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식 커피를 마시며 새로움을 추구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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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식 커피를 마시며 새로움을 추구해 보자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21.07.1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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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진 교수의 커피이야기
김수진 교수(남서울대학교 호텔경영학과)
김수진 교수(남서울대학교 호텔경영학과)

레바논에서는 철이 바뀔 때마다 식탁에 채 익지도 않은 새로운 야채나 과일을 올리는 것으로 새 계절의 시작을 알린다. 봄이면 푸른 자두와 아몬드, 여름이면 덜 익은 포도와 석류, 겨울에는 레몬이 계절의 시작을 알린다. 이에 레바논의 식탁에는 1년 내내 신맛이 빠지지 않고 올라온다. 또한 사순절 클라이맥스인 성금요일에 마시는 커피에는 그리스도의 고난을 기억하기 위해 식초를 넣어 마신다고 한다.

처음 커피를 시작할 때는 적당히 쓴맛과 구수한 커피를 찾지만, 커피를 알아가면서 점점 다양한 커피를 찾게 된다. 산미가 있는 커피를 좋은 커피라고 하는데, 그 이유가 궁금할 것이다. 산미가 있는 커피생두는 다양한 유기산을 가지고 있다. 그 유기산이 얼마나 풍부하냐가 커피 품질을 좌우하는 요소여서 유기산이 풍부하여 복합적이고 맛난 산미가 나오는 게 좋은 커피가 된다.

UAE를 비롯한 중동지역 국가들은 전통적으로 손님을 맞이할 때 커피나 차를 제공하는 환대문화가 발달하였고, 커피를 대접하는 것이 비즈니스 미팅에서도 일반적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Euromonitor에 따르면, UAE의 전체 커피 판매규모는 연평균 8.6%씩 성장하여 2019년 약 78천만 달러에 달했고, 2024년에는 99천만 달러를 웃돌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 세계 트렌드 때문인지 아랍도 건강하게 즐길 수 있는 천연 유기농 커피나 디카페인 커피를 찾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다양한 효능이 있다고 알려진 Cadamom(카다멈), Saffron(사프란) 등 향신료와 혼합한 커피도 출시되고 있다. 글로벌 브랜드 역시 현지 소비자를 대상으로 아랍식 인스턴트 커피를 출시하였다.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아랍도 카페 방문이나 외출 횟수가 줄면서 가정에서 커피전문점의 커피 맛을 즐기길 원하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다. UAE에서도 커피전문점이 다수 개점하면서 다양한 원두와 기법으로 만들어진 커피를 찾고 있고, 세분화된 소비자의 기호를 풍부한 경험으로 충족시켜 주고 있는 다양한 스페셜티 커피가 인기를 끌고 있다.

UAE의 주요 커피 수입국들 중 인도네시아, 브라질, 콜롬비아 등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커피 생산국이다. 커피의 기호가 점차 세분화되면서 여기에 맞는 다양한 제품이 수입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건강한 식습관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인스턴트 커피보다 원두커피 시장이 더 큰 폭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아랍 커피는 아라비카 커피콩으로 만든 커피에 카다멈을 넣어 만드는 경우가 많다. 카다멈을 넣지 않은 것은 플레인 커피(plain coffee)’라는 뜻의 카흐와 사다(قهوة سادة)’라 부른다. 보통 손님 앞에서 커피콩을 볶고, 갈고, 우려서 거르지 않고 블랙 커피로 낸다. ‘핀잔(فنجان)’이라 불리는 손잡이가 없는 작은 컵에 마시며, 때때로 끓인 커피를 달라(دلة)라 불리는 피처에 담아 제공하기도 한다. 설탕을 넣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쓴 커피와 달콤한 후식을 함께 내는 경우가 많다.

이제 마스크를 벗고 자유롭게 다닐 날이 가까워져 오고 있다. 하지만 아직 긴장의 끈을 놓기에는 이르다. 집에서 생강과()에 속하는 식물 종자에서 채취한 향신료 카다멈이 들어간 카다멈 커피를 즐겨보면 어떨까. 행복한 삶의 요건은 다른 사람이 짜 놓은 틀에 맞춰 살아가는 게 아니라 주어진 사회·문화·환경 속에서 최대한 어제와 다른 오늘. 오늘과 다른 내일로 자유롭게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글 / 김수진 교수(남서울대학교 호텔경영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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