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와 포스트코로나, 조직문화는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가
상태바
MZ세대와 포스트코로나, 조직문화는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가
  • 이은지 기자
  • 승인 2021.07.08 10: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Special Report / 기업의 조직문화_트렌드 캐치업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국내외 정세,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시장의 변화, 끝을 예측하기 어려운 코로나19 이슈까지 더해지면, 아무리 잘 운영되고 있는 조직이라도 당황하기 쉽다. 갑작스러운 변화에도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처하는 조직문화가 절실한 때이다. 이는 개인의 성장과 형식보다 가치를 중시하는 MZ세대의 특성과도 맞닿아 있다. 다양한 변수들로 변화를 거듭하는 오늘날, 조직문화는 어떻게 흘러가고 있을까.

 

조직이 솔직해야 MZ세대와 신뢰도 형성 가능

밀레니얼세대가 기업의 중추 직급으로 성장하고, Z세대의 입사가 증가하면서 조직 내에서 MZ세대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기업이 MZ세대 관리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지난 201911, 사람인이 기업 283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기업 10곳 중 6곳이 '밀레니얼 세대 관리에 어려움을 느낀다'라고 답했다.

MZ세대와 제대로 소통하기 위해서는 우선 그들만의 특징을 알아야 한다. MZ세대는 솔직함을 중시한다. 자신을 솔직하게 표현할 줄 알고, 기업에도 정직함을 요구한다.

또 다른 한 가지의 특징은 를 중시한다는 것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서 세대별 회사에 대한 인식 차이를 조사했다. 기존 세대와 MZ세대의 답변은 매우 큰 차이를 보였다. 기존 세대는 회사가 곧 자신이었다. ‘충성이라는 가치를 기반으로 회사의 성장을 자신의 성장으로 여겼다.

그러나 MZ세대는 다르다. 특히 Z세대에게 충성이라는 개념은 없다. 기존 세대는 이러한 MZ세대에 대해 당황스러워한다. 그러나 MZ세대가 모든 분야의 주역이 된 이상,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지 않으면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 이제 조직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무엇보다도 솔직해야 한다

2018년 사람인에서 기업 335곳을 대상으로 신입사원의 중도 퇴사 이유를 조사했다. ‘연봉이 낮아서(39.0%)’, ‘직무가 적성에 맞지 않아서(36.6%)’, ‘입사지원 시 생각했던 업무와 실제 업무가 달라서(25.6%)’, ‘강도 높은 업무, 야근 등 근무환경이 좋지 않아서(21.5%)’ 순으로 결과가 집계됐다. ‘복리후생이 좋지 않아서18.6%, ‘강압적이고 권위적인 기업문화7.0%의 포인트로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답변들에는 공통적으로 생각과 달리라는 문구가 생략됐다. 연봉 수준이 생각과 다르고, 하는 일이 생각과 다르고, 사내문화나 복지제도가 생각과 달랐다는 이야기이다. 채용 과정에서 처우나 직무에 대한 보다 더 구체적인 안내와 정보 명시가 있었다면 결과가 어땠을까.

MZ세대는 자신과 맞지 않는 회사에 자신을 맞추기 위해 참지 않는다.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은 오래전 사라졌고, 이직은 물론 프리랜서긱워커라는 개념이 훨씬 더 자연스러운 세대다. 기업 입장에서 불리한 정보를 숨긴 채 일단 입사시키면 그만두기 어려울 것이라는 나이브한 생각은 접어야 한다. 명확한 정보를 공유하고, 합의 하에 채용을 진행하는 것이 기업과 구직자 모두에게 효율적일 것이다.

솔직함과 정직함은 업무 수행 과정에서도 갖추어야 한다. MZ세대는 누구보다 정보에 빠르고 민감하다. 페이스북 익명 페이지인 대나무숲부터 블라인드’, ‘잡플래닛등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가 익숙하다. 어떠한 내용이든 결국 알려진다. 사실 알려질 것이라는 예측과는 별개로, 조직과 관련한 내용은 모든 조직원들에게 먼저 공유하는 것이 맞다. 부정적이거나 걱정스러운 상황일 경우에도 숨기는 것보다 솔직히 털어놓고, 조직원의 이해와 양해를 구하는 것이 조직원들과 신뢰를 유지할 수 있는 가장 지혜로운 방법이다.

 

업무는 공평하고 정당하게 진행되어야 한다

흔히 MZ세대를 열정이 없는 세대’, ‘일하기 싫어하는 세대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건 불명확한 업무지시에서 시작된 오해인 경우가 많다. 사실 MZ세대는 자신의 일을 잘 성취하고 싶어하는 열정부자들이다. 워라밸을 이야기하면서도, 자발적으로 연이은 야근을 불사한다. 자발적인 야근에는 조건이 붙는다. 구체적이고 정당한, 그리고 본인이 공감하는 업무여야 한다는 것. 단순히 위에서 시키니까 해혹은, ‘니가 가장 어리니까 해라는 말로는 그들을 이해시킬 수도, 설득할 수도, 움직일 수도 없다. ‘월급을 받으니까 시키는 일이라면 뭐든 해야지라는 마인드는 MZ세대에게 통하지 않는다. 오히려 중도 퇴사와 이직의 사유가 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업무지시를 해야 그들을 이해시키고, 설득하고, 움직이게 할 수 있을까.

우선 구체적이고 명확한 공동의 목표를 정하고, 업무의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 목표부터 업무를 수행할 팀원 모두가 공감하고 공유해야 한다. 그리고 목표 달성의 차원에서 특정 업무, 프로젝트가 어떤 의미가 있고 그것을 왜 우리가 해야 하는지를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 ‘나중에 우리한테 도움이 될 거야’, ‘미래를 위해서야라는 식의 모호한 말은 아무런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MZ세대는 본인이 하는 의 가치를 중시한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가치 있는 일이라고 판단되면 반복해서 말하지 않아도 열정적으로 일한다. 기성세대의 역할은 MZ세대가 본인의 일을 가치 있다고 느끼도록 해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명확한 목표와 공감은 필수적이다.

목표결과물과 기한을 알려줘야 한다. ‘다음주 수요일 오후 1시까지 2장 이내 워드 문서 형태의 한 주간의 광고 데이터 분석 보고서와 같은 형태로 이야기하는 것이다. 이렇게 지시를 하기 위해서는 지시자 본인이 먼저 어떤 결과물이 필요한지 정확히 파악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 과정을 거치지 않은 단계에서는 당연히 누군가에게 업무를 지시해서는 안 된다. 이는 조직원에게 업무의 자율성을 준 것이 아니라 지시자로서의 업무태만이다.

추가적으로, 기대하는 결과물이 무엇인지 모호하게 혹은 생각날 때마다 부분적으로 나누어 이야기한 상태에서 팀원이 만들어온 결과물에 대해 피드백해서는 안 된다. 조직원 입장에서는 명확한 업무지시 없이 초래된 결과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결국 조직 내 갈등 유발 및 효율성 저하로 이어진다.

201911월 한국리서치가 20세 이상 회사원 1,55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밀레니얼 직장인 39%회사 동료는 공적인 관계만 유지하면 된다고 답했다. 4050대는 22%에 불과했다. 반면 가족과 친구만큼 소중한 사람들이라는 답변에 2030 밀레니얼 직장인은 10%만이 그렇다고 대답했으나 4050대는 30%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이는 갑작스러운 상사와의 커피 타임, 부자연스러운 함께하는 제도 등을 도입하는 것보다 그들이 잘 이야기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많은 사람들은 MZ세대가 상사와 소통하는 것을 꺼린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정반대이다. 이들은 상사가 시키면 그대로 하라는 일방적인 톱다운방식의 소통을 거부하는 것일 뿐이다. 다른 어떤 세대보다도 상사, 다른 구성원과의 소통을 자주 원한다. 업무 능력을 키우는 등 개인적인 성장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미국의 세대 연구기관 CGK에 따르면, 직장 내 Z세대 근로자의 20% 이상은 매일 또는 하루에 여러 차례 능력 있는 팀장에게 피드백을 받길 원한다. 피드백은 대면이 아닌, 1~2분만 투자하면 가능한 문자 메시지 등 간단하고 편한 방식을 선호한다. 더니스 빌라 CGK 최고경영자(CEO)“MZ세대는 지속적인 경력 개발, 회사 추구 방향과 자신의 가치관의 동일함, 회사의 사회적 임팩트(사회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 등 세 가지를 중요하게 여긴다고 말했다.

 

코로나19에 다시 주목받는 애자일 조직문화

코로나19로 미래를 예측하기 어려워진 시점, ‘애자일조직문화가 위기의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애자일이라는 용어는 소프트웨어 개발 방식의 하나로 통용되던 말이다. 지금은 작업 계획을 짧은 단위로 쪼개고 시제품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을 반복함으로써 시장의 변화에 유연하고 신속하게 대응하는 방법론으로 더 주목받고 있다. 과거 전통적인 방법론인 워터폴방식과 대조된다. 워터폴 방식은 애자일과 달리 장기적 관점에서 계획을 정교하게 세우고, 그 계획대로 움직이려는 속성이 있다. 워터폴 방식을 고수한다면 체계적인 일 처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하나의 제품을 생산하는 데 시간과 비용이 많이 발생한다는 단점이 있다. 새로운 요구 사항이나 시장의 니즈가 달라졌을 때 효과적이고 빠르게 대응하기 어렵다.

애자일 방식은 이런 워터폴 방식의 단점을 개선할 수 있다는 기대를 받으며 1990년대 처음 등장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익스플로러 개발에 애자일 방식이 적용되던 것. 마이크로소프트는 완성된 제품을 시장에 선보인 것이 아니라, 알파 버전의 1차 제품을 출시하고, 소비자의 니즈에 맞게 유연하게 반응하며 계속해서 제품을 업그레이드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사전 계획을 그대로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해 나가는 애자일 방식은 빠르게 변화하는 시기, 기업의 생존 전략이 될 수 있다는 관점에서 다시 떠오르고 있다.

애자일 조직 문화의 핵심은 무엇일까. 이미 많은 기업에 적용되고 있으나, 애자일이 추구하는 가치를 더욱 명확히 실현하기 위해서는 다섯 가지에 주목해야 한다.

첫째는 고객중심이다.

아무리 좋은 상품과 서비스도 시장과 고객의 외면을 받는다면 상품으로서의 의미를 상실한다. 애자일의 중심에 시장과 고객이 있다. 애자일은 고객을 더 이상 협상이나 계약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함께 가치를 만들어 나갈 협력의 대상으로 본다. 이렇게 고객중심적인 사고가 중심이 되어야 보다 좋은 상품과 서비스로 업그레이드 할 수 있고, 외면받지 않을 수 있다.

둘째는 절차주의 타파이다.

워터폴 방식은 절차를 중시한다. 절차는 완벽을 위해 필수적이라고 볼 수 있지만, 한편에서는 형식주의와 시간 낭비라는 치명적인 단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애자일은 절차주의를 지양하고, 시간 낭비를 없애는 것에 목표를 둔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 조급 미흡하더라도 결과물을 내놓고 고객과의 소통을 통해 제품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더 사랑받는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는 관점이다.

셋째는 민첩성이다.

디지털 혁명으로 엄청난 속도로 변화하는 사회에서 과거의 데이터로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 이보다는 유연하고 민첩한 대응력이 훨씬 더 중요하다. 목표를 향해 전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의적절하게 진로를 변경해야 시장이 원하는 정확한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다. 때문에 시장의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항상 더 나은 대안이 있을 수도 있다는 태도로 민첩하게 움직여야 한다.

넷째는 자율성권한이다.

애자일을 조직문화로 자리잡게 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전제는 신뢰와 자율성이다. 사람은 자율성을 가지고 일할 때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역량을 집중할 수 있다. 이러한 자율성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정해진 프로세스나 틀 안에서만 움직이고 절차를 중요하게 여기는 문화는 자율성을 죽이고, 애자일 방식을 제대로 정착하기 어렵게 만든다.

다섯째는 스크럼이다.

애자일을 이야기할 때 항상 함께 등장하는 용어가 바로 스크럼이다. 스크럼이란, 애자일을 실제 조직 운영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론 중 하나로, 자체 결정권을 가진 소규모 조직이 스프린트로 불리는 업무 사이클을 유지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스프린트는 각 스크럼 조직의 세부 조건에 따라 2주에서 6주 간격으로 돌아가며, 한 스프린트 내에서 스크럼 조직은 기획-개발-출시-피드백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을 반복한다.

애자일은 해외에서 먼저 시작되었다. 애자일은 기업 운영의 방식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조직문화, 혹은 조직 운영 철학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실천해야 성공할 수 있다. 코로나19 이후 시장과 고객의 니즈가 어떻게 변화할지 예측하기 더욱 어려운 상황에서 조직 전반의 애자일 문화를 도입하는 것이 급속도로 변하는 시장에 빠르게 대응하는 해답이 될 수도 있다.

/ 이은지 기자 leeeunji_0220@hanmail.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