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고 싶어도 울 틈이 없는 맏딸의 아빠에 대한 애도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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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고 싶어도 울 틈이 없는 맏딸의 아빠에 대한 애도 일기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21.04.29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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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나온 책 / 「안녕 아빠」

저자 오채원은 무대에서 역사 이야기를 펼쳐 보이는 공연 진행자이자, 강단에서 소통의 각양각색을 이야기하는 대중 강연 전문가다. 그럼에도 정작 아버지와는 끝까지 편안하게 교감하지 못한 채 영영 이별하고 말았다. 아버지에 대한 생각이 많아질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서글픈 마음을 달래며 아버지를 애도하는 와중에, 저자는 아이러니하게도 전혀 원치 않는 방식으로 맏이, , 비혼 여성, 지식노동자라는 정체성을 자각하게 된다. 관혼상제의 일처리가 으레 그러하듯, 부친상의 상주가 된 맏딸의 마음에는 상실감 말고도 또 다른 생채기가 남았다. ‘네 위치가 여기임을 알려주는 민망하고 적나라한 현실에 발끈하는 마음이 일었다.

그래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물론 가장 큰 이유는 살아생전 살갑게 받들지 못한 아버지에게 뒤늦게나마 글로써 마음을 전하고 싶어서였다. 그리고 두 번째는 세상이 확인해준 프리랜서 비혼 맏딸이라는 위치에서 스스로를 단단하게 북돋워 을 야무지게 일구기 위해, 그래서 장차 맞이할 너와 나, 모두의 죽음을 차분하게 준비하기 위해서였다.

<오채원 / 학고재 / 1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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