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를 살리기 위해서는 자본주의를 다시 구상해야 합니다
상태바
기후를 살리기 위해서는 자본주의를 다시 구상해야 합니다
  • 오명철 기자
  • 승인 2021.06.14 09: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TED이야기 / 레베카 핸더슨(Rebecca Henderson)
<출처: www.ted.com>

저는 환경운동가예요. 저는 어린시절의 대부분을 웅장한 너도밤나무 아래 커다란 뿌리 위에서 보냈어요. 책을 읽기도 하고 나뭇가지들 사이로 하늘을 쳐다보기도 하면서 말이죠. 전 안정감을 느끼며 보살핌을 받는 것 같았고 제 자신보다 압도적으로 큰 무언가와 연결된 기분을 느꼈어요. 저는 나무들이 영원불멸해서 언제나 그대로 있으리라 생각했죠. 하지만 제가 틀렸어요. 나무들이 죽어가고 있거든요.

기후 변화는 레바논의 향나무들과 미국 서부의 숲들을 죽이고 있어요. 이건 나무에게만 해당되는 게 아닙니다. 1998년부터 엄청난 무더위가 16만 명의 사람들을 죽게 했고, 기후 변화를 신경쓰지 않으면 몇백만 명이 더 죽게 될지도 몰라요.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요? 물론 많은 원인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자본주의를 괴물 같은 것으로 바뀌도록 내버려뒀다는 것입니다. 저는 자본주의의 열혈 팬입니다. 저는 경제학자이고 경제학 교수를 하고 있어요. 저는 진심으로 자유 공정시장이야말로 인류가 만든 가장 위대한 발명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여기에 함정이 있어요. 시장은 가격이 실제 비용을 반영할 때만 효과를 발휘합니다. 하지만 현재, 가격 책정은 엉망으로 돌아가고 있죠. 우리는 화석연료를 파는 회사들과 사실상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모두를 방임하고 있죠. 엄청난 해를 끼치지만 비용을 낼 필요도 없죠. 그리고 이것은 전혀 공정하지 않아요.

 

기후변화가 심해지면 경제도 없다

잠시만 상상해 보세요. 제 두 손 위에는 한 무리의 전자들이 모여 있는데 석탄 화력발전으로 생산한 전기의 10달러 정도 값어치입니다. 이것은 여러분의 핸드폰을 10년도 넘게 작동시킬 정도예요. 꽤 괜찮은 거래로 보입니다. 그러나 사실은 그리 저렴한 게 아닙니다. 왜냐하면 여러분은 그게 초래하는 피해까지 지불하는 건 아니거든요.

석탄을 태우면 수은과 같은 독성 물질들을 공기중으로 배출하는데, 이것은 건강 관리비용을 몇십억 달러씩 증가시키죠. 그리고 매년 수많은 사망자를 유발합니다. 이것은 또한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합니다. 그러니 석탄이 가진 실제 비용의 또 다른 점은 이것이 미래에, 그리고 벌써 현재에도 초래하고 있는 기후 손상입니다.

올해 여름만 해도 캘리포니아에서 4이상이 불에 탔고, 대홍수는 방글라데시의 3분의 1을 물에 잠기게 했어요. 수백 개의 연구에서 이러한 피해 금액을 계산하고자 했죠. 제가 연구한 바에 의하면, 그리고 여기 공중보건대학의 동료들과 경제학 동료들에 의하면, 10달러어치의 석탄화력 전기를 만드는 건 인간의 건강에 있어 최소 8달러어치의 유해함과 적어도 또 다른 8달러어치의 기후 손실을 초래합니다. 더 심할 수도 있고요.

그렇다면 이 한 움큼의 전자들의 진짜 비용은 얼마일까요? 10달러가 아니죠. 아마도 그 이상으로, 26달러에 가까울 것 같네요.

석유와 가스를 태우고 소고기를 먹는 것과 같은 일의 숨은 비용은 이와 비슷하게 거대하고 너무나 불공평합니다. 투명한 경제를 만들려는 사람들은 모두 우리의 건강을 해치고 기후를 망침으로써 막대한 이득을 얻는 기업들과 경쟁해야 합니다. 이것은 제가 찬성하는 자본주의가 아닙니다. 이런 시장은 자유롭지도 공정하지도 않아요.

그렇다면 우린 무엇을 해야 하는 걸까요?

'쉬운' 해답은 정부로 하여금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사람들이 그 피해를 부담하도록 하는 겁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정부가 그렇게 하려는 조짐은 별로 없어 보이죠. 부분적으로 이것은 화석연료 회사들이 지난 20년간 기후변화의 현실을 부정하고 이를 규제해야 할 정치인들에게 돈을 쏟아 붓기 위해 막대한 양의 자금을 사용했기 때문이죠.

, 여기 저에게 기가막힌 아이디어가 있어요. 저는 경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경제가 자본주의를 고쳐야 한다고 생각하죠. 여러분 중 일부는 아마도 '가망 없는 얘기네' 라고 웃으실 것입니다. 제가 방금 과학을 부정하고, 시장을 왜곡하고 정치인들에게 로비하는 것은 기업들이라고 말하지 않았나요? 하지만 이걸 고치는 것은 전적으로 민간 부분의 이익에 부합합니다. 분명한 건 기후변화를 고치지 않으면 경제가 뒤틀릴 거란 사실이죠. 주요 해안가 도시들이 물에 잠기고 농사를 망치고 화가 난 수백만의 사람들이 북쪽으로 이동하면 돈을 벌기가 아주 힘들어질 거예요. 대다수의 사람들이 부유층과 백인들이 자기 이익을 위해 자유기업 체제를 이용해 지구를 오염시킨다고 생각하게 된다면 자유기업 체제를 유지하는 게 매우 힘들어질 거예요.

 

시장을 자유롭고 공정하게 만들어야

, 이게 현실이 되면 어떨지 제가 말씀드릴게요. 제 친구 에릭 오스문슨은 편한 직장인 사모펀드 회사를 떠났어요. 쓰레기 처리 회사의 CEO가 되려고 말이죠. 에릭은 변화를 일으키고 싶었고, 쓰레기 처리하는 방법을 바꾸는 것은 수십억 톤의 배기가스를 줄일 수 있어요. 곧바로 그는 심각한 문제에 부딪혔어요. 그 산업은 완전히 부패해 있었죠. 회사들은 쓰레기를 불법 유기해서 처리 비용을 아끼고 있었고, 규정은 제대로 시행되지 않았으며 위반에 대한 벌금은 턱없이 적었어요.

에릭은 자신만큼은 투명하게 운영하겠다고 선포하고 쓰레기 처리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가격을 올렸어요. 그의 회사의 고위급 간부들은 그가 미쳤다고 생각했죠. 그들 중 절반이 사직했습니다. 그의 고객들 중 다수도 발길을 끊었죠. 그의 경쟁사들은 그가 업계를 욕보였다며 비난했어요. 그는 신변 위협에 시달리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부정부패는 숨겨져 있을 때 가장 큰 힘을 발휘해요.

에릭이 이 문제를 공개적으로 드러내자 사람들은 들고 일어나기 시작했어요. 일부 고객들은 기꺼이 돈을 더 지불하려고 했죠. 그의 투자자들은 적극적인 행보가 효과를 거둘 것이라는 데에 동의했어요. 남아 있는 그의 직원들은 그가 나서서 입장을 취하는 것을 맘에 들어했고 비용을 줄일 수 있는 합법적 방안을 모조리 찾아냈죠. 에릭은 그의 몇몇 경쟁사들을 설득해서 불법적인 쓰레기 처리를 거부하는 데에 동참하도록 했고, 규제기관들이 방관하는 것은 훨씬 더 어려워졌습니다. 오늘날, 에릭의 회사 노르스크 젠비닝은 스칸디나비아에서 가장 큰 재활용 회사 중 한 곳입니다.

일반화를 해보겠습니다. 여기 변화를 위한 네 개의 기둥이 있습니다. 수익성이 있으면서 정당한 가격을 책정할 경제를 구축해야 합니다. 경쟁업체들이 동참하도록 설득해야 합니다. 투자자들에게 수익성이 있음을 이해시켜야 합니다. 그리고 정부가 올바른 가격을 법으로 제정하도록 촉구해야 합니다. 반칙자들이 살아남지 못하도록 말이죠.

이렇게만 하면 반드시 성공한다고 말하려는 게 아닙니다. 상황은 꽤 절박합니다. 하지만 세상엔 에릭 같은 사업가들이 엄청나게 많고, 우리같은 사람들도 매우 많죠. 우리는 고객이고, 직원이고, 투자자이고, 시민입니다.

자본주의에 굴복하는 대신, 바꿉시다. 시장을 온전히 자유롭고 공정하게 만들어서, 아무도 우리에게 쓰레기를 버리고 비용을 지불하지 않은 채 떠날 수 없도록 말이죠. 우리에겐 기후변화를 해결할 방법과 기술이 있습니다. 함께하면, 우리는 나무들을 살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서로를 살릴 수 있을 것입니다.

출처 / www.ted.com/translate/languages/ko/

정리 / 오명철 기자 mcoh98@hkrecruit.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