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시장, 뉴노멀 확립의 ‘위드 코로나’ 2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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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시장, 뉴노멀 확립의 ‘위드 코로나’ 2년차’?
  • 이은지 기자
  • 승인 2021.05.28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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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39주년 특집 / 코로나19 2년과 채용시장_Intro

고속 성장이 멈춘 시대, 기업들의 공개채용이 줄어들고 있다. 이에 더해, 갑자기 찾아온 코로나19 사태로 비용을 절감하면서도 필요한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졌다. 이에 따라, 특정 직무의 인력이 필요한 시점에 채용공고를 올리고 현업 부서가 전형, 선발 등 모든 채용 과정을 직접 진행하는 상시채용이 곳곳에서 확대되고 있다. 또 코로나 2년차인 올해, 지난 한 해 동안 코로나와 함께하며 찾아낸 채용방식들을 더욱 적극 활용하고 있다. 말 그대로 채용시장에 뉴노멀이 굳건히 확립되는 시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이어진다. 채용 프로세스나 형태뿐 아니라 인재상과 직업전망까지 급격히 변화되는 이 시점, 채용 문화는 어떤 변화의 과정을 거치고 있을까.

 

공채 NO, 수시채용이 대세

기업들의 수시채용 선호 분위기가 더욱 짙어졌다. 코로나로 인한 경기 침체를 계기로 시간·비용을 절약하고 효율적인 인재 관리가 가능한 수시채용이 정기 공채를 밀어낸 것이다.

취업정보 사이트 인크루트가 지난해 12705개 기업에 ’2021년 대졸 신입 채용방식'을 물은 결과 49.9%수시채용이라고 답했다. 2019년 하반기(30.7%)에 비해 큰 폭으로 늘었다. 반대로 정기 공채라고 답한 비율은 49.6%(2019년 하반기)에서 30.1%(2021년 상반기)로 급감했다.

대기업들도 예외가 아니다. SK그룹은 올해 50% 정도를 수시채용으로 뽑고 내년에 정기 공채를 폐지하기로 해 현대차그룹(2019), LG그룹(2020)에 이어 수시채용 대열에 합류했다. 4대 그룹 중 정기 공채를 하는 건 삼성그룹뿐이다. 수시채용을 하는 기업들은 스펙보다 직무적합성을 우선시한다. 업무와 관련된 경험이 많으면 많을수록 유리하다.

 

언택트 전형 도입 기업 지속 증가, 채용시장 '뉴노멀' 되나

코로나19의 확산에 따라 언택트 채용 전형 도입을 도입했거나 도입하려는 기업들이 계속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31일 사람인이 기업 389개사를 대상으로 언택트 채용 전형 도입 현황에 대해 조사한 결과 50.1%도입했거나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20203월 같은 조사 결과(31.2%)에 비해 19.9%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기업 형태별로는 대기업(67.7%)이 중소기업(46.8%)보다 도입했거나 도입할 예정인 비율이 20.9%포인트 높았다.

언택트 채용 전형을 도입하는 이유는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서’(87.2%, 복수응답)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어 지방 거주자 등 지원자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서’(26.7%), ‘최대한 많은 구직자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서’(22.1%), ‘전형 운영과 평가 관리 등이 편해서’(22.1%), ‘지원자들이 온라인 활동에 익숙한 세대라서’(16.4%) ‘젊고 친근한 기업 이미지 구축을 위해서’(9.7%) 등의 순이었다.

이들 기업이 도입한 언택트 채용 전형은 면접 전형89.2%(복수응답)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이밖에 인적성 검사’(23.1%), ‘채용설명회’(8.2%), ‘필기시험’(5.1%) 등이 있었다.

언택트 전형 도입 시기는 올해 1분기’(23.6%)가 가장 많았다. 이어서 올해 2분기’(12.3%), ‘2021년 이후’(11.3%), ‘작년 3분기’(9.7%), ‘올해 3분기’(8.2%) 등의 순이었다.

언택트 채용의 정착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언택트 채용을 진행 중인 기업(70개사)들이 겪는 어려움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

구체적인 어려움으로는 면접 진행 시 대면보다 평가가 어려움’(44.3%, 복수응답)을 첫 번째로 꼽았다. ‘네트워크 연결 끊어짐 등 시스템 운영이 어려움’(35.7%), ‘지원자, 평가자 모두 익숙하지 않아 전형 진행이 어려움’(31.4%), ‘지원자 안내 등 관리가 어려움’(30%), ‘인적성, 필기시험에서 지원자의 부정행위 적발이 어려움’(22.9%) 등도 있었다.

아직까지는 기존의 대면 전형과 비교한 언택트 전형의 효율성은 낮다’(44.3%)는 응답이 높다’(18.6%)는 응답보다 2배 넘게 많았다. ‘비슷하다는 답변은 37.1%였다. 다만 전체 응답기업의 10곳 중 7(69.4%)은 언택트 채용 전형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전체 기업의 37.3%는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언택트 전형이 계속 확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35%현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답했으며 27.7%축소되고 대면 전형으로 다시 돌아갈 것이라고 응답했다.

 

도전·창의적 인재보다 책임감’, 코로나19가 바꾼 기업 인재상

코로나19로 인한 급격한 경영 환경의 변화로 기업들이 인재를 채용할 때 기준으로 삼는 인재상에도 변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2일 구인구직 플랫폼 사람인이 기업 316개사를 대상으로 코로나 시대의 인재상 평가에 대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를 겪으면서 인재상과 평가에 변화가 있다는 응답이 34.2%였다.

코로나 이후 중요하게 평가하게 된 인재상 키워드로는 책임감이 48.1%(복수응답)1위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문제해결능력(32.4%), 위기대응능력(32.4%), 소통능력(25.9%), 성실성(2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요도가 낮아진 키워드로는 도전정신(30.6%·복수응답)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이어 열정(16.7%), 창의력(15.7%), 전문성(11.1%), 리더십(9.3%) 등을 꼽아 코로나라는 불안정한 위기 상황에서는 도전이나 창의적인 인재보다는 책임감을 가진 안정적인 인재를 원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인재상 평가 비중을 보면, 응답기업 절반 이상(50.9%)이 코로나 이후 인재상 평가 비중이 늘었다고 답했다. 비슷하다는 답변이 38.9%, 줄었다는 답변이 10.2%로 적었다.

인재상 평가에 변화가 있는 이유로는 채용 축소로 인재상에 꼭 맞는 인재만 채용해야 해서(55.6%·복수응답)를 첫 번째로 꼽았다. 코로나19로 채용 여력이 줄면서 반드시 필요한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인재상 평가에 변화를 주는 것이다. 계속해 위기 상황에 필요한 인재상이 있어서(38%), 인재 운영 전략이 바뀌어서(15.7%), 신사업·해외진출 등 경영전략의 변화가 있어서(14.8%), 대면전형 최소화로 검증이 어려운 인재상이 생겨서(13.9%) 등의 이유를 들었다.

그렇다면 더욱 중요해지고 변화된 코로나 시대의 인재상이 평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인재상 부합 여부가 당락에 미치는 영향은 평균 58%로 집계됐다. 특히 스펙이 부족하지만 인재상이 부합해 합격시킨 경험이 있다는 응답이 84.8%로 인재상이 채용 평가에서 차지하는 중요도가 매우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인사담당자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이끌어 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인재 유형으로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한 믿음직형(38.6%)1위로 꼽았다. 이외에도 긍정적인 태도로 주변까지 힘을 주는 힐링형(19.3%), 위기에도 침착하고 스트레스를 견디는 돌부처형(12%), 아무리 어려운 문제도 해결해내는 해결사형(8.5%), 어떤 상황에서든 성과를 만드는 개척가형(8.5%) 등의 유형을 선택했다.

 

코로나가 유망직업도 바꿨다전 세계 뜨는 일자리는?

코로나 사태가 불러온 뉴노멀 시대에 비대면 업무나 새로운 생활 패턴을 보완해주는 일자리가 뜨고 있다. 코로나 확산 사태를 계기로 인력 부족 현상이 빚어진 헬스케어 분야나 정보기술(IT) 관련 산업에 대한 전 세계 인력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코트라가 세계 각국 고용시장 동향과 새롭게 주목받는 일자리를 소개한 언택트(untact·비대면) 시대 해외취업 길라잡이를 보면 미국, 호주, 독일, 일본, 중국 등 주요국의 일자리 시장은 코로나19로 한동안 위축됐다가 완만히 회복 중이다.

각국 정부가 코로나 2차 대유행에 대비해 비대면 구직활동이나 채용방식을 강력히 권장하고 있는 상황 속에 숙박·항공·요식·소매 분야 고용 수요가 확 줄어든 대신 코로나 이후 헬스케어나 정보기술(IT) 등 언택트 분야에 대한 인력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미국의 경우, 미 노동부가 발표한 2019~2029년 고용전망 보고서만 보더라도 앞으로 10년간 증가율이 높은 10개 직업 중에 8개가 헬스케어와 IT산업 관련 직종이 꼽혔다. 전문 임상간호사(NP), 작업치료 보조사, 재택·개인 건강보조원, 물리치료 보조사, 의료서비스 매니저, 의사보조자(PA), 정보보안 분석가, 통계학자 등이다.

미국은 인구 고령화와 디지털화로 헬스케어 분야와 IT산업 수요가 증가해 왔지만 최근 코로나19가 이 같은 변화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미국인의 라이프스타일 변화, 언택트 경제의 부상, 건강에 대한 관심도 상승은 헬스케어와 IT산업의 인력 수요를 증가시키는 요인이 될 것으로 봤다.

호주는 정부에서 조사한 직업전망(Job Outlook)을 통해 노인요양보호사, 아동보육교사, 의료분야종사자 등 보건·사회서비스 분야와 정보통신 전문가, 엔지니어 등 IT 분야 구인 수요가 가장 높을 것으로 예측했고, 네덜란드도 코로나19 팬데믹에 평소 인력이 부족했던 간호사, 수술 보조원 등 돌봄 분야가 주목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독일은 채용포털 스텝스톤(Stepstone)에서 코로나19 이후 떠오르는 직업으로 카테고리 매니저(CM), 간호 부문, 전기차 분야 엔지니어 및 연구 인력을 꼽았고, 프랑스는 국가고용공단(Pole emploi)을 통해 데이터 전문가와 웹 관리자, 디지털 홍보 및 커뮤니티 매니저, 디지털 프로젝트 담당자 등 IT 직종이 유망하다고 전망했다.

일본은 코로나19로 자국 내 기업의 급속한 디지털 전환에 따라 시스템 엔지니어링, 정보보안 관련 분야 직종에 주목할 것으로 예상했고, 중국은 비교적 채용시장이 활발한 상하이 지역을 중심으로 온라인 정보통신 및 소프트웨어 등 IT서비스업, 금융·의료보건 산업 등을 인재유치 유망 분야로 꼽았다.

코트라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대면 사회활동 제한에 따라 비대면 업무 또는 새로운 생활 패턴을 보완해주는 업종과 직업이 각광받고 있다전반적으로 ICT 분야와 의료·헬스케어 산업 수요가 더욱 늘어 이 분야 채용시장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 이은지 기자 leeeunji_0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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