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시대, 이직시장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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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 시대, 이직시장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을까
  • 이은지 기자
  • 승인 2021.06.28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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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 / 이직_이직시장 현황

신규채용 입사자로 회사에 들어가 정년 때까지 회사 생활을 이어가는 평생직장은 옛말이 된지 오래. 잡호핑족 등의 신조어가 등장하고, 코로나19로 원격근무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한 지금, 이직을 희망하지만 코로나19의 여파로 작년 한 해 이직 시기를 조금씩 미루었다는 직장인들이 다수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올해 더욱 활발히 이직 활동을 하겠다는 답변이 90%에 달했다. 최근 2년 사이, 사람인, 잡코리아 등의 채용 플랫폼뿐 아니라 블라인드, 리멤버 등 직장인 커뮤니티, 명함관리 서비스들이 HR로 서비스 분야를 넓혀감에 따라 이들 어플을 통한 경력자 이동도 많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코로나19 시기, 이직시장의 경력자들은 어떻게 프로이직러가 되어가고 있을까?

 

20~30대 직장인 10명 중 4명은 잡호핑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잡호핑은 직업을 의미하는 (job)’과 뛰는 모습을 표현한 호핑(hopping)’이 결합된 단어로, 경력을 쌓아 여러 번 이직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20~30대 직장인 1,724명을 대상으로 잡호핑족 현황에 대해 조사한 결과, 설문에 참여한 직장인 중 72.0%잡호핑족 트렌드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반면, ‘잘 모르겠다는 직장인은 16.4%, ‘부정적이라고 답한 직장인은 11.7%10명 중 1명 수준에 그쳤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20~30대 직장인들에게 스스로 잡호핑족이라 생각하는지묻자, 38.8%그렇다고 답했다.

잡호핑족이라 답한 직장인들에게 이직을 결정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묻자(*복수응답) ‘연봉을 높이기 위해가 응답률 37.4%1위를 차지했으며, ‘역량 강화 및 경력관리를 위해서24.2%2위에 올랐다. 이 외에 더 큰 회사에서 일하기 위해’(22.7%), ‘상사, 동료에 대한 불만으로 인해’(15.7%), ‘적성에 맞지 않는 업무를 시켜서’(14.9%) 등을 이직을 결정하는 주요 이유로 꼽았다.

이들 잡호핑족 직장인들의 이직 주기는 한 직장에서 ‘1~2년 미만’(24.2%), ‘6개월~1년 미만’(23.9%), ‘3개월~6개월 미만’(18.7%), ‘2~3년 미만’(15.5%) 등과 같이 비교적 짧게 근무한 뒤 직장을 옮기고 있었다.

한편, 설문에 참여한 20~30대 전체 직장인 대상으로 잡호핑족에 대한 이미지를 조사한 결과(*복수응답), ‘진취적으로 도전하는 모습이 긍정적’(51.0%), ‘개인 역량, 능력이 뛰어나다고 생각’(39.6%), ‘업계 동향 등 취업, 이직 관련 정보가 많을 것 같다’(33.6%) 등과 같이 긍정적인 답변이 1위부터 3위에 올랐다.

반면, ‘오랜 기간 관계를 형성하며 신뢰를 쌓기는 어려울 것 같다’(31.4%), ‘끈기나 참을성이 부족할 것 같다’(10.4%), ‘조직을 생각하지 않고 애사심이 없을 것 같다’(8.1%) 등 부정적 답변은 비교적 낮은 순위에 올랐다.

 

코로나19 장기화에 직장인 10명 중 7이직 미뤄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기업들이 채용규모를 줄이면서 지난해 직장인들의 이직 시도도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이 이직 의향이 있는 직장인 1125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이직을 미뤘는지 여부'를 조사한 결과, 66.7%'이직을 미뤘다'고 답했다.

기업 형태별로는 중소기업(68.4%), 중견기업(63.9%), 대기업(60.9%) 재직자 순으로 이직을 미룬 비율이 높았다. , 직급별로는 대리급(74.1%), 사원급(67.2%), 과장급(64.2%), 임원급(52.2%), 부장급(50%) 순으로, 직급이 낮은 직장인들이 높은 직장인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이직을 미룬 경우가 많았다.

이들이 이직을 미룬 이유는 '혹시 발생할 이직 공백기가 부담스러워서'(51.1%, 복수응답)1위였다. 다음으로 '원하는 기업의 채용공고가 안 나와서'(44.5%), '채용 취소 가능성 등 불확실성이 커서'(25.2%), '재직 중인 직장의 업무가 늘어서'(18.9%), '이직한 회사 사정이 안 좋아질 수 있어서'(15.3%) 등의 순이었다.

이직을 미룬 것이 직장 생활에 미친 영향은 '생각 없이 관성적으로 일하게 됨'(46.8%, 복수응답)이 가장 많았다. 계속해서 '직장에 대한 불만이 더욱 커짐'(33.7%), '현 직장에서 만족스러운 점을 찾으려고 노력하게 됨'(28.9%), '직장보다 외부 활동에 더 집중하게 됨'(17.5%), 기존 업무에 더욱 매진하게 됨'(13.2%) 등으로, 긍정보다는 부정적인 영향이 많았다.

지난해 이직을 미룬 직장인들 중 대다수인 90.8%는 올해 이직을 시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직을 시도할 시점은 구체적으로 '1분기'(37.3%), '2분기'(26.9%), '3분기'(19.5%), '4분기'(16.3%) 등의 순이었다. 그러나 이들이 생각하는 올해 이직 성공률은 평균 58.5%로 집계돼 높지 않았다.

반면, 지난해 이직을 미루지 않은 직장인들(375)은 그 이유로 '현재 직장에서 도저히 더 버틸 수 없어서'(42.7%, 복수응답)를 첫 번째로 들었다. 이밖에 '원하는 기업의 채용공고가 나와서'(25.9%), '코로나와 무관하거나 호재인 업종으로 이직할 것이어서'(17.1%), '폐업 위기 등 재직 중인 직장 상황이 안 좋아져서'(13.3%), '좋은 포지션을 제안 받아서'(12.3%) 등이 있었다.

한편, 전체 응답자들은 이직을 위해 현재 준비 중인 것으로 '채용공고 탐색'(65.5%, 복수응답)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밖에 '이력서, 자소서 등 업데이트'(46.4%), '자격증 취득 준비‘(29.2%), '취업포털에 이력서 공개'(18.8%), '영어 등 공인 외국어 시험 준비'(13.9%), '포트폴리오 정리'(12.4%) 등의 답변이 이어졌다.

 

이직시장, ‘큰 손된 직장인 커뮤니티들

코로나19 여파로 경력자 수시·비대면 채용이 가속화되면서 회사생활·명함관리 등 직장인 커뮤니티 플랫폼들을 중심으로 헤드헌팅형식의 커리어 관리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채용업계에 따르면, 직장인 관련 앱들이 인사관리(HR) 플랫폼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것.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는 지난 작년 5월 경력직 이직 플랫폼 블라인드 하이어, 7월에는 기업 평판 서비스 블라인드 허브를 출시하는 등 올해 본격적으로 이직 관련 사업을 시작했다. 블라인드 허브는 기업 공개 두 달 만에 1만개 기업에서 재직자 리뷰 8만 건을 돌파했다.

블라인드는 국내 최대 직장인들의 커뮤니티다. 블라인드 운영사 팀블라인드는 지난 57일 기준 블라인드 가입자가 출시 7년 만에 400만 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한국 직장인 10명 중 8명이 블라인드 가입자인 셈이다. 이에 회사 측은 직장인들의 대표 커뮤니티로서의 강점을 HR 서비스에 접목할 계획이다.

명함관리 앱 리멤버도 20197월부터 경력직 구인·구직을 연결하는 서비스 리멤버 커리어를 시작했다. 자신의 경력을 등록하면 기업 채용담당자나 헤드헌터가 프로필을 확인하고 직접 스카우트 제안을 보낼 수 있는 구조다. 출시 1년 만에 70만 명 회원을 확보하고, 1만개가 넘는 기업이 등록했다. 올해는 기업용과 헤드헌터용 유료 서비스를 내놓기도 했다.

업계에선 글로벌 경기 침체,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신입·공채 채용이 줄고 경력·수시 채용이 늘어나면서 직장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비즈니스 앱들이 그동안 쌓아 놓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HR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고 설명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특히 구직 사실이 알려지는 것을 꺼리는 한국인의 특성을 반영해 익명·폐쇄성으로 차별화를 이뤘다""국내 주요 헤드헌팅 업체들이 평균 20만 명대의 인재풀을 가진 것에 비해 기존 앱의 직장인 가입자가 훨씬 많은 점이 강점"이라고 했다.

근로데이터 기반 솔루션 제공 기업 뉴플로이는 지난 57일 출시한 수시채용 공고 알림 서비스 알밤 커넥트도 이같은 채용시장 환경을 겨냥했다. 알밤 커넥트는 30대 주요 그룹사, 1000대 기업, 공기업, 외국계 기업 등 구직자들이 선호하는 기업들의 수시채용 정보를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서비스다.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소규모 수시채용을 진행하는 기업이 늘면서 채용정보 수집에 어려움을 겪는 구직자를 위해 기획했다"고 밝혔다.

국내 온라인 채용 플랫폼 시장규모는 커지는 추세다. 한 조직에 충성하기보다 이직을 통해 자신의 커리어 개발에 더 집중하는 20~30세대가 취업 전선에 주류로 등장하면서다. 사람인HR에 따르면, 온라인 매칭 플랫폼 시장은 지난 20141300억 원 수준에서 20182500여억 원 수준으로 4년 만에 두 배 가까이 성장했다. 2021년에는 3000~4000억 원으로 커질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30대 미만 사회초년생들 사이에서 이직이 가장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2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일자리이동통계에 따르면, 2016~2018년 사이 이직 등의 사유로 주된 일자리가 달라진 15~29이동자1367000명으로 29.1%에 달했다. 해당 기간 처음 일자리를 구해 통계에 진입한 진입자1858000(39.5%)으로, 30세 미만 청년 10명 중 4명이 신규 취업할 때 3명은 이직한 셈이다. 반면 30~50대에선 일자리를 유지한 비율이 60%를 웃돌았다.

전체 직장인으로 봐도 잠재적 이직자가 절반을 넘는다. 잠재적 이직자란 당장 구직활동을 하진 않지만 좋은 기회만 있다면 언제든 이직을 하려는 직장인을 의미한다. 지난해 7월 잡코리아가 남녀 직장인 1331명을 대상으로 이직 트렌드에 대해 조사한 결과 56.9%가 이같은 잠재적 이직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적극적으로 이직을 알아보고 있는 직장인은 26.8%를 기록했고, 아직 이직할 생각이 없는 이들은 14.4%에 불과했다.

업계 관계자는 "SNS에 익숙한 젊은 직장인이 늘면서 기업의 구직 공고문을 한데 모아두고 지원하던 일방적인 기존 방식이 아니라 평소 즐겨 찾던 직장인 앱에서 인맥관리·정보공유·커리어 관리를 한 번에 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이 늘고 있다""기업들도 급변하는 환경에 대응해 필요한 직무에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경력자를 수시채용하는 방식을 선호하는 분위기"라고 분석했다.

/ 이은지 기자 leeeunji_0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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