록색과 노란색, 빨간색이 뒤섞여 알록달록한 자태를 뽐낸다. 알록달록한 열매는 3월의 각양각색의 꽃과 같이 찬란한 빛을 내 아름다움을 창조한다.

커피나무에 열리는 커피 열매는 익을수록 초록색에서 노란색으로, 노란색에서 붉은색으로 변한다. 잘 익은 열매를 수확해 가공한 후, 로스팅하고 분쇄하여 마시는 깊고 풍부한 맛의 커피 한 잔은 하루의 시작을 활발하게, 그리고 하루의 피로를 잊게 해준다.

옥스퍼드 대학의 연구 결과를 보면, ‘우리가 보고 느끼는 것에 따라 커피 맛에 대한 기대수치가 달라진다고 하였다. 결국 은 우리 마음속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지금 당신이 마시고 있는 커피의 맛은 어떤가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