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하는 이유요? 음악보다 재밌는 걸 못 찾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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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하는 이유요? 음악보다 재밌는 걸 못 찾았어요.”
  • 이상미 기자
  • 승인 2021.06.09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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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My Life / 조희원 뮤지션

14년 전, 밴드 음악을 시작으로 그동안 뮤지션으로의 길을 걸으며 성장해온 조희원 씨. 인생에 중요한 선택의 순간이 올 때마다 그는 음악을 선택했고 그 결과 지금의 조희원이 생겨났다. 자신의 음악과 밴드활동을 하면서 동시에 주변 뮤지션들의 편곡, 믹싱 등 프로듀싱 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는 뮤지션 조희원을 만나 그의 뮤지션 이야기 속으를 들어가 본다.

 

조희원 씨가 본격적으로 음악 공부를 시작한 건 고등학교 1학년 겨울방학. 이미 마음에는 중학교 1학년 때 음악의 길을 걸을 것이라고 결정했지만 주변과 가족의 기대, 현실적인 상황 등 여러 가지 조율의 과정이 필요했다.

어렸을 때부터 락을 좋아해서 중학교에 올라가서 지역 최초의 밴드부를 만들었어요. 사람들은 저희를 오리밴드라고 불렀죠. 저에겐 공연을 하는 것 자체가 너무 큰 즐거움이었고 음악을 할 때 가장 행복감을 느꼈던 것 같아요. 당시 외고 입시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부모님은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학교에 가길 바라는 마음이 크셨지만, 저는 미국에 가서 밴드를 하려면 영어를 잘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공부를 했어요.(하하)”

 

중학교 때부터 음악을 하겠다고 결심

고등학교 진학 후에도 음악을 계속 하고 싶어 합창단에 들어간 희원 씨는 당시 담당 음악 선생님으로부터 성악 제안을 듣게 되고, 부모님과의 논의 끝에 성악 입시를 준비하게 된다. 물론 그때도 부모님은 음악 선생님을 하길 바라는 마음이었지만 희원 씨는 뮤지션이 되기 위한 과정이라 여기고 최선을 다했다.

부모님과의 동상이몽이었죠. 그로 인해 좌충우돌 여러 가지 일들을 겪었지만 결국엔 성악과에 실기 1등으로 진학했어요. 하지만 한 학기를 마치고 계속 이렇게 가는 게 맞는지 확신이 없었고 고민 끝에 휴학 후 군대에 갔어요. 군대에서 우연히 고등학교 친구가 음악 크루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그 즈음에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이라는 다큐를 봤는데, 이 두 가지에 영향을 받아서 서울에 가서 크루와 음악활동을 하며 동시에 영국 워킹홀리데이를 가기로 결심했죠.”

군 제대 후 서울에 올라온 그는 영국 워킹홀리데이를 준비하면서 가장 먼저 콜드플레이, 존메이어 등 영국에 가서 볼 공연들을 찾았다. 비틀즈, 오아시스, 라디오헤드, 악틱몽키즈 등 영국 음악을 어릴 적부터 들어왔기에 현장에서 직접 공연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뛰고 설레었다.

영국에서 낮에는 일을 하고 저녁 시간 대부분은 공연을 봤어요. 일해서 번 돈을 거의 다 공연 티켓 값으로 썼으니까요.(하하) 영국은 가족 단위로 밥도 먹고 맥주도 마시는 펍 지하에 대부분 공연장이 있어서 공연이라는 것이 로컬 문화로 자리 잡혀 있는데 그런 새로운 문화와 시스템, 그리고 실제 수많은 공연을 경험한 것이 지금의 저에게 정말 많은 영향을 끼친 것 같아요.”

뿐만 아니라 그는 영국에서 영화, 미술, 사진, 디자인 등 각 분야의 한국 아티스트들을 만났다. 그들을 만나면서 음악, 밴드에만 집중했던 그의 스펙트럼이 넓혀지게 되었고, 그들과 함께 런던에서 전시회도 열었다.

돌아보면 제 안에 한국문화에 대한 조급함이 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다양한 문화를 알고 경험하면서 문화가 만들어지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걸 새삼 깨달았고 한국의 예술, 문화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죠. 한국에서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서 정말 중요한 기준과 가치를 얻었던 것 같아요.”

 

음악인이라는 직업의식 중요해

2017년 한국에 돌아와 본격적으로 음악활동을 시작했지만 현실의 벽은 생각보다 높았다. 음악만으로는 생계를 유지하는 게 불가능했기에 행사를 열심히 뛰면서 쪼갠 시간에는 영화관, 기타숍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그런 시간이 길어질수록 음악을 계속하는 게 맞는지 하루에도 수십 번씩 스스로에게 묻고 또 물었다.

음악을 시작한 건 오래전이지만 음악만으로 생계가 가능해진 건 불과 1년도 안 되었으니 그렇게 보면 저는 아직 아마추어인 거죠. 각자 기준이 다르겠지만 저에겐 직업의식이 정말 중요한데, 음악을 직업으로 한다는 건 자아실현과 함께 생계가 유지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음악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직업적으로 뮤지션이 된다는 건 쉽지 않은 거죠. 사실 공연 티켓이 1만 원이라고 하면 거의 영화 티켓이랑 비슷한 가격인데 영화는 몇 시간의 상영을 통해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하잖아요. 저는 공연을 하는 사람도 그런 마음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모든 일들이 그렇겠지만 음악을 하는 데는 수많은 어려움이 있고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뮤지션으로 은퇴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자기관리가 필요하다. 스포츠에서 반복되는 연습을 통해 자신의 역량을 만들고 경기장에서 승부를 하는 것처럼 음악을 한다는 것도 끝없는 연습의 과정을 거쳐 공연장에서 자기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내야 한다. 동시에 보이는 관심과 인기에 너무 빠지게 되면 더 이상 발전없이 제자리에 머무르기 쉽기 때문에 자존감과 멘탈 관리가 필수적이다.

제가 음악을 계속 할 수 있는 이유는 아직 음악보다 재밌는 걸 못 찾았기 때문이에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공연, 음원 등과 같은 결과물을 보겠지만 사실 실제 음악을 만드는 과정이 정말 재밌고 흥미롭거든요. 음악을 만들면서 공부하는 것도 즐겁고요. 앞으로도 그 과정에서만 느낄 수 있는 행복과 만족감을 포기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직업 뮤지션으로 활동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 있어

최근 희원 씨가 활동하던 밴드가 대중의 관심을 받게 되면서 희원 씨 또한 전보다 많은 팬들의 관심을 받게 됐다. 동시에 뮤지션으로서의 정체성을 고민하던 그는 이제는 정말 감추지 말고 스스로 가슴이 뛰는 음악을 해야겠다는 다짐과 함께 블루스와 락앤롤장르의 앨범을 준비 중에 있다. 7월과 9월 싱글앨범을 준비하고 있으며, ‘세기말 클럽이라는 타이틀의 정규앨범은 12월 발매 예정이다.

이번 앨범에는 세상이 망할 것 같으면서도 망하지 않는 건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 열심히 일하며 살아가고 있는 개인들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발상과 서로 어디에 있는지는 모르지만 잠도 안 자고 계속 엔진을 돌리는 사람들이 밤에 잘 자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엔진은 계속 돌아가고 있다좋은 꿈꿔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함께 음악을 해온 이승윤 형이 다른 사람에게 저를 소개할 때 본인 작업물만 없지 하면 미친 놈이니 믿고 일해 보라고 말했다는 걸 얼마 전에 듣게 되었어요. 생각해보면 지금까지 밴드에서, 혹은 누군가의 옆에서 서포트 하는 역할을 주로 하다 보니 제 작업을 할 기회가 많이 없었던 것 같은데 그런 면에서 이번 앨범은 뮤지션 조희원을 보여주는 첫 앨범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지금 하고 있는 것들을 열심히만이 아니라 잘하기위해 음악공부를 더 깊이 있게 하고 싶다는 희원 씨. 그는 실력을 갖추고, 더 다양한 아티스트들과 협업하면서 음악 분야에서 진짜 좋은 선배로 성장하고 싶다고 말한다.

음악 분야에는 단순히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는 사람만 있는 게 아니에요. 정말 다양한 일들이 있죠. 음악을 하고 싶거나 준비하고 있는 분들이 자신의 역할을 무대 중앙에 서 있는 사람으로 한정짓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럴수록 그 꿈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좌절하기 쉽고 포기하기 쉬우니까요. 직업 뮤지션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기회가 너무 많기 때문에 좀 더 넓게 생각하고 준비하면서, 현재 자신이 하고 있는 것에 성실과 열심을 다하다 보면 꿈에 점점 가까워지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사견을 더하면 영어공부를 열심히 해두면 음악 분야의 더 많고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경제 관념과 습관을 길러놓으면 후에 돈 관리를 할 때 수월할 수 있어요. 그리고 다양한 트렌드 음악을 듣고 테크닉을 익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깊이 있게 음악을 이해하기 위해서 자신이 하고자 하는 장르 음악의 역사와 흐름을 알아두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 꼭 기억해 주세요.”

/ 이상미 기자 job@hkrecruit.co.kr

사진제공 / 카페 언플러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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