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문화 분석 시 잊지 말아야 할 주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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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문화 분석 시 잊지 말아야 할 주의점
  • 이은지 기자
  • 승인 2021.07.08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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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 / 기업의 조직문화_조직문화 진단팁

조직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업들을 앞다투어 조직문화를 진단하고 개선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조직문화 혁신을 위한 첫 단계는 현재의 조직문화를 진단하는 일이다. 이런 필요에 맞게 다양한 조직문화 진단툴들이 생겨나고 있으며 역사가 오래된 진단 이론이나 도구들도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 본격적으로 진단 도구들을 살펴보기에 앞서, 조직문화를 진단할 때 잊어서는 안 되는 지침들을 살펴보자.

 

조직문화 분석을 위한 설계 단계에 들어가기 전, 조직문화 분석에 대한 관점 전환이 필요하다. 조직문화는 사무실 책상 배치나 주차장 등 눈에 보이는 모습은 물론이고 눈에 보이지 않는 요소들까지 모두 모여 이루게 되는 조직 내의 삶의 방식이자 조직의 작동 방식이다. 백과사전에는 조직 내 널리 퍼져 있는 암묵적으로 공유된 규범과 가치라고 정의되어 있다. 암묵적인 신념이나 가정, 표방하는 가치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요소들부터 그들로부터 비롯된 현상들까지 조직문화에 포함된다. ‘조직문화라는 개념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선행될 때 조직문화 분석 시 무엇을 주의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조직문화 분석 시 주의해야 할 점

첫째, 조직문화를 눈에 보이는 현상으로만 이해하고 해석하려는 생각은 금물이다.

간혹 눈에 보이는 현상을 조직문화의 처음과 끝으로 생각하는 경우들이 있다. 표면적으로 관측 가능한 특정 행동 패턴이나 제도, 시스템을 조직문화의 주요 주제이자 해결책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이런 경우, 근본적인 조직문화 진단이 어렵다. 단지 특정 현상만을 조직문화의 문제점으로 인식하고, 해결방안 또한 현상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 방향으로 포커스를 맞추게 된다. 현상을 문화로 여기는 관점에서 조직문화를 분석한다면, 조직문화 혁신을 위한 진단은 실패한 것이나 다름없다.

만일 해당 행동패턴을 개선하고자 한다면, 그 행동패턴이 발생하는 원인과 연결된 이면의 요소들, 그리고 그 요소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 것까지 이해해야 한다. 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단지 문제 행동패턴과 반대되는 행동패턴을 가르치고, 훈련하고, 지시하는 방식은 효과가 오래가지 않으며 구성원들의 저항을 받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둘째, 조직문화를 형성하는 요소를 제한하지 말아야 한다.

앞서 설명했듯, 조직문화로서 구성원들이 경험하고 받아들이는 조직 안의 현상들은 수없이 많은 내외부 요소들 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나타나는 것이다. 이 사실을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정작 어떤 요소가 실제 현상에 영향을 미치는지 찾고, 분석하고, 정의하는 일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보통의 경우, 자신이 이해하고 선지식이 있는 영역 안에서 찾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의 선지식이 인지편향을 일으키지 않도록 조직문화 현상에 대한 원인분석의 관점에서 다양한 이면적 요소들을 구조화하거나 정리한 조직문화 진단 도구나 조직문화 구조모형, 모델 등을 활용해서 점검하는 것이 좋다. 이 도구, 혹은 모델 안에 있는 다양한 요소 중 어떤 요소가 우리가 주목하는 행동패턴이나 현상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보다 더 객관적으로 조직문화를 분석할 수 있는 방법이다.

셋째, 우리가 자신이 속한 조직문화를 제대로 이해하고 분석하려면 우리가 주목하는 특정한 행동패턴, 또는 현상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을 경험하고, 때로는 요소를 만들어내는 (나를 포함한) 구성원들이 요소들을 인식하고 분석하여 제시할 수 있다. 요소들이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그 상호작용의 과정과 결과를 구성원들 스스로 경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외부에 공개하기 어렵고 밝히기 어려운 이면적 요소일수록 스스로 구성원 스스로 분석하고 설계하는 것이 더욱 정확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조직문화 진단 단계 설계 시 주의할 점

조직문화 진단을 어떤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는지 알아봤다. 그렇다면, 조직문화 진단의 단계 설계 시, 기억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첫째, 구성원 간 조직문화에 대해 서로의 의견과 생각을 나누고 토론, 공유하는 단계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사람들을 대개 정량진단을 통해 조직문화를 이해하고 분석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앞서 소개한 전제 요소와 조직문화 접근 관점을 생각해 본다면, 정량진단으로는 현상과 이면적 요소 간의 상호작용을 정확히 파악할 수 없다. 정량진단 도구는 조직 구성원 각자가 의견과 생각을 꺼내기 위한 활용 도구, 또는 참고 자료의 역할을 할 수 있지만, 조직문화를 정확히 정의 내릴 수는 없다. 대부분의 조직문화 진단 도구나 모형들이 시각적으로 관측할 수 있고, 계량화할 수 있는 보이는현상들을 진단 요소로 정의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직에서 암묵적으로 공유되고 있는 믿음, 가정들 같은 경우에는 드러나지 않는 비객관적 요소이기 때문에 진단 도구만을 활용했을 경우, 이들이 매우 중요한 요소임에도 배제될 가능성이 높다.

둘째, 요인들 간 상호작용을 시각적으로 그려보는 데 유용한 도구나 모델을 활용하지 말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어떤 진단 도구든 현상과 이면적 요소를 구성원들이 구분하고, 분석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지가 먼저 고려되어야 한다. 대부분의 진단 도구가 현상에 대한 구성원의 인식 수준을 측정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감안한다면, 현상을 확인하는 단계까지는 검증된 진단 도구를 활용하고, 이면적 요소는 정성적 방법을 통해 효과적으로 도출하길 권한다. 그 다음, 둘 간의 상호작용을 증명하는 데 유용한 또 다른 도구를 활용한다면 보다 명확하고 간단하게 조직문화를 이해하게 될 수도 있다.

셋째, 도구와 모델은 조직문화 이해와 분석을 위한 도구일 뿐, 정답이 아니다.

조직문화를 이해하고 분석하기 위한 이론과 도구는 무수히 많다. 그러나 그 어떤 이론이나 도구도 우리가 조직에서 경험하고 있는 현상과 이면적 요소들을 총체적으로 제시할 수는 없다. 그 중 일부만을 제시하거나 현상과 요소들 간 핵심적인 상호작용의 단계를 각각의 논리에 기반하여 다양한 형태로 제시할 뿐이다.

어떤 이론이나 도구도 불변의 진리가 될 수 없다. 활용하기 적당하다고 판단된 이론과 도구는 기준과 원칙을 따라 활용하되 도출되는 결과를 맹신하거나 조직문화 개선의 정답으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 정답에 이르기 위한 부분적 의견으로 받아들이고, 지속적으로 조직 내에서 경험하는 조직문화와 일치되는 지점은 무엇인지, 불일치되는 지점은 어디인지 살펴야 한다. 그럴 때, 활용한 도구와 이론에서 제시하지 못한 어떤 요소가 작동하고 있는 것인지 다시 한 번 고민하고 분석할 수 있다.

이것은 필수적인 단계이다. 따라서 외부 전문가나 기획 조직에서 조직문화 분석 전체를 담당하게 할 것이 아니라 조직 구성원을 포함한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조직문화 이해와 분석을 위한 과정에 참여해야 한다.

/ 이은지 기자 leeeunji_0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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